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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워킹홀리데이 준비 06]

영어와의 전쟁




[출처] 네이버 영화 - 범죄와의 전쟁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 게 초등학교 3학년, 10살 때부터였다. 학교에서 영어를 처음 접한 그 이후로 지금까지, 약 14년 간 영어를 공부해왔다. 14년... 절대 짧지 않은 시간을 들였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영어로 말을 못 한다.

 "공부를 열심히 안 했나보네!"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참 아이러니하게도 영어 성적은 매우 높다.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내신에서 항상 좋은 성적을 받은 것은 물론이며 모의고사, 그리고 수능에서도 외국어 영역 1등급을 맞았고 그 덕에 대학에 갔다. 대학생들을 그렇게 괴롭힌다는 토익도 처음 본 시험에서 900점 이상을 받았다. 누가 봐도 영어를 잘 할 것 같은, 잘해야만 할 것 같은 나는 외국인 앞에만 서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버린다.

 생각해보면 14년동안 내가 공부해 온 영어에 '말하기'는 없었다. 읽기와 듣기에 집중되어 있었던 대부분의 수업들.. 눈으로 읽고, 기계처럼 또박또박 읽어주는 평가원 남자와 여자의 목소리로만 공부한 영어는 실생활에서의 영어와는 거리가 멀었다.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알파벳이 나열된 지문 속에서 틀린 그림을 찾아내는 방법만을 배웠을 뿐, 그 어떤 선생님도 나에게 영어로 '대화'를 하는 방법은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나마 말하기와 가장 가까웠던 것은 수행평가를 위해 교과서에 있는 Dialogue를 통째로 달달 외웠던 것 정도?


 결론적으로 나는 영어로 말을 못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14년동안의 신기한 교육 덕분에 읽고, 쓰고, 듣는 데에는 아주 큰 어려움은 없다. -내가 배운 중고교 수준의 문법을 벗어나거나, 발음이 독특하면 또 힘들어지지만..- 따라서 내가 생각하는 나의 가장 큰 문제점은 '말하기' 영역이다. 눈에 익고, 손에 익고, 귀에도 익지만 입에는 아직 낯설기만 한 영어.. 너란 놈..... 하지만 지금 호주로의 워킹홀리데이를 앞두고 있는 나는, 읽고 쓰는 것 보다 말하고 듣는 것이 더더더욱 중요한 현실에서 살아남기위해 계속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 무시무시한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끝이 날 기미도 안 보이지만-, 나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을지도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 내가 사용해 온 전략들을 정리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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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으로 공부하기

 여행이 비행기 티켓을 사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면 공부는 책을 사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말 공부에도 역시 책은 필요했다. 나는 유학생들의 필수템이라는 Grammar In Use와 회화를 위한 EBS Easy English, 그리고 쉽게 영어에 접근하기 위한 English Restart라는 책을 구입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세 권 모두 호주 워킹홀리데이 영어 공부를 위한 책으로 아주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책들이다. -광고 아님! 깨끗한 소비자에요.-


 

- Grammar In Use

  유학생들은 꼭 가지고 있어야한다는 전설의 영어 공부 교재. 네이버에 "Grammar In Use" 검색만 해도 그 명성(?)을 느낄 수 있다. 명성에 걸맞게 이 책을 활용한 공부법들이 많은 블로그와 사이트에 소개되어 있는데 그런건 딱히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책을 펼쳐보면 어떻게 공부하는게 좋은지도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고, 그림도 많아서 시작하기에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처음에 나는 말공부가 필요한거지 문법 공부는 필요없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펼치고 신세계를 만났다. 중고등학교에서는 문법 또한 한국식으로, 시험보기용으로 가르치고 있었다는걸 이 책으로 공부하면서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쉽고 간단한걸 무슨 용법이니 무슨 조건이니 하며 어렵게 가르쳐준 선생님들이 미워질 정도로...

 이 책은 한국어판과 영어판이 있는데 되도록이면 영어판으로 구입할 것을 추천하고 싶다. 한국어판은 한국어라 당장 읽기에는 편할지 모르지만 위에서 언급한 쓸데없는 ~용법, ~조건 하는 용어들 때문에 더 이해하기가 힘들 수 있다. 대부분의 설명이 글이 아니라 그림과 예문으로 되어있어 이해하기 쉬우니 정말 왕왕초보가 아니라면 꼭 영어판을 사라고 말해주고 싶다.



