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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브리즈번 워킹홀리데이]

-EPISODE 015-

호주 피쉬 앤 칩스 맛집, Yabbey Road




 호주에 와서 처음으로 '맛집'이라고 이름 붙이고 싶은 가게를 찾았다. 얼마 전 주말 놀러갔던 *레드클리프(Redcliffe)에서! 구글이 알려주는대로 별 기대 없이 방문한 곳인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맛있어서 홀딱 반해서 왔다..♥

 호주에서 처음 발견한, 내가 홀딱 반한 이 맛집은 브리즈번 북쪽, 레드클리프 지역에 있는 피쉬 앤 칩스 가게 'Yabbey Road'라는 곳이다.





 비틀즈의 음반 중 하나인 Abbey Road(애비 로드)가 생각나는 가게 이름, Yabbey Road. 왠지 맛있다의 'Yummy'와 Abbey Road를 합친 이름일 것이라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야비 로드' 정도로 읽힐 것 같은데 한국말로 적으니 그닥 좋은 어감은 아닌 것 같다.



Googling



 이곳을 알게된 건 구글을 통해서였다. 레드클리프가 피쉬 앤 칩스 맛있기로 유명하다길래 한 번 먹어볼까, 하고 구글에 'redcliffe fish and chips'로 검색했더니 평점이 4.5점이라며 Yabbey Road를 추천해주었다. 어차피 구글 말고는 달리 알아볼 방법도 없었던 우리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이곳으로 향했다. 점심시간이 지나 배도 고팠고, 버스 정류장에서도 그리 멀지 않았다. 그리고, 구글은 옳았다.




Yabbey Road 내부



 구글이 알려주는대로 따라오니 고소한 기름냄새로 가득한 Yabbey Road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평점 4.5점의 가게라 되게 큰 레스토랑을 상상하고 있었는데 예상외로 작은 가게였다. 가게 내부는 요리하는 주방과 주문을 받는 용으로만 쓰였고 테이블은 모두 바깥에 있었다. 밥 시간이 아니어서 그랬는지 사람도 그렇게 많지 않았다. 

 상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른 모습에 잘못된 선택인걸까, 잠시 망설였었다. 그리고 나를 가장 망설이게 만든건 여기저기 붙어있는 영국 국기와 커다랗게 쓰여진 'Traditional English Fish and Chips'라는 문구였다. 영국에는 가보지 않았지만 영국 음식은 꽝이라고 알고 있는데...? 심지어 수요미식회에서도 피쉬 앤 칩스의 고향인 영국보다 호주가 훨씬 맛있다고 했는데 호주에 있는 영국식 피쉬 앤 칩스라니, 왠지 맛이 없을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에 계속 망설여졌다. 하지만 이미 문 앞까지 와버렸고 또다른 가게를 찾으러 가기엔.. 귀찮았다. -메뉴 정하기, 식당 정하기는 매번 힘들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다 쓸데없는 걱정이었지만 말이다.



Yabbey Road 메뉴



 힘들게 먹을 곳을 정했으니, 그 다음은 먹을 메뉴를 정할 차례였다. 메뉴도 많고 물고기 종류도 많고... 결정장애라는 말이 왜 생겼는지 알 것 같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가장 만만해보이는 'Seafood Basket'으로 결정했다. 둘이서 28달러면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놀러 나와서 먹는 외식치고는 괜찮은 가격인 것 같다. 먹고 나서야 뭐, 28달러가 전혀 아깝지 않았지만.

 28달러짜리 Seafood Basket은 2 Hoki, 2 Calamari, 2 Prawn Cutlets, 2 Sea Scallops, 2 Potato Scallops, Chips, Lemon and Home-Made Tartare로 구성되어 있었다. Hoki는 남방대구, Calamari는 오징어, Prawn은 새우, -Prawn Cutlets은 새우 튀김!- Scallops는 가리비. 지금이야 하나하나 검색해가며 블로그를 쓰고 있지만 주문할 때는 뭐가 뭔지 하나도 몰랐다. 그냥 해산물 튀김이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주문했던 것 같다. 사실 이름을 한국어로 알았어도 똑같았을 것 같긴 하지만. 호주 음식에서 빠지지 않는 감자 튀김(Chips)과 학교 급식시간에 생선까스와 함께 나오던 하얀 타르타르소스(Home-Made Tartare)도 포함되어 있었다.





