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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브리즈번 워킹홀리데이]

-EPISODE 059-

역사가 있는 브리즈번 맛집, Pancake Manor




 거리마다 세계 각국에서 건너온 음식들로 넘쳐나는 호주 제 3의 도시, 브리즈번 시티(Brisbane city). 그만큼 다양한 스타일의 맛집들도 넘치는 이곳에서 가장 독특한 맛집을 꼽으라면 바로 여기가 되겠다. 간식 정도로 생각되는 팬케이크(Pancake)를 메인 요리로 판매하는 이곳의 이름은 Pancake Manor!



PERFECT!



 우선 스타벅스(Starbucks)의 상징이 된 초록머리의 여자만큼이나 강력한 포스의 서양 언니를 간판으로 내건 것부터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 그냥 지나가다가도 입술 옆 점이 매력적인 이 빨간 언니의 Perfect! 말풍선에 홀려버릴 것만 같다.





 주변의 높은 아파트들과는 상반되는 느낌의 빨간 벽돌 건물이 이곳이 '특별한' 맛집인 이유에 대한 힌트가 되겠다. 일반 맛집들과는 다르게 이곳이 독특하다 여겨지는 이유는 바로! 이 건물이 이전에 '교회'로 쓰이던 건물이기 때문이다. 





 커다란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정신을 깨우는 찬송가가 들려올 것만 같은 건물이지만 현실은 찬송가 대신 Sexy baby를 찾는 빠른 비트의 팝송이 흘러나오고, 입구부터 술파티를 장려하는 그림이 그려져있는 식당이었다. 교회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 너무나도 상반된 내부 인테리어에 입구에서부터 신선한, 아니 신성한 충격을 받았다.



Pancake Manor 내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뻗은 높은 천장과 그 아래 촛불처럼 밝혀진 전등은 영락없는 동네 교회 같았다. 하지만 그 중심에는 십자가나 예수상 대신 술을 비롯한 각종 음료를 제조하는 작은 바가 있었고, 줄 맞춰 나열된 교회식 책상 대신 깨끗하게 정돈된 식당 테이블이 있었다. 함께해서는 안 될 것 같은 것들이 함께하는 이곳의 분위기는 충격적이고, 신선했다.


 재미있는 것은 그저 교회를 컨셉으로 한 식당이 아니라 이곳이 원래 '진짜 교회'였다는 사실이다. 약 100년 전인 1904년에 지어진 이 건물은 1950년대까지 쭈욱 평범한 동네 교회였다고 한다. 이후 어느 순간 기능을 잃은 이 건물을 1979년에 Pancake Manor의 창립자가 사들여 이색적인 분위기의 식당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오래된 교회 건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와 맛있는 음식과 술, 그리고 이들의 어색한듯 묘하게 어우러지는 매력에 많은 브리즈번 사람들의 발길이 닿았고, 지금의 Pancake Manor까지 이어져온 것이라고. 



Pancake Manor 메뉴



 이런 역사적인 맛집을 나는 호주로 떠나오기 전 보았던 '걸어서 세계속으로 호주 브리즈번 편'에서 처음 보았다. 무슨 음식을 파는 것까지는 기억나지 않았지만 옛 교회 건물에 식당이 있고, 밤에는 파티도 열린다는 내용이 꽤나 인상 깊었던 것 같다. 하지만 정작 호주에 도착해서는 이리저리 치이느라 잊고 있었는데, 이따금씩 나랑 주말을 함께 보내주던 일본인 친구 나나짱 덕분에 영상으로 보았던 이곳에서 직!접! 식사를 해볼 수 있게 되었다. -브리즈번에서는 정말 나나짱 덕분에 여러 가지를 경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암벽등반도, *야시장도.. 아리가또 나나짱!-


