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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ISODE 02 -

로맨틱, 베네치아




이탈리아를 여행한다면 빼놓을 수 없는 곳, 물의 도시 -알베르토의 고향- 베네치아

베네치아에서 나는 1월 29일부터 2월 1일까지 약 4일을 머물렀다.

운 좋게도 2015년 베네치아 카니발이 1월 31일부터 시작되어 유명한 가면축제를 '살짝' 맛볼 수 있었다.




베네치아 카니발


베네치아 카니발베네치아 카니발




이 날은 여행 중 몸 상태가 좋지 않아져서 낮 시간 대부분을 바다를 보면서 멍-하니 있었다.

갈수록 상태가 더 안 좋아져서 숙소로 돌아가던 길에 우연히 만난 가면 행렬!

아픈 것도 잊고 신나게 사진 찍고 돌아다녔다.

-같이 셀카도 찍었는데 너무 흥분한 나머지 제대로 나온 게 없다...-




베네치아 카니발베네치아 카니발



이 날 가장 화려했던 가면님!

색이며, 크기며, 모든 면에서 다른 가면님(?)들 보다 압도적이었다.

이게 다 1년동안 '직접' 만든 가면과 의상이라던데.. 베네치아 사람들은 다 금손인가보다.




베네치아 카니발베네치아 카니발



베네치아의 가면은 그저 화려하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가면마다 이름이 다른 것은 물론이고 역할도 나뉘어져 있었다.

사진에서 보이는 파란색 의상을 입은, 다소 심플한 가면을 쓰신 분은 화려한 가면들을 보필(?)하는 역할을 했다.

아마 각각 귀족과 평민을 나타내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화려한 가면의 무리 뒤에는 항상 그들을 따르는 심플한 가면의 무리가 이어졌다.


이런 단순한 역할 외에도 가면마다 이야기가 있는 것 같았는데.. 

미리 알고가지 못해 아쉬웠다.

역시 여행은 공부가 먼저인 듯 싶다.





베네치아 노을



어느 덧 뉘엿뉘엿 해가 지고...

산 마르코 광장에서 살루테 성당을 배경으로 예쁜 노을이 지던 그 시간, 로맨틱 베네치아가 시작되었다.


한 차례 가면 행렬들이 지나간 후, 잠시 쉴 겸 숙소에 들렀다.

-숙소는 산 마르코 광장 바로 근처의 'Bed & Venice: Casa per Ferie la Pietà' 

골목에 위치해 처음 찾아갈 때 어려운 것 빼고는 다 좋았다. 특히 위치가 최고!

베네치아 기차역에서 바포레토를 타면 바로 앞에서 내릴 수 있다.-


숙소는 혼숙 도미토리였는데 내가 숙소에 들렀을 때 한국 남자 분이 방 소개를 받는 중이었다.

같은 한국인이니 짤막하게 인사를 나누고, 그 분은 얼른 축제를 봐야겠다며 먼저 나갔다.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더 어두워졌을 때 다시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우연히" 복잡복잡한 산 마르코 광장에서 아까 그 분을 다시 만났다.

곧 있으면 베네치아의 가면 축제의 오프닝 퍼레이드가 시작된다는 얘기를 듣고 함께 보기로 했...으나

당연히 산 마르코 광장에서 할 줄 알았던 행사는 저 멀리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다행히 두어시간 후 또 퍼레이드가 있을 예정이라길래 그 전에 저녁을 같이 먹으러 갔다.





베네치아 Osteria 6015



네이버에 검색하면 제일 먼저 나오는 맛집-이라는- Osteria 6015.

산 마르코 광장에서 꽤 먼 곳, 그리고 찾아가기 엄청 어려운 곳에 위치해있다.

네이버 블로그의 영향인지 가게 안에는 현지인보다 한국인이 훨씬 많았다.

-나도 그들 중 하나였고...-


이 집의 대표 메뉴라는 해산물 튀김과 오징어 먹물 파스타를 먹으며 소소한 얘기를 나눴다.

여행은 잘 하고 계시는지, 원래 뭐 하시는지 등등..

알고보니 나보다 어렸고, -무려 94년생- 여행 후에는 바로 입대를 한다고 했다.

또 뭘 많이 얘기한 것 같은데 벌써 오래전이라 기억이 잘 안 난다.


그리고 음식은.. 그냥 그랬다.

중요한 건 꼭!! 소금 좀 덜 쳐달라고 말해야한다는 것이다.

-여기 뿐만 아니라 이태리 어느 식당에 가더라도 주문할 때 빼먹으면 안된다. 이 사람들은 모든 음식을 소금맛으로 먹는다..-





베네치아 카니발 오프닝 퍼레이드



식사 후 퍼레이드 앵콜 공연을 보러 갔다.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공연 장소를 구글 지도에 찍어보니 물 위로 뜨길래 이상하게 생각했었는데

진짜로 물 위에서 하는 공연이었다. 역시 베네치아...


퍼레이드의 주제는 베네치아 특산물인것 같았다.

양파, 고추, 레몬, 커피, 포도, 해산물, 빵 등의 테마를 한 배(?)들과 그 위에서 묘기부리는 사람들!

우리나라 에버랜드나 롯데월드에서 하는 퍼레이드의 업업그레이드 버전인 것 같았다.






베네치아 카니발 오프닝 퍼레이드



가장 신기하고 멋있었던건 이 풍선에 매달린 사람이었다.

한복처럼 보이는 옷을 입은 사람이 엄청 큰 풍선-분양 풍선 크기 정도-에 매달려서 날아다니는데

진~짜진짜 멋있었다!

계속 입 벌리고 이것만 본 것 같은데 깜깜해서 참 다행이었다.




[출처] 베네치아 카니발 공식 홈페이지



그리고... 분위기

베네치아에 다녀온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정-말 로맨틱하다.

잔잔하게 흐르는 물과 여기저기 다정한 연인들, 반할 수 밖에 없는 풍경..


축제에서는 그 분위기가 곱빼기가 된다.

더 잔잔하게 흐르는 물과, 더욱 더 다정한 연인들, 조명과 음악, 아무도 날 모를 것 같은 어둠(?)

그런 곳에서 오늘 처음 만난 낯선 남자와 함께라니.

설렘보다 더한,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묘-한 느낌이었다.




다음 날, 나는 새벽 5시에 일어나 새벽 기차를 타고 프랑스로 떠났다.

그 때만 해도 연락처라도 물어볼 걸, 하고 후회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러지 않길 잘한 것 같다.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야 아름답다기에. 

로맨틱한 베네치아에서 남겨둘 추억거리를 만들어 온 것으로 만족하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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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나홀로 유럽 | 2015.01-02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댓글,

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
@darney.tra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