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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워킹홀리데이 유용 정보]

워홀 전 꼭! 챙겨야하는 한 가지




 익숙하지 않은 해외에서 수 개월, 길게는 2년까지 머무르는 워킹홀리데이는 가기 전에 준비해야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해외에 나가는 것이 처음이라면 당장 여권부터 만들어야하고, 열심히 모아온 돈으로 항공권도 구입해야하며 외국어 공부도 미리미리 해두어야 하고... 또 출국 당일날에는 준비해놓은 것들을 빠짐없이 잘 챙겨서 공항에 가는 것도 중요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치장할 것들과 노트북을 비롯한 전자기기, 나만의 생필품 등 마지막까지 확인하고, 두 번 확인해야 한다. 항공기 출발 2시간 전, 공항에 도착해서야 현관에 여권을 떨어뜨리고 갔다는 엄마의 다급한 전화를 받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여권부터 비자 신청, 효율적인 짐싸기 그리고 영어공부까지. 준비할 것도 많고 챙겨야할 것도 많지만 나는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빼먹기 쉬운 한 가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여권보다 중요하고 양말만큼이나 빼먹기 쉬운 것, 바로 '건강'이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여서 아래 내용을 읽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이 창을 닫고 반팔 몇 개, 속옷 몇 개, USB 케이블을 몇 개 챙겼다는 짐싸기 글을 찾아가도 좋다. 워킹홀리데이를 떠나는 청춘들은 말그대로 "파릇파릇한 20대 청춘"들이어서 따로 건강을 챙기지 않아도 될만큼 팔팔한 것이 사실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건, 내가 아주 무서운 경험을 해봤기 때문이다.





 때는 2015년 2월. 지금보다 1년하고도 6개월이나 젊었던 나는 열심히 번 돈으로 유럽 프랑스를 여행 중이었다. 프랑스 제 2의 도시라는 리옹을 관광하려던 스물셋과 스물넷의 경계의 나는 *리옹의 응급실을 관광하고 왔다. 앉아서 공부만 하던 고3 시절 얻었던 위염이 지구 반대편을 여행하며 시간과 음식에 적응하지 못해 다시 도졌고, 괜찮아지겠지.. 하며 아픈 상태로 여행을 계속하다 결국 응급실에 몸져 눕게된 것이다.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7시간을 기다리고, 밤새도록 프랑스 사람의 피 2팩과 포도당 여러 팩을 팔뚝으로 주입 당하며 나는 건강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달았다. 날 도와줄 사람도 없고,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23.5의 젊은 나이에 염라대왕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온 이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워킹홀리데이는 그 때의 여행보다 더 긴 시간 해외에 머무르는 것이기에 나는 이 한 몸 멀쩡히, 1년 후에 다시 고국으로 멀쩡히 데려오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갔다. 신체검사는 물론 프랑스 사건 이후 예민해진 위를 위해 내시경 검사도 하고, 약도 챙기고.. 워홀 전 나는 내 신체를 재정비 하는데에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한 것 같다.

 나같은 경우는 실제로 무서운 일을 겪어보았고, 또 지금은 만성이 되버린 위염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저런 검사를 받고 왔지만 팔팔한 보통 20대라면 굳이 모든 검사를 다 하고 올 필요는 없다. -물론 더 먼 미래를 위해서는 추천할만한 일이지만- 다만, 워홀 생활을 하는 수 개월동안 몸을 아끼고, 동시에 돈을 아끼기 위해 준비해야하는 최소한의 것들을 아래에 소개하고자 한다.



thumb[출처] Flickr



1. 치과 방문

 중고등학교 시절 검사항목이 프린트 되어있는 갱지 한 장 들고 구강검진을 받으러 간 게 마지막 구강검진이었다면 아직도 제 기능을 하고 있는 내 치아와 잇몸에게 감사해야 한다. 스무살 이후 1년에 한 번 씩 치과에 가서 구강검진과 보험 적용이 된 만 원짜리 스케일링은 필수다. 추천이 아니라 필수! 그리고 워킹홀리데이를 떠나기 전에도 치과 검사는 필수다.

 이유는 당연히 돈 문제다. 치과 치료는 한국에서도 비싸지만 해외에서도 비싸고, 보험처리도 잘 안 된다. 20여 만 원하는 워킹홀리데이 여행자보험을 들었더라도 치과 치료는 커버가 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10대 중후반부터 자라나는 사랑니는 이상하게 꼭 해외에 있을 때 말썽을 피운다. 한국에서 사랑니 발치는 사랑니가 아주 이상하게 나지만 않았다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발치할 수 있지만 해외에서는 그렇지 않다. -호주에서 만난 어떤 한국 분은 이민자인데 사랑니를 뽑으러 한국에 다녀왔다고 했다. 그 정도다.-

 그러니 평소 사랑니 문제가 있었다면 워킹홀리데이를 떠나오기 전 발치하고 오는 것을 추천한다. 또 돈 벌러 오는 호주에서 치아에 쓸데없이 몇 백, 몇 천 달러를 쓰고 싶지 않다면 치과 가는 김에 구강검진도 받고, 스케일링도 하고 오길 추천한다.


