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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스탠소프 워킹홀리데이]

-EPISODE 053-

우연히 찾은 아름다운 해변, 너의 이름은 Cabarita Beach




 뜨거운 태양빛이 내리쬐는 호주의 여름, 1월의 어느 수요일. 다음 날 아침의 *스카이다이빙(Skydiving)을 앞두고 우리는 물놀이를 즐기기 위해 산 중턱의 스탠소프(Stanthorpe)에서 300여 킬로미터나 떨어진 바다로 향했다. 스카이다이빙 장소인 *바이런 베이(Byron Bay) 주변으로.



브리즈번 가는 길의 산



 바이런 베이는 골드코스트 보다도 한참 아래에 위치해 스탠소프에서 가기에는 정말 멀고, 더럽게 멀다. 약 4시간에 달하는 엄청난 거리도 문제지만 가는 길이 험한 것도 문제였다. 좁고 구불구불한데다 경사도 장난 아닌 산길을 1시간 넘게 타야하기 때문. 지난 번 *바이런 베이에 놀러갔을 때 지나온 경험에 비추어보면.. 아무래도 다른 길을 택하는 게 모든 면에서 나을 것 같았다. 따라서 이제는 꽤나 익숙해진 브리즈번 가는 길을 통해 가기로 결정! -혹시나 스탠소프에서 골드코스트, 바이런 베이로의 드라이브를 계획 중이시라면 운전 고수가 아닌 이상 꼭 브리즈번 가는 길 통해서 가길 추천한다. 조수석에 앉은 사람 양말이 땀에 다 젖을 정도로 위험하다..-


 그리하여 해가 쨍쨍한 수요일 아침, 우리는 익숙한 산길 드라이브를 시작했다. 이 날은 특별히, 브리즈번을 오고가는 길에 봐뒀던 산 중턱의 헬기장에 잠시 정차하여 휴식도 취할 겸, 경치 구경을 했다. 위급 상황에 요긴하게 쓰일 헬기장은 차들이 씽씽 달릴 내리막길 어딘가에 위치해 있는데,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정말.. 크~ 매번 산길 타면서 창밖으로 빼꼼히 감상했던 경치를 탁 트인데서 온전하게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 왼쪽 저 끝에서부터 오른쪽 저 끝까지 텔레토비 동산 같은 잔디밭 뒤로 펼쳐진 울퉁불퉁한 산맥은 미국의 유명한 그랜드 캐니언을 연상케 했다. -물론 가본 적은 없다. 제대로 알지도 못한다. 그저 그랜드 캐니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 비슷하게 느껴질 뿐..-





 마치 합성사진 같은 인증샷을 남기고 다시 빨빨이로 복귀. 이후로 약 3시간동안 아주 지~루~한~ 여행길이 계속 되었다. 



카바리타 해변(Cabarita Beach)



 한~참을 달리고 또 달려, 퀸즐랜드(QLD)에서 뉴 사우스 웨일즈(NSW)주까지 1시간의 시간차도 뛰어넘어 드디어 바다에 도착했다. 분명 아침 9시에 집을 나왔는데 물놀이를 하러 바다에 도착한 시간은 사람들이 다 집에 갈 준비를 하던 오후 6시. *버섯 농장에서 일을 했으면 200달러(한화 약 18만 원)를 벌었을 9시간이 더위와 함께 증발해버렸다. 이 중에 1시간은 시차로 인해 사라진 시간이고, 6시간은 순수 운전 시간과 휴식 시간을 합한 시간이며 나머지 2시간은 중간에 들른 골드코스트의 *하버 타운(Habour Town)에서 보낸 시간이다. 골드코스트를 지나는 김에 얼마 전 *박싱데이(Boxing Day)에 충동구매하고 후회한 운동화를 환불하러 잠시 들렀다. 겸사겸사 식사도 하고, 환불 받은 돈으로 또 다른 것도 사고 하다보니 시간이..


