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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ISODE 15 -

빗방울 뚝뚝 아쉬움 뚝뚝, 마지막 여행지 오사카성




3박 4일 오사카 여행의 마지막 4일차.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출발 시간이 늦은 덕분에 여행 마지막날에도 비교적 여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날씨...



오사카성오사카성



어제 같았으면 화창했을 시간, 오늘의 하늘은 곧 울음을 터뜨릴 것처럼 울상이었다.

해를 가려버린 먹구름 군단과 뿌연 안개는 내 마음까지 울적하게 만들었다.


오사카 주유패스 뽕을 뽑기 위해 방문한 마지막 여행지, 오사카성 역시 먹구름과 안개에 가려져 있었다.

침침한 날씨 때문에 감흥이 덜하긴 했지만 그 크기는 듣던대로 굉장했다.

저 멀리서부터 한 눈에 들어오는 천수각과, 이를 둘러싸고 있는 드넓은 정원.

과연 오사카의 랜드마크다웠다.



오사카성오사카성 고자부네 놀잇배



가까운 듯 가까워지지 않는 천수각을 향해 한참동안 정원을 걸었다.

천수각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어두워지더니 곧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흐린 것만으로도 울적했는데 비까지 내리다니.


그래도 비가 내리는게 마냥 나쁘지만은 않았다.

비에 카메라가 젖을까 사진도 제대로 찍지 못하고 우산 때문에 손도 자유롭지 않았지만 

가볍게 뚝뚝 떨어지는 빗방울이 풍경을 더 운치있게 만들어주었기 때문.

특히 해자 위에 떨어져 퍼지는 빗방울과 그 위를 유유히 지나가는 작은 배-고자부네 놀잇배-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오사카성



운치 있는 풍경 감상을 마치고 다시 천수각을 향해 걸었다.

오사카성 천수각까지 가는 길은 정원을 가로지르고, 해자를 건넌 다음 계단까지 올라야 하는 아주 머나먼 여정이었다.

이렇게 체력소모가 클 줄 알았으면 다른 일정을 한 번 더 고려해봤을텐데.. -헥헥-

 


오사카성



그렇게 한참만에 도착한 천수각!

대충 사진 한 장 찍고 비를 피하기 위해 안으로 후다닥 뛰어들어갔다.



오사카성오사카성 천수각에서 본 놀잇배



사실 천수각 내부에 들어간 건 계획된 일이 아니었다.

오사카성 천수각은 도요토미 히데요시라는 역사적으로 달갑지 않은 사람이 지은 곳이라는 것,

따라서 전망대를 제외한 전층이 그의 업적을 기리는 박물관으로 꾸며져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방문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또 먼저 다녀온 다른 블로거들의 후기가 별로이기도 하고.

따라서 천수각은 그냥 밖에서 감상하고 오사카성 정원 산책에 더 시간을 투자할 계획이었는데..

어차피 여기까지 올라온 거, 주유패스로 입장료도 무료이니 비를 피할 겸 한 번 들어가보기로 했다.



그렇게 비를 피해 계획없이 들어간 오사카성 천수각 내부는 사람들로 아주 북적북적했다. -특히 중국 관광객들이 많았다.-

전망대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기까지 30분을 넘게 기다린 것 같다.



오사카성


오사카성 전망대



기다림 끝에 오른 전망대는... 더 많은 사람들로 북적북적했다.

사방의 벽은 먼저 자리를 차지한 사람들로 가득 차서 전망 감상을 위해서는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야만 했다.


오사카를 동서남북 사방으로 내려다 볼 수 있다는 오사카성 전망대는 나에게 두 방면만을 겨우 허락해주었다.

여태껏 가본 전망대 중 가장 전망 보기 힘들었던 전망대가 아니었나 싶다..



타코야끼맛없는 타코야끼



시끌시끌 북적북적한 천수각에서 도망치듯 나와 떨어진 체력을 보충해줄 음식을 찾아나섰다.

마침 비가 그쳐 돌아다니기는 좋았으나 먹거리가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 이곳은 천수각과 잘 꾸며진 정원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곳이었다.


일본의 3개 명성 중 하나인 오사카성을 보호하기 위함임은 알겠으나, 관광객 입장에서는 조금 아쉬웠다.

천수각까지 가는 데도 한참, 나오는 데도 한참이 걸리는데 그 중간에 배를 채울 곳 하나 없다니.

아침을 간단하게 먹은 과거의 내가 원망스러울 정도로 배가 고팠다.

-오사카성 가기 전에는 배를 가득 채우고 가시기를 추천합니다.-



한참을 배회하다가 한 극장 근처의 광장에서야 타코야끼 파는 아저씨를 만날 수 있었다.

타코야끼 냄새가 얼마나 반가웠던지.

맛있는 냄새 솔솔 나는 타코야끼 한 팩을 사들고 물가의 벤치에 자리를 잡았다.



비둘기



하지만.. 타코야끼가 너무 맛이 없었다.

비싸고 맛없는 전형적인 관광지 음식.

배고픔을 잊기 위해 두어개만 집어 먹고 나머지는 냄새 맡고 날아온 비둘기들에게 나눠주었다.



오사카 개그맨오사카 연예인



비둘기에게 타코야끼를 모두 나눠주고 일어나 뒤를 돌아보니 방송국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조금 전 옆에서 들리던 쾌활한 웃음소리가 이분들로부터 나온 소리였나보다.

복장도 특이하고 목소리도 범상치 않은걸로 보아 일본 개그맨인 것으로 추측된다.


개그로 유명한 오사카에서 촬영 중인 개그맨을 만나다니.

교토에서 *게이샤를 본 것만큼이나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D

-비록 타코야끼는 더럽게 맛이 없었지만.-



오사카 NHK오사카 NHK 방송국



조금은 실망스러웠던 오사카성 구경을 마치고 나오는 길, 뉴스에서 종종 보았던 일본 방송국 NHK 로고가 보였다.

들어가보지는 못했지만 듣기만 하던 방송국 건물이 눈 앞에 있는게 신기하게 느껴졌다.

어쩌면 방금 전에 만난 일본 개그맨-같은 사람-들이 NHK 방송국에 소속된 유명한 연예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같이 사진이라도 한 장 찍어달라고 할 걸 그랬나.. 일본의 유재석과 박명수일지도 모르는데!-




오사카성 방문을 마지막으로 3박 4일의 짧았던 일본 여행은 끝이 났다.

마지막날의 날씨가 조금 아쉬웠던 것만 빼면  *색색깔의 단풍을 구경하고 옛스러운 일본 감성을 느껴볼 수 있었던 좋은 여행이었다.

휴가 내고 알차게 즐긴 오사카 여행을 내 추억 속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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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
@darney.tra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