[출처] EBS Easy English 공식 홈페이지



- EASY ENGLISH (EBS 초급 영어회화)

 EBS는 수능 이후로 정이 떨어져서 멀리 했었는데 영어 회화 공부를 하면서 다시 정이 붙었다. 지금은 영어 회화에 가장 효과적인 공부법 중에 하나가 EBS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초급 영어회화 방송에 해당하는 EASY ENGLISH는 왠지 모르게 익숙한 아이작 선생님과 김태연 선생님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날마다 정해진 주제에 맞는 10문장 내외의 대화가 주어지는데, 반복적으로 듣다보면 어느새 문장들이 통째로 익숙해진다. 문장이 길지 않고, 어려운 어휘가 아니라 실생활에 진짜로 쓰일법한 단어들로 구성되어 있어 공부하기에 전혀 어렵지 않다. 또 그 날 나왔던 문장들을 실제로 말할 때 유의해야할 발음이나 상황들도 꼼꼼하게 짚어주니 새겨들어 두면 유용할 것 같다.

 하루에 20분만 투자하여 방송 흐름대로 듣고 말하다보면 어느새 문장들이 자연스레 내 입에서 흘러나오는 기적을 경험할 수 있다. 이 때 유의해야할 사항은 꼭꼭! 듣고 따라해야 한다는 것! 듣기만 해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

 


 EASY ENGLISH는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아침 7시 20분에서 40분까지 총 20분간 EBS 라디오에서 방송된다. 하지만 굳이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하루에 약 4번 정도 재방송을 해주니 편한 시간에 맞춰 들으면 된다. 또! 좋은 점은 멜론을 이용하고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무제한으로 EBS 어학 강의를 청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어 회화 공부를 하기 전까지는 멜론에 이런 기능이 숨겨져 있는지도 몰랐는데.. 어쨌든 덕분에 회사에서 일할 때나 지하철로 이동할 때 틈틈히 강의를 들으며 회화 공부를 할 수 있어 매우 좋았다. -구간반복이 없어서 조금 아쉽지만-





- ENGLISH RESTART

 우연히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친구네 집에서 발견한 민트색 책. 내용이 간결/깔끔하고 표지 색깔이 강렬해서 구입했는데 꽤 만족스러웠다. 표지에 쓰여 있는대로 문법, 단어, 발음에 집중하기 보다는 졸라맨이 생각나는 간결한 그림으로 짧은 문장들을 설명해주는 책이다. 영어 공부할 때 메인 책으로 사용하기 보다는 침대 맡에 두고 잠들기 전에 보거나 출퇴근/등하교 할 때 가지고 다니면서 짬짬히 보기에 좋은 책인 것 같다. -작고 가벼워서 휴대하기에 좋다.- 레벨별로 총 3권이 있는데 세트로도 많이 구매하는 것 같다. 책에 나온 문장들을 읽어주는 무료 MP3 파일도 출판사 홈페이지에서 다운 받을 수 있다. -[참고] MP3 다운로드 바로가기-




- 영어 소설 읽기 (The Alchemist, Paulo Coelho)

 마지막으로 추천하고 싶은 영어 공부법은 좋아하는 외국 소설을 영어로 읽는 것이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읽고 너~무 감명 받아서 그 이후로 3~4번은 더 읽었었는데 -빌려서 읽고 사서 읽고- 또 읽고 싶어져서 이번에는 영문판을 구매하여 읽어보았다. 문학 작품이다보니 어려운 표현들도 종종 있었지만 몇 번 씩 읽었던 책이라 내용을 다 알아서 읽는게 어렵지는 않았다. 아마 내용을 전혀 몰랐더라면 한 두페이지 넘기다가 머리 아파서 던져버렸을텐데 좋아하는 책이고, 내용도 이미 다 알고있기 때문에 끝까지 완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회화 공부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좋아하는 소설을 영어로 읽는 것도 영어와 좀 더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여기서 포인트는 꼭 좋아하는 책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한 페이지 읽는게 고역일테니.

 덧붙이자면 구글링을 열심히 해서 오디오북(Audio book)을 다운로드 할 수도 있다. 요즘에는 무료로 오디오북을 재생/다운로드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도 있던데 이런 것들을 잘 활용하면 더 좋을 것 같다. 나도 열심히 구글링해서 연금술사의 오디오북을 찾기는 했는데.. 이상하게 이것만 들으면 졸리다. -성우 아저씨 목소리 너무 좋아요. 잘 자요..-




