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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브리즈번 워킹홀리데이]

-EPISODE 019-

뜻밖의 재미(?) 레고 놀이!




 장도 보고 겨울옷도 준비할 겸 쇼핑센터에 다녀왔다. 브리즈번 시티(Brisbane city)에 있는 우리집에서 버스를 타고 40여 분 거리에 있는 Chermside(첨사이드)로. 한국의 쇼핑센터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크기에 한 번 놀라고 맘에 드는 옷이 없어서 두 번 놀랐다. 이 넓은 쇼핑센터에 디자인도 품질도, 제일 중요한 가격까지도 내 마음에 쏙 드는 옷은 왜 없는건지 모르겠다.

 그렇게 겨울옷 준비는 반쯤 포기하고 옷, 주방용품, 장난감, 화장품 등 온갖 잡동사니가 널려있는 K-Mart(케이마트)를 구경하다가.. 예정에 없던 장난감을 구입하게 됐다.



K-Mart에서 구입한 경찰 레고!


 

 우리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손길이 닿게 하고 심지어 결제까지 하게 만든 마성의 장난감은 -짝퉁- 레고. 진짜 레고와 유사한 모습에 10달러라는 저렴한 가격표를 붙이고 있어 구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취학 아동 시절 가지고 놀던 큼직큼직한 블럭 장난감 이후로 처음 가져보는 -짝퉁- 레고.

 초록초록한 밀리터리 버전, 강렬한 빨간색의 소방서 버전, 그리스 산토리니가 생각나는 파릇파릇한 경찰서 버전 중에서 우리는 경찰서 버전의 레고를 집어왔다. -파란색 헬리콥터가 멋있어보여서.-





 들뜬 마음으로 짝퉁 레고에 10달러를 결제한 다음날 저녁, 우리는 식탁에 앉아 저녁밥을 먹기 전 레고 놀이를 시작했다. 상자를 열 때의 마음은 그 옛날 장난감가게에서 블럭 장난감을 처음 사던 날, 그리고 그 뚜껑을 열어 알록달록한 색상의 블럭들을 손에 가득 쥐어보던 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달라진게 있다면 그 땐 작은 손에 가득 차는 커다란 블럭이었다면 지금은 커다란 손에 비하면 너무나도 작은 블럭이라는 것 정도. 228 조각이 두 손에 다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레고 부품들



 식탁에 뜯어놓으니 더 작아보이던 블럭들. 봉지를 뜯자마자 데굴데굴 굴러나온 사람 얼굴 블럭은 남자친구가 굴러가는 소리에 집중하지 않았다면 아마 방바닥 어딘가를 배회하다가 청소기에 빨려 들어갔을 것이다. 



경찰서 본부 만드는 중


경찰차 만드는 중



 매일 앉아 밥만 먹던 식탁에서 장난감 놀이를 하려니 어색했지만 곧 마성의 레고 놀이에 빠져들었다. 나는 경찰서 본부를, 남자친구는 경찰차를 뚝딱뚝딱 만들어갔다. 확실히 짝퉁이어서 그런지 레고를 끼우는게 좀 뻑뻑했다. 특히 한 칸짜리 작은 부품은 정말 안 끼워져서 유리 테이블에 꾹꾹 눌러가며 조립해야했다. 괜히 10달러가 아니었나보다.

 만들어 나갈수록 짝퉁의 냄새가 물씬 나는 레고였지만 그래도 집중해서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뿌듯함과 재미가 있었다. 그저 네모에 불과하던 블럭이 문짝을 달고, 창문을 달며 내 손에 의해 점점 그럴듯한 모양이 되어 가는게 재밌었다.






 끼우고, 맞추고 또 끼우고, 맞추고를 반복... 점점 박스에 그려져있던 모습과 비슷해지면서 레고 세계에 더더욱 빠져들었다. 정말 꼬꼬마시절로 돌아간 느낌 :)



내가 만든 경찰서 본부


 

 15분 정도를 공들여 박스에 그려져있는 것과 똑같은 모양의 경찰서를 완성했다! 뿌듯뿌듯. 상품을 잘못 뽑아서 경찰서 창문 부품이 깨져있었던 것만 빼면 완벽했다. 사진에서도 선명하게 보이는 갈라진 창문에 마음이 아프지만 리얼리티를 살렸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억울한 범죄자가 돌 던졌다고 생각하기로.-



내가 만든 경찰 헬리콥터



 경찰서 본부를 1% 아쉽게 완성하고 멋있어 보였던 헬리콥터도 내가 만들었다. 남자친구와 서로 헬리콥터를 만들겠다고 아웅다웅 했으나 언제나 그렇듯 내가 이겼다. -하하- 경찰서보다 부품도 적고 만드는 과정도 더 쉬웠는데 움직이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지 만드는게 훨씬 재밌었다. 

 사진은 썩소 짓는 경찰관을 태우고 한층 더 멋있어진 헬리콥터!



thumb경찰 레고 완성!



 10달러를 주고 사온 레고는 약 30분 만에 나와 남자친구의 손을 통해 멋진 경찰 특공대(?)가 되었다. 내가 만든 경찰서 본부와 헬리콥터, 남자친구가 만든 경찰차와 오토바이까지 완벽!

 외국 어린이들이 북적거리는 장난감 코너에서 집어온 레고였지만 다 큰 어른 둘이 가지고 놀기에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생각했던 것보다 만드는게 훨씬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할 수 있었다. 박스에는 5살 이상부터 사용 가능하다고 쓰여져 있었는데 만들어보니 다섯살 꼬마가 가지고 놀기엔 조금 어렵지 않나 싶다. 미취학 꼬마들이 이 레고를 사들고 집에 간다면 부품을 잃어버려 완성을 하지 못하거나, 엄마 아빠가 대신 레고 놀이를 하게될 것이라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겨울옷 장만하러 쇼핑센터에 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뜻밖의 재미! 다음에 쇼핑센터 가면 소방서 버전이랑 군인 버전 레고도 데려와야겠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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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
@darney.tra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