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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ISODE 05 - 

프랑스 파리, 최악의 마지막날




파리에서의 마지막날, 나에겐 파리에 대한 로맨틱한 이미지와 환상이 와장창 깨져버린 날...

이전 에피소드의 *몽마르뜨 고백남을 만나기 몇 시간 전의 이야기다.



여행하기 전 계획하기로는 파리에 2일만 머무를 생각이었지만, 

그 전 일정 중 *핵폭탄 같았던 사건이 발생하는 바람에 의도치 않게 5일이나 머무르게 됐다.

2일치 계획으로 5일이나 머물러 마지막 날엔 파리 시내가 집 근처 동네 같이 느껴졌다.

따라서 마지막 날 나의 계획은 천천히, 그리고 여유롭게 파리를 누비는(?) 것이었다.




노트르담 대성당



제일 먼저 발길이 닿은 곳은 노트르담 대성당

숙소가 마레지구에 위치해 있어서 걸어서도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파리에 도착한 첫 날에도 걸어다니다가 우연히 여기까지 왔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돌아갔었다.

 

확실히 저녁보다는 아침 시간이 더 사람도 없고 좋다.

저녁에 가면 온갖 투어 무리들로 가만히 서있는데도 정신이 하나도 없다.



노트르담 성당 내부



당연히 성당 내부에도 들어가봤다.

화려한 외관만큼이나 내부도 정말 크고,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노트르담 성당 내부 스테인드 글라스



유럽 대부분의 성당에 화려한 스테인드 글라스가 있었지만 난 이 곳의 스테인드 글라스가 최고였던 것 같다.

정말정말정말! 정교하고 색깔은 또 얼마나 화려한 지.

그리고 창문마다 다른 테마로 꾸며져 있는데 마치 한 편의 그림 동화책을 읽는 것 같았다.

아마 성경을 알았더라면 더 재밌었을텐데... 

처음으로 종교가 없는 것이 아쉬웠다. -난 나를 믿는다. 내가 짱!-




노트르담 대성당 모형



성당 안에는 똑같이 생긴 작은 성당이 또 있었다.

밖에서는 성당이 너무 커서 볼 수 없었던 디테일한 것들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성당 곳곳에 놓여진 촛불대(?)들은 성당의 잔잔한 분위기를 잡는데 큰 몫을 하는 것 같다.

-몇몇 성당들은 동전을 넣으면 초 모양 전구에 불이 들어오는 가짜 초도 있었다.-

여행하면서 나도 초 한 번은 켜봐야지 했는데 1유로도 소중한 가난한 여행객이어서 결국 못해봤다..





성당을 나와서 성당 옆태가 아주 잘 보이는 다리 위 벤치에 앉아 한참을 멍때리고 앉아있었다. -진짜 좋다-

여행할 때 관광지만큼이나 재밌는건 역시 사람 구경이다.

출근하는 파리지앵들, 손 꼭 잡고 여유를 즐기는 할아버지/할머니 커플, 역시 시끄러운 중국 관광객들...


거의 한 시간 가까이 내리쬐는 햇볕 받으며 성당 옆태보고, 사람 구경도 하면서 앉아있었던 것 같다.

내가 앉아있던 벤치는 이런 여유를 누리기에 완벽한 자리였다.

이 사진을 찍은 바로 이 자리! -노트르담 성당 옆 3번 쯤 되는 벤치-



프랑스 파리 마레지구



오전을 노트르담 대성당에 내어주고 배가 고파져 다시 숙소가 있는 마레지구로 돌아왔다. 

검색해보니 마레지구는 한국의 홍대와 비슷하게 다양한 편집샵들이 많다고.

정말 홍대에서 볼 수 있을법한 아이템들이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이건 완전 취향저격이어서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었다.

하나 사서 데려오고 싶었지만 여긴 안경가게였고 저건 그냥 장식품... 아쉬웠다. -사장님 취향 짱!-

사진 속의 너희들.... 안녕.. 보고싶구나



프랑스 파리에서 먹은 베트남 쌀국수



한참을 구경하고 돌아다니다가 베트남 쌀국수를 점심으로 먹었다.

유럽 여행하면서 가장 그리웠던건 밥도, 김치도 아닌 "국물"

이 날은 국물 안 먹으면 큰일날 것 같아서 베트남 쌀국수 사진에 이끌리듯 가게에 들어간 것 같다.

만족스러운 점심이었다.




파리 센 강



그리고 이 날 오후, 기분 나쁜 일의 시작... 

-따땃한 국물로- 배를 채우고 대낮의 햇살을 느끼며 센 강을 따라 걷고 있었는데 집시 싸인단이 다가왔다.

이 전에도 여행하면서 싸인단들 자주 만나서 무시하고 지나가려 했었다.