2. 여성 자궁 검진

 생리를 경험해 본 모든 여자들이 알고있듯이 자궁이라는 기관은 너무너무너무 예민하다. 일상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조금만 받아도 바로바로 영향을 받는 곳인데 모든 것이 낯선 해외에서는 뭐, 말할 필요도 없다. 비행기를 타고 해외에 왔다는 것만으로 기분은 설레고 마냥 좋을지 몰라도 내 몸에게는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물이 안 맞아서 몇 날 며칠을 설사만 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인 기후 탓에 피부병이 나는 사람도 있듯이 말이다. 여자들에게는 내 몸이 받는 스트레스가 설사나 피부병보다 먼저 드러나는 것이 바로 생리다. 특히나 오랫동안 회사 생활을 하며 스트레스와 잦은 야근, 회식 등을 경험했다면 이미 잘 알고있으리라 생각한다.

 따라서 물도 다르고, 날씨도 다르고, 먹는 것, 공기.. 모든 게 다른 해외로 출발하기 전 산부인과에 방문하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특히 앞서 말한 것처럼 평소 스트레스로 인해 생리불순을 가지고 있었다면 더더욱말이다. 





3. 신체검사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기 위해서는 15만 원 상당의 신체검사는 필수다. *비자 신청 비용으로만 440달러, 한화로 약 38만 원 정도를 썼는데 또 15만 원을 써야한다는 게 아깝긴 하지만 안 하면 비자를 발급해주지 않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다. 요즘에는 해외로 떠나려는 사람이 많은지 지정 병원의 예약이 다 차있다고 하니, 가능하면 빨리 예약을 해서 떠나는데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4. 워킹홀리데이 여행자보험 가입

 내시경검사, 안과 검사, 치과 검사, 자궁 검사, 무슨 검사, 또 무슨 검사... 온갖 병원을 다 돌아다니며 완벽한 몸 상태로 출국을 해도 예상치 못한 질병과 사고에는 안전하지 못하다. 음식이 안 맞아서 몇 날 며칠을 화장실에서 지내야 할 수도 있고, 저렴한 백팩커에 갔다가 지독한 베드버그에 시달릴 수도 있고, 초록불에 손을 들고 건너도 나를 향해 질주하는 미친 운전자는 피할 수 없으며 정말 재수없게 무장한 인종차별주의자를 만날 지도 모른다. 좀 과장해서 쓰긴 했지만 누군가에게는 실제로 발생하는 일이다.

 내 몸 안에서 발생하는 병들은 온갖 검사로 예방할 수 있지만 외부 요인에 의한 질병과 예기치 못한 사고는 예방할 수 없는 경우가 더 많다. 어릴 적부터 엄마한테 지겹도록 들어온 말처럼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일 뿐. 이런 질병과 사고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보험이 유일한 방법인 것 같다.

 나는 완전 튼튼해! 보험료 날리기 싫어! 하면서 무보험으로 비행기에 몸을 싣는 경우도 많은데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맨 몸으로 불길에 뛰어드는 것과 비슷하다. 배탈이 나는 것과 같은 가벼운 경우야 병원비 몇 십 만원이 아깝지 않을 수 있지만 만에 하나 사고라도 난다면.. 워킹홀리데이 한 번 왔다가 엄청난 빚이 생기거나 정말 그래선 안 되지만, 돈 때문에 건강을, 아니 생명을 잃을수도 있다. 그러니 꼭, 꼭!! 치과 치료는 안 받고 오더라도 보험은 꼭 가입하고 오길 바란다. 지난 유럽여행 때 내가 여행자보험에 들지 않았더라면 아마 중간에 한국으로 돌아왔어야 했을거다. 6개월 전부터 준비했던 여행을 망치고..





 새로운 언어 습득, 해보지 못했던 경험, 많은 돈 벌어오기 등 저마다 각자의 목표를 가지고 워킹홀리데이를 떠나지만 그것들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하게 다시 가족과 친구들의 품으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프면 그 어떤 목표도 이룰 수 없다는 것, 그리고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돌아오더라도, 실패한 워킹홀리데이였다 할지라도 건강하다면 언제든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두길.


 여권보다 중요하지만 양말만큼이나 빼먹기 쉬운 건강. 가장 중요한 건 내 자신의 현재 몸 상태를 제대로 알고, 또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아닐까.

 호주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 퍼져있는 20대의 워홀러들이 목표했던 것을 이루고 건강한 모습으로 따뜻한 고국의 품으로 돌아오길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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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
@darney.tra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