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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ISODE 13 - 

해 저무는 피렌체




유럽 여행 중 꽤 많은 곳에서 높이 올라가 그 도시를 한 눈에 담아보았고, 꽤 많은 곳에서 야경을 봤지만

내 기억 속 최고의 장면은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본 피렌체의 야경이다.

 




미켈란젤로 언덕은 피렌체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아는 곳!

피렌체를 내려다 볼 수 있고, 특히 야경이 멋지기로 정말정말 유명한 곳이다.

수많은 블로그와 가이드북에도 나와있고, 피렌체 전에 머물렀던 *아씨시에서 만난 다른 여행자 분들한테서도 좋다는 얘기를 들었다.


잔뜩 기대를 가지고 피렌체에서의 둘째날, 여기저기를 둘러보다가 해가 4시 쯤 미켈란젤로 언덕으로 향했다.

미켈란젤로 언덕 바로 앞까지 가는 버스가 있었지만 시간도 넉넉하고, 구경도 할 겸 걸어갔다.



피렌체 미켈란젤로 언덕 가는길



내가 간과한 게 있다면 미켈란젤로 '언덕'.. 언덕이라는 사실

오르막을 힘들게 오르고 오르면 또 이렇게 계단이 나온다. -인생은 오르막길-


엄청 힘들지만 오르막을 오르고 계단을 오르면서 간간히 뒤를 돌아보면 바로 동기부여가 된다.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갈 때마다 '오오.. 오오오!' 이런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풍경이 보여지니까!



피렌체 미켈라젤로 언덕에서 본 풍경



그렇게 힘들게 올라간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보는 풍경은 역시, 올라온 보람이 있었다.

가이드북과 블로거들의 말이 사실이었다.

여기, 미켈란젤로 언덕은 피렌체에 들린다면 꼭꼭꼭! 가야하는 곳이 맞다.







명성(?)에 걸맞게 사람도 정말 많았다.

그치만 광장이 정말정말정-말 넓어서 사람이 많은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피렌체의 상징인 두오모와 조토의 종탑을 중심으로 펼쳐진 이 풍경은 여행 전에 내가 상상하던 유럽의 모습과 가장 비슷했다.

이곳에서 바라본 피렌체는 내가 생각하는 가장 유럽스러운 모습을 가지고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저렇게 높게 솟아있는 두오모와 종탑을 보면서 전날 저 꼭대기에 내 두 발로 올라갔다는 것에 새삼 뿌듯했다.

-계단이 414개였던가? 게다가 좁고... 올라갈 땐 완전 힘듦.. 그 자체.....-





내 상상 속 유럽, 그리고 내 눈 앞에 펼쳐진 그 유럽의 모습에 반해서 해가 지는 모습을 천천히 감상했다.

혼자 여행하는데 깜깜해질 때까지 밖에 있지는 말아야지 다짐했었는데 이 날만큼은 이 풍경을 뒤로하고 차마 돌아갈 수가 없었다.

이 곳에서의 야경을 보지 못한다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미켈란젤로 광장 우측으로 보면 두오모와 종탑이 눈에 띄는 피렌체 도시가 보이고

좌측으로는 높지 않은 산(?)과 그 위에 듬성듬성 위치한 집들, 그리고 성곽 같은 것을 볼 수 있다.

같은 하늘이었지만 해는 왼편으로 지고 있었고, 이쪽이 먼저 어두워졌다.


자연이 만들어낸 그라데이션은 그저 감탄스러웠다.

이 시간이 사진 좀 찍는다는 사람들이 말하는 '매직아워'인 것 같았다.

사진을 알았다면 더 잘 담아낼 수 있었을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그 당시에 내 두 눈으로 본 하늘의 색, 그리고 이 곳의 풍경은 단언컨대 사진에 보이는 것의 몇 배는 더 아름다웠다!





베키오다리를 중심으로 점점 더 어두워지는 하늘

붉은 노을이 피렌체 전체를 이불처럼 덮어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황당하게도(?) 한참이 지나서야 생각난 미켈란젤로..........

여긴 미켈란젤로 언덕이고, 중앙에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이 있다는 것을 잊고있었다.

미켈란젤로 광장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다비드 상은 별로 인기가 없었다. -물론 이 곳의 다비드상은 복제품. 진짜는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있다.-






가짜 다비드상과 잠시 만나고, 따뜻한 차로 몸을 녹이는 동안에도 해는 조금씩 더 저물어가고 있었다.

어둠이 오는 소리에 하나둘 씩 밝혀지는 불빛이 아름다움을 더해갔다.

이 순간을 온전히 담을 수 없음에 아쉬울 따름..





조금 더 어두워지고.. 클라이막스를 향해!



thumb피렌체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본 야경



'우와'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반하지 않을 수 없는 피렌체의 야경


이탈리아는 첫번째 목적지였고 그 중에서도 피렌체는 로마, 아씨시 다음 방문지였기 때문에 이후에도 여러 곳에서 야경을 봤었지만

아직까지 내 기억 속에 가장 뚜렷하게 남아있는 풍경은 딱 이 사진 속의 풍경이다.

어쩌면 이 풍경을 먼저 봐버려서 이 후의 풍경들이 그다지 인상 깊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

정말이지, 내 부족한 필력으로는 어떻게 표현을 할 수가 없는 아름다움이었다.



멋진 경치와 친절한 사람들, 그리고 따뜻한 느낌의 피렌체는 꼭 돌아가고 싶은 첫 번째 도시이다.

문득 나중에 피렌체에서 살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밤이다. -새.벽.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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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
@darney.tra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