 여하튼 집 떠난지 9시간만에 도착한 바다는 이를 위해 달려온 시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이번에 찾은 바다는 *골드코스트와 바이런 베이 중간 어디 쯤에 위치한 카바리타 해변(Cabarita Beach)이라 불리는 곳! 다음날 아침 스카이다이빙 장소인 바이런 베이까지 30분이 걸리는 위치인데도 굳이 이곳을 찾은 이유는 이 날 묵을 숙소가 이곳에 있었기 때문. 언제나 그렇듯이 에어비앤비(Airbnb)를 이용하여 바이런 베이 주변 가장 저렴한 숙소를 찾다보니 이곳까지 오게 되었다. 저렴한 숙소 덕분에 우연하게 찾은 이 날의 바다는 이제서야 알게 된 것이 안타깝게 느껴질 정도로 너무 좋았다..♥





 제주도의 성산일출봉 같아 보이는 봉우리(?)를 좌측에 두고 끝없이 펼쳐진 바다는 여름날의 더위를 날려버리기에, 장시간의 운전으로 쌓인 피로를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9시간이 고생이 파도 소리에 맞춰 훌~훌~





 사람도 많지 않아서 한적하니 더 좋았다. 얼마 없는 사람들마저도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저녁 때여서인지 다들 바다에서 나와 밥 먹으러 집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로부터 몇 분 뒤 이 드넓은 바다는 온통 나의 것이 되었다고 한다.-





 축복받은 이 동네 주민들은 대부분 귀여운 아이들 또는 멍멍이들을 데리고 나와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주인이 공을 던지면 바다로 첨벙첨벙 뛰어들어가던 강아지를 이 날 몇 마리나 봤는지. 강아지가 무슨 짓을 했을지 모를(?) 바다에서 수영을 해야한다니 뭔가 찜찜했지만 호주스타일로, 오지스타일로! 극복해보기로 했다. -아스팔트를 맨발로 걷고 그 발 그대로 침대에 눕는 오지스타일. 이 때문에 호주 애들이 면역력이 좋다는 말도 있다.-



Cabarita Beach. 뜬금없는 말떼 출현



 바다 스캔을 만족스럽게 끝내고 본격적으로 물놀이를 즐기기 위해 옷을 갈아입으러 차로 향했다. 그 때! 우리의 발길을 멈춘 해변의 말들. 갑자기 어디에선가 튀어나와 모래사장을 터벅터벅 걸어가던 말떼(?)의 모습은 정말 이국적이었다. 내심 바다를 배경으로 캥거루나 왈라비가 튀어나오길 기대하고 있었는데 캥거루 대신 튀어나온 말들. 신기한 구경 +1  





 뜬금없는 말떼를 뒤로하고 다시 차로 돌아가려던 우리는 발길을 또 멈췄다. 이번에는 개떼. 어렸을 적 일요일 아침 디즈니 만화에서 보았던 달마시안이! 그것도 여러 마리가! 저 비싸다는 순수혈통의 개가 여러 마리나 있는걸 보고 발을 멈추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신기한 구경 +1.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총 세 마리였는데, 저 아주머니는 어쩌면 호주의 손 꼽히는 부자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실제로 가까이서 본 달마시안은 생각보다 컸고 순해보였으며, 얼룩말 같았다. 





 두 번을 멈춘 뒤에야 차로 돌아간 우리는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다시 짠! 하고 나타났다. 카바리타 해변의 성산일출봉을 배경으로 그림자샷을 찰칵.







 바다에 들어가기 전, 좌우로 두리번두리번 둘러보며 비치타올을 어디에다 깔을 것인지 한참을 고민했다. '여기? 아니 여기는 너무 멀어, 그럼 저기? 저긴 햇빛이잖아! 여긴 어때? 여기 모래가 너무 울퉁불퉁해' 하면서 또 시간이 얼마나 갔는지 모르겠다. 자리 하나 잡는게 원래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던가. 결국에는 바다 바로 근처의 어딘가에 자리를 잡긴 했는데.. 지나가던 미친 강아지 때문에 금새 더럽혀졌다. 가방에 모래 안 들어가게 하려고 깔은 비치타올인데 어디선가 튀어나온 삽살이가 다 헤집어놓고 가버린 것. 아, 개...



