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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폭발 고생 폭발 베트남 여름휴가]

-EPISODE 07-

산벌레와 함께 깟바 국립공원(Cat Ba National Park) 하이킹




 기대했던 *몽키 아일랜드(Monkey Island)에 가지 못하고 깟바섬 이곳저곳을 정처없이 배회하던 우리 커플.. 여기서 뭘해야 잘 놀았다고 소문이 날까 고민하던 중, 길가에 줄지어 세워진 오토바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오토바이를 빌려서 타고 다니면 관광객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악덕 상인들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깟바를 여행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오토바이 운전이 문제였다. 나는 면허가 없었고, 남자친구는 혹시 몰라 국제면허증을 챙겨오긴 했는데.. *호주에서 뺑소니를 당한 이력이 있는 남자친구의 운전실력을 믿을 수가 없었다. 뭐 그 후로 운전이 늘기는 했다만, 오토바이는 처음인걸.. 불안해하는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남자친구는 스피드를 즐길(?) 생각에 잔뜩 신이 나 있었다. 호주에서 죽을 뻔한 건 까맣게 잊은거니?..



베트남 깟바깟바섬 오토바이 대여



 한참 망설인 끝에 결국 오토바이를 빌리기로 결정했다. *하이퐁의 중심가처럼 교통체증이 심하고 복잡한 곳이었으면 절대 타지 않았을텐데 깟바는 지나다니는 오토바이가 많지 않아 괜찮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오토바이 없이는 깟바를 마음껏 즐기기가 어려울 것 같아서.. 불안하지만 남자친구를 한 번 믿어보기로 했다.


 오토바이 대여는 1일에 10만 동. 우리나라 돈으로 약 5천 원 정도로 매우매우매우 저렴했다. -다음 날 또 빌릴 때는 어제도 왔다며 애교 부려서 8만 동에 성공했다. 말만 잘 하면 6만 동까지도 가능할 듯- 서울 한강에서 자전거 빌리는게 1시간에 6천 원인데 오토바이가 하루종일 5천 원이라니! 놀라운 베트남 물가다. 더 놀라운 사실은 오토바이를 빌리는데 면허가 필요없다는 것. 대여비 내고 여권-또는 휴대폰. 분실방지용-만 맡겨놓으면 끝이다. 절차가 간소해 편하긴 했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이 섬 안에 면허 없이 쌩쌩 달리는 누군가가 있다는 뜻이었다. 조심해야지...

 추가로, 깟바의 대여용 오토바이는 대부분 기름이 거의 없는 상태다. 그래서 대여할 때 업자들이 '주유소가 멀다. 내가 기름을 10만 동에 넣어주겠다.'라고 하는데 넣지 말고 그냥 주유소에 다녀오는 것이 좋다. 아무리 기름이 없어도 주유소까지 갈 정도는 되며, 주유소에서 직접 주유하면 절반도 안 되는 가격으로 같은 용량을 넣을 수 있다. 경험에 의하면 깟바 하루종일 타고 돌아다니는데 2~3만 동 어치의 기름이면 충분했던 것 같다. 참고로 업자들이 10만 동에 파는 기름은 여행객들이 타고 반납한 오토바이에 남아있는 기름을 싹싹 긁어모은 것이다. -놀라운 장사력-

 


베트남 깟바오토바이 타고 달리는 깟바 산길





 오토바이 대여로 이동의 자유를 얻은 우리는 깟바섬 중심부에 위치한 깟바 국립공원(Cat Ba National Park)으로 달려갔다. 생각보다 꽤 먼 거리였지만 달리는 길이 한적하고 예뻐서 내내 기분이 좋았다. 인적 드문 고요한 시골길을 달리는 기분! 또 더운 날씨에 축축하게 젖은 몸이 오토바이 바람에 말려지는 것도 좋았다.



오토바이 쪼아!


베트남 깟바 오토바이깟바에서 우리의 발이 되어준 오토바이



 안전하게 달려 깟바 국립공원에 도착! 남자친구의 운전이 아무래도 불안해서 30km/h 미만으로 달리느라 예상보다 훨씬 오래 걸렸다. 뒷자리에 앉아 속도계만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속도가 30이 넘을 때마다 '똔또니!!' -천천히!!라고 소리치면 화낼 것 같아서 나름 애교 섞음- 라고 외치며 남자친구의 질주본능(?)을 억압했다. 하도 똔또니똔또니 노래를 불러 나중엔 남자친구가 나를 똔또니라고 불렀다. -뚠뚜니라고 들리는건 착각이겠지-



베트남 깟바 국립공원깟바 국립공원(Cat Ba National Park)



 그렇게 오토바이 타고 똔또니 달려 도착한 깟바 국립공원! *몽키 아일랜드에 실패하고 와서 그런지 더 반가웠다. 깟바 국립공원의 입장료는 1인당 4만 동(한화 약 2천 원)이었다.





