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063_밤 낚시와 해파리떼


[호주 브리즈번 워킹홀리데이]

-EPISODE 063-

밤 낚시와 해파리떼




 *버섯농장의 휴일을 맞아 모처럼 *빨빨이를 끌고 스탠소프(Stanthorpe)를 벗어났다. 목적지는 브리즈번(Brisbane) 근교 작은 섬, *브라이비 아일랜드(Bribie Island)! 자동차로 몇 십 분이면 닿을 수 있는 섬이라기에 우리는 차를 타고 갈 수 있는 푸르른 제주도를 상상하며 브리즈번을 향해 달렸다.



 브리즈번에 도착한 시간은 늦은 저녁. 고된 농장일을 마치고 샤워까지 하고 나오느라 생각했던 것보다 늦게 도착했다. 목적지인 브라이비 아일랜드에 가기에는 너무 늦어버려서 일단은 브라이비 아일랜드와 가까운 곳이자 맛있는 *피쉬 앤 칩스(Fish n' Chips)가 있는(!) *레드 클리프(Red Cliffe)에서 하루 묵기로 했다.





 급하게 예약한 에어비앤비(Airbnb) 숙소에 도착해 하룻밤 묵을 방을 소개 받고, 짐을 풀고... 우리는 다시 기어나왔다. 4시간을 달려온 휴일 밤을 어떻게든 붙잡아두고 싶었던 것 같다.

 이 날 밤의 목표는 바다 낚시! 이왕 바닷가 근처 좋은 집에 묵게된 거, 바다 낚시에 한 번 도전해보기로 했다. 스탠소프 댐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발휘할 때였다.



20불짜리 낚시 키트



 트렁크에 매일 싣고 다니던 20달러짜리 낚시 키트를 꺼내들고 털레털레 바닷가로 향했다. 동네 주민들,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 낮의 모습과는 달리 조용한 밤 분위기에 살짝 겁이나기도 했다. 레드클리프의 밤을 지배하는 누군가의 심기를 건드린게 아닐까 괜히 조마조마했다.





 낚싯대를 꺼내 화려한 모양의 가짜 미끼를 달고, 낚시 의자까지 딱! 완벽하게 세팅한 다음 본격적으로 밤 낚시를 시작했다. 어디선가 주워들은 이야기들은, 1) 레드클리프는 꽤 좋은 낚시 포인트다. 2) 밤에는 물고기들이 빛을 보고 몰려들기 때문에 빛 근처에서 낚시를 하면 잘 잡힌다. 라고 하였다. 이에 따르면 깜깜한 밤, 밝은 조명이 있는 꽤 좋은 낚시 포인트에서의 낚시는 완벽해보였다.



엑스레이 사진 같은 해파리들



 하지만 현실은... 물고기 대신 해파리만 가득했다. 물 속에 뭔가 떠다니기에 물고기인가 싶어 흥분했는데 해파리라니..



잡혀라 요놈!



 꿩 대신 닭이라고, 물고기 대신 해파리라도 잡아볼까 싶어 낚싯대로 이리지리 괴롭혀봤지만 워낙 흐물흐물한 탓에 낚싯대에 걸리지 않았다. 호주 해파리들이 공격적이고 독성도 강하다 들어서 딱히 잡고싶지는 않았지만.. 안 잡히니까 또 허탈했다.

 


흐물흐물 해파리떼



 늦은 밤 낚싯대를 챙겨들고 나와 야식거리를 잡아오겠다는 꿈은 해파리 마냥 흐물흐물하게 녹아버렸다. 물고기는 커녕 비늘조각도 보지 못하고, 해파리만 일 년치 볼 거 한 시간에 다 몰아서 본 것 같다.

 스탠소프 댐에서 낚시왕을 꿈꾸던 젊은 워홀러들은 그렇게 허무하게 발길을 돌렸다고 한다. 해파리도 한 마리 못 잡은 채로.. -T_T-



역대급 에어비앤비 호스트 아주머니/아저씨와 함께



 다음 날 아침, 에어비앤비 호스트 아주머니/아저씨와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호주에 있으면서 정말 많은 에어비앤비 숙소를 이용해봤지만 이곳만큼 위치도 좋고, 집도 좋고, 친절했던 숙소는 없었다. 아침 일찍부터 우리를 위해 호주식 아침식사를 준비해주시던 아주머니의 정성은 감사함을 넘어선 감동이었다. -맛은 말할 것도 없고, 건강함은 덤++- 하루 밖에 묵지 않았는데도 이것저것 다 신경 써주시고, 아들딸처럼 대해주셔서 집에 머무르는 동안 정~말 따뜻했다. 그 짧은 시간동안 듬뿍 정이 들어서 발길을 돌리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

 정말정말정말 아쉬웠지만 다음 일정을 위해 아주머니와 아저씨께 다음에 꼭 다시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우리는 차에 올랐다.



* Airbnb 쿠폰 *


아래를 통해 가입하면 처음 숙소를 예약할 때 약 24,000원($20)을 할인 받을 수 있다 :D




레드클리프(Redcliffe)



 목적지인 브라이비 아일랜드로 향하기 전, 전날 밤 낚시를 했던 레드클리프 바다에 잠시 들렀다. 한 번 더 이 풍경을 눈에 담고 싶었고, 겸사겸사 레드클리프 바닷가 앞에 위치한 인생 맛집의 *피쉬 앤 칩스(Fish n' Chips)가 먹고 싶었다.




내 소울푸드 피쉬 앤 칩스(Fish n' Chips)



 나에게 피쉬 앤 칩스의 참맛을 알려준 레드클리프의 독보적 맛집, *Yabbey Road에 들러 이른 점심을 해결했다. 담백한 생선살과 짭쪼롬한 감자튀김의 궁합은 정말 환상적..♥ 호주에서 한국의 집밥을 그리워한 것만큼이나 그리운 맛이다. 저거 때문에 호주로 이민 가고 싶을 정도.. 블로그 글을 쓰고 있는 지금, 갓 나온 따끈따끈한 피쉬 앤 칩스 사진을 찍던 저 순간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



해파리떼보다 무서운 배고픈 갈매기떼



 행복한 점심 식사를 마치고, 빨빨이와 함께 우리의 목적지인 브라이비 아일랜드로 향했다. 그곳에는 또 어떤 아름다운 풍경과 재밌는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설렘 가득한 마음으로 드라이브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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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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