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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ISODE 01 -

악명 높은 피치항공 신명나게 타려다 악몽 꾼 이야기





[출처] 위키피디아 : 피치항공



피치항공(Peach Aviation)은 최근 많은 여행객들이 이용하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인 저가 항공사(LCC)이다.


이번에 3박 4일동안 오사카를 여행할 기회가 생겨 저렴한 피치항공을 이용했다.

-언제나 가난한 나같은 여행자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은 꿈도 못 꾼다. 하하-


가격이 정말, 놀라울만큼 저렴했다.



피치항공 항공료



항공료 총 386,600원!

왕복 2인 요금이 총 합쳐서 약 40만 원!

왕복 20만 원이면 오사카에 신나게 다녀올 수 있다.


심지어 항공료 30만 원을 회사에서 지원 받아 사실 항공료에는 4만 원도 쓰지 않았다.

-여름 성수기 우수 인턴이라고 항공료 30만 원을 탔다. 눈누난나 XD-


지원 받은 30만 원을 나홀로 여행에 쓸까 했지만 해외에 나가본 적 없는 -여권도 없었던- 남자친구를 위해 포기했다.

결론은 둘이서 왕복 항공료 8만 원을 내고 오사카에 다녀왔다.





지난 번 유럽여행을 갈 때도 악명 높은 러시아항공(아에로플로트)를 잘 타고 다녀왔어서 피치항공 역시 '싼 게 최고다'라는 마음으로 아주 가볍게 탑승했다.


여러 후기를 찾아보니 피치는 정시에 출발하고 도착하는 법이 없다던데 우리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후기를 남긴 사람들 대부분은 하루의 마지막 비행기를 타서 도착 예정 시간을 벗어나면 막차가 끊기는 문제가 있었지만

우리가 예약한 비행기는 오후 3시 출발, 오후 5시 도착이니 조금 늦게 도착하더라도 막차가 끊길 일은 없었다.


하지만 피치의 문제는 연착이 아니었다..



thumb



비행기를 타고 일본에 가는 11월 14일 토요일의 날씨는 아주 꾸리꾸리 우중충했다.

비도 한 두 방울 떨어져서 혹시 비행기가 안 뜨면 어쩌나 걱정했었는데 아주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비행기는 먹구름을 슝슝 뚫고 올라가 아주 폭신폭신해 보이는 구름 위를 날았다.






놀러 가서 신나고, 비행기 타서 신나고, 구름이 폭신폭신 예뻐서 또 신나고!

면세점에서 카메라도 새로 장만해서 진짜 구름 위를 둥둥 나는 기분으로 창 밖을 구경했다.





한참을 신나게 놀다가 체력이 방전되어 나도 모르게 꾸벅 잠이 들었는데, 눈을 뜨니.. 


.......공포의 현장이었다.





아까 보았던 예뻤던 구름은 온데간데 없고 어두컴컴해진 바깥

그리고 추락할 듯이 흔들리는 비행기 안...


꿀잠을 자던 남자친구와 나는 엄청난 진동에 잠에서 깼다.

정말, 엄.청.난. 진동이었다.


제주도에 가면서도, 유럽 갈 때 10시간이 넘도록 비행하면서도 잠깐동안 진동을 느낀적은 있었지만

이번에 느낀 진동을 생명의 위협이 느껴지는 진짜 진동이었다.

게다가 잠에서 깨서 확인한 시간은 오후 5시, 도착 예정 시간에서 5분이 지난 시간이었다.





1-2분, 짧은 시간 동안의 진동이 아니었다.

덜컹덜컹하고 심지어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수욱- 내려가는 느낌이 착륙할 때까지 느껴졌다.

너무 무서워서 핸드폰 노트에 여기서 죽고 싶지 않다며 일기도 적었다..



하지만 더 무서운건 착륙할 때였다.

약 30분동안 계속되는 진동에 온 몸의 감각이 곤두서서 벌벌 떨고 있었는데 창 밖을 보니 불빛들이 보였다.

'뭐지? 땅에 내려왔나?' 싶어서 남자친구한테도 우리 내려온 것 같다고 얘기 하던 찰나,

쿠과과광!!

하는 엄청난 소리와 함께 비행기의 뒷바퀴가 땅에 닿는 충격이 엉덩이까지 느껴졌다.

몇몇 승객들은 놀라서 소리를 지르기까지 했다.

너무.. 너무 무서운 경험이었다...


그래도 일단 착륙을 했다는 사실에 기뻤다.

정말 내가 공중에서 재가 되는 줄 알았는데... 살아서 일본 땅에 착륙하다니.. -ㅠ_ㅠ-



간사이공항 세븐일레븐



수속을 마치고 나오자마자 우리는 편의점으로 달려가 바싹 마른 입을 적셨다.

살아서 일본 땅을 밟았음에 감사하며.

-만 엔짜리로 151엔짜리 포카리를 산 건 함정. 알바님 미안...-


간사이 공항에 도착하니 오후 6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도착 예정 시간은 분명 16시 55분이었는데...

역시 사람들말처럼 피치는 시간 개념이 없는가보다.

덕분에 숙소에도 예정보다 한참 늦게 도착했다.






공항 터미널을 빠져나와 숙소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싣고서야 일본에 왔음을 실감했다.

내 귀에 꽂히는 외국어, 낯선 풍경, 낯선 냄새..

무사히 여행이 시작되었음에 정말 감사한 하루였다.



한국에 돌아올 때도 당연히 피치항공을 타고 왔는데

갈 때만큼 덜컹거리면서 무섭지는 않았지만 착륙할 때는 역시 무서웠다.

피치항공 특유의 착륙방식인가 보다..

비록 나는 계속 가난하겠지만 다음에는 밥을 굶어서라도 피치항공은 타지 않을 것이다. 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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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에서 주말을 | 2015.11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댓글,

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
@darney.tra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