베트남 깟바 국립공원깟바 국립공원에서 신난 못난이들



 깟바 국립공원에 도착해 베트남 여행 처음으로 셀카봉을 꺼내든 우리는 신나게 사진을 마구 찍어댔다. 조금 전까지 비가 내려서 그런지 공원에 사람이 거의 없어서 공원 주인 마냥 신명나게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른채..





베트남 깟바 국립공원왠지 무서운 표지판



 공원 곳곳에는 사진과 같은 표지판들이 세워져 있었는데 그 분위기가 남달랐다. 뭔가 근처에 지뢰라도 심어져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의 표지판들. 무슨 뜻인지도 모르겠고 번역기도 잘 모르길래 혹시 몰라 멀찍이 떨어져서 다녔다. -진짜 지뢰라도 있을까봐- 사진도 멀리서 줌 땡겨 찍은건 비밀.




베트남 깟바 국립공원깟바 국립공원 호수



 본격적으로 하이킹이 시작되는 지점에 Bar 팻말이 붙어있길래 호기심에 들어가보니 거대한 호수가 눈 앞에 뙇! 나타났다. 이런 곳을 어떻게 알고 찾아온건지 호수에서 수영을 즐기는 여행객들이 몇 보였다. 나무로 둘러싸인 이곳에 이렇게 거대한 대야(?) 같은 동그란 호수가 있는 것도 신기했고, 이런 곳에 찾아와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도 신기했다. 역시 세상을 넓고 여행할 곳은 넘쳐난다.



베트남 깟바 국립공원호수 수영장 가격표



 보기에는 그냥 호수 같아보여도 나름 영업중인 수영장이었다. 수영을 하려면 수영장 이용료-인당 1만 동. 5백원! WOW-를 내야했고, 허술하지만 왠지 짜릿해보이는 물 미끄럼틀도 있었다. 우리처럼 우연히 이곳을 찾게 된 사람들을 위한 수영복 대여 서비스도 있었다. 깟바에서 조용하게 수영을 즐기고 싶으신 분들은 수영복 챙겨 들고 깟바 국립공원 내 호수 수영장을 찾아가시길!



베트남 깟바 국립공원깟바 국립공원 하이킹



 물놀이를 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우리는 호수를 지나쳐 본격적으로 깟바 국립공원 하이킹을 시작했다. 목표는 당연히 국립공원 꼭대기의 전망대! 편한 여행 보다는 하드코어한 여행을 즐기는 우리는 굳이 이 습하고 더운 나라에서도 산을 올랐다. -등산 전혀 안 좋아하는데 이상하게 자꾸만 산을 오르게 되는 나의 여행..-



베트남 깟바 국립공원벌레들의 습격에 포기..



 하지만 이 역시 실패. 덥고 습한건 문제가 아니었다. 어차피 옷은 아침에 *숙소를 나올 때부터 젖어있었으니까. 문제는 모기를 비롯한 각종 산벌레들이었다. 시작지점에서 15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 사진 속 중간지점에 도착했을 때, 이미 우리의 다리는 우리의 것이 아니었다. 강력한 베트남 산 모기와 이름 모를 벌레들에게 습격 당해 종아리가 울긋불긋 퉁퉁 부어오르고 있었다. 이 상태로 정상까지 갔다가 내려오면 다리는 물론 온 몸이 벌레 물린 자국으로 뒤덮힐 것만 같았다.

 당시에는 정말 아쉬웠지만 돌이켜 보면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왜냐면 며칠 뒤 벌레 물린 자국이 너무 부풀어 올라 하노이 여행 중 응급실을 찾았기 때문.. 아마 정상까지 다녀왔으면 응급실에 실려갔을지도 모르겠다. -자나깨나 베트남 모기 조심!-



베트남 깟바 국립공원베트남 깟바 국립공원 전망대 [출처] Google Maps



 참고로 깟바 국립공원 전망대는 위와 같은 풍경을 자랑한다. 꼭 가보고 싶었는데... -흑..-



베트남 깟바 국립공원깟바 국립공원의 사슴



 벌겋게 부어오른 종아리와 아쉬움을 가지고 내려오는 길에는 올라갈 때는 보지 못했던 사슴을 만났다. 이 사슴이 아까 본 호수 앞에 있었더라면 해리포터인 줄 알았을 듯. 멋있게 솟아오른 사슴뿔이 인상 깊었다. -너는 모기 안 물리니?-



베트남 깟바 국립공원



 100점 만점에 50점 정도 만족스러웠던-모기만 안 물렸어도 90점- 깟바 국립공원 관광을 마치고 우리는 다시 주차해 둔 오토바이에 몸을 실었다. 


 이제 국립공원 오는 길에 보았던 다른 관광지들을 둘러볼 차례! 부릉부릉 달려라 오토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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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보자 베트남 놀아보자 베트남 | 2017.08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댓글,

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
@darney.tra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