 이 날은 나나짱과 방문한 첫 번째 식사 이후로 감동받아서 남자친구를 데리고 다시 방문한 날이었다. 여느 유명 맛집들이 그렇듯, 가격은 조금 부담스러운 편이지만 기분전환 겸 외식을 하러 나왔으니 화끈하게 소비하기로 했다. 우선은 점심시간이니 점심 스페셜 세트 메뉴(메인 크레페, 메이플시럽과 아이스크림이 곁들여진 일반 팬케이크 세트/$13.75)를 하나 주문하고,





 머리 위 벽에 걸려져있는 그림에 홀려 '블루베리 천국(Blueberry heaven/$12.95)'도 하나 주문했다. 또 팬케이크와 크레페만 먹기에는 한참 성장기인 남자친구에게 부족할 것 같아 칩스(Chips, 감자튀김)도 하나 추가했다. -전체 메뉴와 가격은 *Pancake Manor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크레페와 블루베리 천국(팬케이크)



 두리번거리며 식당을 여기저기 구경하고 있었더니 금방 자리로 주문한 음식들이 배달되었다. 교회 안의 식당이라는 신선한 충격만큼이나 충격적이었던 팬케이크의 비쥬얼에 우선 감동했다..♥ 적당하게 익혀진 동그란 팬케이크에 듬뿍 올려진 블루베리와 아이스크림! 블루베리 천국은 내 눈과 혀에 천국을 가져다주며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세트메뉴로 주문한 크레페도 최고였다. 치킨, 버섯 크림 소스가 들어있는 크레페로 주문했는데 아주 올바른 선택이었던 것 같다. 소스도 맛있고, 잘게 들어있는 치킨과 버섯도 맛있고, 부드럽게 이들을 감싸고 있는 크레페도 정말 맛있었다. 둘이서 하나씩 나눠먹는게 아쉬웠을 정도. 바닥에 흘린 소스까지 포크로 싹싹 긁어먹었다.





 사이드로 주문한 칩스도 나쁘지 않았다. 생각보다 기름져서 메인으로 주문한 밀가루 음식들과 완벽하게 어울리지는 않았지만 크레페와 팬케이크로 차지 않는 배를 채우기에는 딱 좋았다. 주문 안 했으면 아쉬울 뻔.



메이플시럽과 아이스크림이 곁들여진 팬케이크



 크레페를 싹싹 긁어먹고 나면 세트메뉴에 포함된 또 다른 팬케이크가 자리로 배달된다. 함께 나온 메이플 시럽을 적당히 곁들여서 집어먹다보니 또 순식간에 눈 앞에서 뱃속으로 사라져버리던 팬케이크. 이 때 주의할 것은 팬케이크에 메이플 시럽을 과하게 뿌리면 안 된다는 것! 달달한 팬케이크에, 달달한 아이스크림, 그 위에 더 달달한 시럽을 왕창 뿌리니 좀 느끼해졌다. 개인 취향이기는 하지만 한 번 부어버린 메이플 시럽은 되돌릴 수 없으니 웬만한 단맛덕후가 아니라면 신중하게 뿌리기를 바란다.





 또 하나 알아둬야 하는 것은 이 역사적인 맛집, Pancake Manor는 일반 호주 식당들과는 다르게 24시간 운영한다는 것. 막차 시간이 이른 이곳 브리즈번에서 대중교통이 끊기면 Pancake Manor에 가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나나짱한테 들은 이야기- 밤에는 특히 교회 안에서 술파티가 열린다고 하니 막차가 끊긴 어느 날 밤, 술이 땡긴다면 이만한 곳이 없겠다. 밤에는 낮이랑은 또 다른 분위기라는데.. 가보지 못해 아쉽다.



 호주 브리즈번을 여행 중이거나 워킹홀리데이로 머물고 있다면 다른 맛집은 몰라도 Pancake Manor만큼은 꼭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TV에 여러 차례 소개된 것은 물론, 가이드북에도 빠지지 않고 맛집으로 등장하는 곳이니 꼭꼭 체크해두길 바란다. 맛 뿐만 아니라 색다른 분위기에 반하게 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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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
@darney.tra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