 모래 위에 모래로 뒤덮혀버린 비치타올을 우리의 기점으로 하고 이제 물놀이를 하러 출발! 안타깝게도 방수 카메라가 아니라 물놀이 사진은 없다. 찍어주는 사람은 당연히 없었다. 하하.

 




 그렇다고 사진을 아예 안 남기기에는 아쉬워서 숙소로 돌아가기 전 서로 번갈아가며 사진을 남겼다. 호주에 와서 7kg나 얻은 호주돼지의 물놀이샷.






 바다 들어가면 몸에 두드러기 나는데 에라 모르겠다 그냥 뛰어들어간 사람의 물놀이샷.





 어느 새 해가 지던 바다를 배경으로도 또 한 컷. 너무 늦게 알게되서 아쉽고 또 너무 늦게 도착해서 아쉬웠다. 꼭 다시 오고 싶은 곳인데 한국에 돌아가기 전까지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다. 아쉬움이 젖은 옷의 물방울 마냥 뚝뚝.





 간이 샤워실에서 바닷물의 짠내와 모래를 대충 씻어내고 다시 바다에 돌아왔을 때는 조금 더 어두워져 있었다. 저녁도 안 먹고 물놀이를 한 탓에 배에서는 천둥이 치고 있었지만 그냥 돌아가기가 너무 아쉬웠다. 저 봉우리 위에서도 바다 사진을 한 번 찍었어야 하는건데. 참을 수 없는 배고픔에 그만..





 에어비앤비 숙소 덕분에 우연히 알게 된 이 날의 바다는 '우연히'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그런 곳이었다. 집에 돌아와서 찾아보기 전까지는 이름도 몰랐으니까. 이 날의 여행을 되돌아보며 구글 지도를 켰을 때 비로소 알게된 너의 이름, 이 바다의 이름은 카바리타 해변이었다. 호주에서 이제껏 가본 바다 중 풍경 자체로만으로는 이곳이 단연 최고이지 않을까 싶다. 브리즈번이나 골드코스트에서는 멀지 않으니 다른 워홀러들, 여행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아니 조금 더 솔직하게는, 꽁꽁 숨겨두고 나만 알고 싶은 곳이다. 세컨 비자로 호주에 다시 돌아올 그 때까지 제발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드넓은 바다에서 나혼자 파도를 타던 그 때의 그 기분을 다시 느껴보고 싶으니까!




Cabarita Palms.

보건거(Bogangar), New South Wales, 오스트레일리아
Our place is close to The Beach, Surf, Whale watching, Cabarita Headland, family-friendly activities, the airport. You’ll love my place because of the location, the ambiance, the outdoors space,...



 이 날 이용했던 에어비앤비 숙소는 위와 같다. 사진상으로는 허름해보이지만 작은 오두막에 침실, 화장실, 부엌 등 있을 것은 다 있고 심지어 풀장까지 있었던 아주 만족스러운 숙소였다. 바이런 베이의 백팩커(Backpakers, 호주말로 게스트하우스, 호스텔)가 혼성 10인실 1박에 1인 38달러로 이곳과 가격이 같았으니 말 다했다. 바이런 베이 숙소로 추천할 만한 곳이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이 차로 30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에 위치해있으니 차는 필수. 물론 카바리타 해변에 가기 위해서라면 이보다 좋은 숙소는 없을 듯!




* Airbnb 쿠폰 *


아래를 통해 에어비앤비에 가입하면 처음 숙소 예약 시 약 29,000원($20)을 할인 받을 수 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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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
@darney.tra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