얘네들은 내가 여태 만났던 사인단들과는 달리 엄청 어렸는데, 많아봐야 초등학생? 쯤 되어보였다.

5-6명 정도 무리진 집시 초딩들이었는데 어린애들이 눈에 뵈는게 없어서 더 위험한 것 같다.


무리 중에서도 제일 작은 애가 와서 사인해달라고 종이를 내밀었다.

아무래도 키가 작으니까 종이를 좀 밑으로 들이댔는데 이게 다 수법이었다.

종이로 내 겉옷 주머니를 교묘하게 가리면서 다른 손을 주머니에다가 넣는데.. 다 느껴졌다.

겉옷 주머니에는 아무것도 든게 없었기 때문에 그냥 무시했다. 어리기도 하고


근데 이 쪼매난 게 썩은 표정으로 종이를 내 얼굴 쪽에 확 치고 가버렸다.

얼굴이 조금만 앞에 있었으면 종이에 베일 뻔한 순간이었다.

욱해서 뒤통수에다 대고 한국어로 욕했는데 그냥 한 대 때렸어야했다. -지금도 생각하면 욕 나온다!@#$@#*&@(-




파리 사랑의 다리



기분 확 망치고 걷다가 이 타이밍에 -있던 사랑 다 없어진 마당에- 말로만 듣던 사랑의 다리를 만났다. 


며칠 전에 에펠탑에서 만난 파리지앵 아저씨가 말하길,

이 다리는 자물쇠 무게 때문에 원래 아치형이었는데 평평해졌다고 했는데 그 말이 이해가 갔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엄청난 수의 자물쇠가 매달려 있었다. -남산타워 비교도 안됨-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더 못달게 나무 판자까지 덧대어 놓았는데 그래도 꿋꿋히 자물쇠 거는 커플이 있었다.

자물쇠가 대체 뭐길래 남산이나 여기나 이렇게 난리인지 모르겠다.





걸으면서 귀여운 투어 버스도 만났다.

돈 많이 벌면 나도 저런거 타고 편하게 투어 한 번 해봐야지



thumb루브르 박물관

 


루브르까지 걸어와서 벤치에 또 한참을 앉아있었다. -정말로, 여유로운 하루였다.-

사진도 또 벤치에 앉아서 찍은 사진



여기서 또 그지같은 사람을 만났다.


웬 할아버지가 봉쥬르 하면서 말을 걸길래 그냥 할일없어 산책 나온 착한 할아버지인 줄 알았다.

이 할아버지는 프랑스에 왔으니 프랑스어를 해야한다며 말을 걸어왔는데 은근슬쩍 자꾸 몸을 갖다 붙여댔다.

처음에는 그냥 붙어 앉는 거 정도였는데 어깨 동무를 시도하고, 얼굴을 너무 가까이 들이대길래 됐다고 하고 가려했다.

그랬더니 여행 잘 하라며 손등에 뽀뽀를...


진짜 사람 보고 그런 생각 잘 안 하는데 정말 역겨웠다. 역겨움!!!!!!!!!!

바로 화장실을 찾아가서 얼마나 손을 벅벅 씻어댔는지.

아, 파리 변태들이여.



카루젤 개선문



변태 할아버지한테서 벗어난 지 얼마쯤 됐을까, 카루젤 개선문을 지나 튈르리 정원을 걷고 있을 때였다.

슬슬 저녁 시간이 되어 마지막 목적지인 몽마르뜨르 언덕에 가려고 지하철 쪽으로 가는 중이었다.

-변태 만나러 내 발로 걸어간 셈-


거기서 또 변태를 만났다. -변태 왕국 파리-

지나가다가 어떤 아저씨랑 눈이 마주쳤는데, 정말 그 뿐인데 그 후로 내 뒤를 계속 쫓아왔다.

결국 지하철 역까지 쫓아와서는 말을 거는데... 분노 폭발!!!!!!!!!

아까 그 할아버지랑 비슷한 변태 같길래 지금 난 스페인으로 떠난다는 말만 던지고 지하철을 탔다.

-그건 몽마르뜨르에 가는 지하철이였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난 진짜 그 때 스페인에 갔어야만 했다. 변태3 만나기 전에-




집시 소매치기와 2명의 파리 변태 그리고 *레바논 고백남까지. 최악이 아닐 수 없었다.

파리에서는 계획했던대로 이틀만 있었어야 했나보다.


파리는 충분히 아름다운 도시지만 마지막날 만난 사람들 때문에 안 좋은 이미지가 너무 강해졌다.

-애어른 할 거 없이 짜증나는 집시들과 동양여자 노리는 미친 변태들..이 있는 파리-

나중에 유럽 여행할 기회가 다시 생긴다면 파리에 또 오지는 않을 것 같다. 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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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나홀로 유럽 | 2015.01-02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댓글,

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
@darney.tra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