2. 인터넷/스마트폰 앱으로 공부하기

 공부를 책으로만 하던 시대는 가버린 지 오래. 네이버에 '영어 공부 사이트'만 검색해도 온갖 사이트들이 막 나온다. 잘 찾아보면 정말정말 좋은 사이트와 앱들이 많이 있지만 큰 단점이 있었으니.. 지속하기가 힘들다는 것. 강의도 아니고 안 들어가면 그만인 사이트와 앱이다보니 꾸준히 공부하기에는 아무래도 힘들다. -웬만한 정신력과 의지가 아니고서야..-




- 라디오 호주 애플리케이션 [안드로이드 다운로드]

 출국이 일주일 정도 남은 요즘, 멜론으로 음악을 트는 것 대신 켜는 앱이다. 호주의 라디오를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는 앱인데 내 귀를 호주 억양과 발음에 익숙해지게 하기 위해서 안 들려도 계속 틀어놓고 있는다. 스크롤을 내리면 정말 많은 라디오 방송국들이 있는데 주로 ABC Newsradio만 듣는다. 가끔 재미없는 인터뷰를 하거나 어려운 내용이 나올때면 ABC 뉴스의 지역방송인 612 ABC Brisbane을 듣기도 한다.

 솔직히 말하면 단어, 단어는 들리지만 무슨 내용인지는 감이 잘 안 잡힌다. 말하는 내용의 80~90% 정도는 생각없이 노래 듣는 것 마냥 내 귀를 스쳐갈 뿐. 그치만 이따금씩 북한이 미사일을 쐈다는 것과 같은 익숙한 내용의 뉴스가 나오면 이상하게 또 잘 들린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내용의 뉴스는 80~90% 정도를 알아들었다. 김정은이 어쩌구저쩌구 미사일이 어쩌구저쩌구..- 잘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이렇게라도 나를 영어에 노출시키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마음인 것 같다. -나는 이 방법이 언젠가는 효과가 있을거라고 굳게 믿고 있다.-




- Voice Of America (VOA) [바로가기]

 미국 영어와 동시에 미국의 역사, 문화, 정치, 시사 등을 함께 공부할 수 있는 사이트로 인터넷으로 영어 공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하다. 신문처럼 매일 기사들이 올라오는데 기사에 쓰이는 영어가 대체로 쉬운 것이 특징이다. 문장구조나 어휘가 우리 나라 고등학교 독해 지문처럼 쓸데없이 어렵지 않다. 그리고 기사를 읽어주는 오디오가 첨부되어 있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듣기평가 남녀만큼이나 또박또박 읽어줘서 기사 내용이 귀에 아주 쏙쏙 박힌다. 영어 듣기 초보자라면 이 사이트를 활용하여 공부하기를 추천하고 싶다. 오디오 파일은 다운로드도 가능하니 짜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하루에 2~3개 정도의 기사를 반복하여 들으면 좋을 것 같다.

 나는 회사 다닐 때 출퇴근 지하철 안에서 종종 듣곤 했었는데 그리 오래가지는 않았다. 뉴스 기사다보니 정치, 사회와 같은 무거운 내용이 많았는데 별로 관심이 없는 내용들이다보니 재미가 없었다. 그럼에도 VOA가 이용해 본 영어 학습 사이트 중에서는 가장 좋았다.




- TalkEnglish.com [바로가기]

 VOA가 뉴스 기사를 통해 영어를 읽고, 듣는데 유용한 사이트라면 Talk English는 말하기 공부에 훨씬 유용한 사이트이다. 레벨별, 분류(말하기, 듣기 등)별, 목적별(여행, 사업, 면접 등)로 선택할 수 있고, 이에 해당하는 구문들이 주어진다. 구문을 선택하면 그 구문을 활용한 짧은 예시 문장들이 여러 개 주어지는데 역시 오디오가 함께 제공되어 듣고 따라 말하기에 좋다. VOA와는 달리 짧은 하나의 문장만 반복하여 들을 수 있어서 말하기 연습에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사이트도 역시 짜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하루에 한 두 구문 정도를 익히기에 좋다. 사이트 디자인이 살짝 별로이긴 하지만 메뉴를 펼치면 나타나는 내용물들은 꽤나 알차다. 짧은 문장이라고 한꺼번에 욕심내어 공부하기 보다는 하루에 한 두 문장이라도 꾸준히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일 것 같다.




 호주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동안 정말 여러 가지 방법들을 동원해 영어와의 전쟁을 치러왔다. 그리고 그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네버엔딩...- 내 목표는 1년동안 호주에 머물며 이 지겨운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는 것이다.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떠나는 호주로의 워킹홀리데이지만 그와 더불어 부디! 지겹도록 공부해 온 영어를 마스터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꼭! -영어 마스터하고 돌아올게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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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
@darney.tra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