 흔들리게 찍힌 우리의 번호 70번. 세븐티를 불러주세요!



Yabbey Road Saefood Basket



 얼마나 기다렸을까, 하얀 종이 봉지에 싸여진 음식을 들고 주방으로부터 나오는 아주머니가 'Seventy'를 외치셨다. 드디어! 그렇게나 유명하다는 레드클리프의 피쉬 앤 칩스를 먹어보는구나.

 웃으며 음식을 건네주시는 아주머니로부터 받은 피쉬 앤 칩스는 봉지에서 꺼내기 전부터 냄새로 우리를 홀렸다. 신선한 튀김 냄새...♥ 영국음식이라 맛 없을 것 같다는 걱정은 이미 저 멀리 성층권 밖으로 증발해버린 후였다.



thumbYabbey Road Seafood Basket



 이 피쉬 앤 칩스를 먹은지 어느덧 2-3주가 흘러버린 블로그를 쓰는 지금도 사진을 보고 있으니 냄새가 나는 것 같다. 맛도 정말 좋았지만 먹기도 전에 내 후각을 사로잡아버린 이 향긋한 튀김냄새를 나는 지금까지도 잊을 수가 없다. 10개월 뒤 한국으로 돌아가서도 이 냄새가 그리울 것 같다. 감히, 치느님보다도 더 향긋한 냄새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노랗게 바삭바삭한 튀김 옷 안에 숨겨진 흰살 생선의 자태는 놀라우리만큼 매혹적이었다. 손 대면 톡하고 부러지는 연약함과 함께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버리는, 그 누구도 거부할 수 매력을 발산하던 우윳빛깔 속살.. 집에서 밥 반찬으로만 먹던 생선의 반전 매력이었다. 속살을 보호하고 있던 노란 튀김옷도 전혀 느끼하지 않고 맛있었다. 고소함, 바삭바삭함. 세상의 모든 튀김들이 본 받아야할 이상적인 맛을 내고 있었다.

 생선, 가리비, 새우, 감자 심지어 타르타르소스까지. 어느 것 하나 버릴게 없는 완벽한 한 끼 식사였다.





 생선으로 우리들의 고픈 배가 찰까 싶었던 걱정이 무색하게도 먹다보니 배가 부르다 못해 터질 것 같았다. 맛있어서 계속 입안으로 쑤셔 넣다보니 위장의 한계를 뛰어넘어 버렸다. 이제 그만 넣어달라며 한참 전부터 울부짖고 있었을 위장에게 심심한 사과를 전하며 식사를 마쳤다. 조금 남은 음식은 다시 종이 봉지에 넣고 가방에 넣어 집으로 가져왔다. 이 맛있는 음식을 배가 아닌 쓰레기통에 넣는다는 건 나를 위해 희생한 해산물들에게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 




 

 작은 가게였지만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오는 것으로 보아 확실히 맛집이 맞는 것 같았다. 우리가 이곳에서 식사를 한 게 3시에서 4시 사이로 밥시간이 아니었으니 아마 점심이나 저녁시간에는 사람들로 북적북적하지 않을까 싶다. 처음에는 사람이 없어서 불안했지만 오히려 북적거리지 않는 곳에서 여유롭게 식사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정말,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심지어는 집에 싸들고 가서 먹은 식어버린 감자튀김과 생선도 맛있었다.. 28달러를 내고 둘이서 점심과 절반의 저녁까지 "맛있게" 먹었으니, 돈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이 전에 먹었던 두어번의 피쉬 앤 칩스의 맛은 잊어버려도 좋을만큼 맛있었다.


 호주 맛집, 브리즈번 맛집, 레드클리프 맛집, 피쉬 앤 칩스 맛집 Yabbey Road! 호주 여행자들, 그리고 워홀러들에게 레드클리프에 가서 피쉬 앤 칩스를 먹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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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
@darney.tra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