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스탠소프 워킹홀리데이]

-EPISODE 041-

오리 가족과 함께하는 스탠소프 공원 산책






 스탠소프 타운(Stanthorpe Town) 중심에는 Quart Pot Creek이라 불리는 개울이 졸졸 흐른다. -언젠가 학교 사회시간에 배웠던 '배산임수'의 개념이 떠오른다. 뒤에는 *산이, 중심에는 물이 흐르는 살기좋은 마을 스탠소프.- 개울을 따라 공원이 형성되어 있어 친구들과, 애완견과 함께 산책하기에도 좋고 날 좋은 날에는 벤치에 앉아 흐르는 물을 바라만 보고 있는 것도 좋다. 스탠소프에 갓 도착한 워홀러들이 동네 구경을 위해 -마트 다음으로- 가장 먼저 들리는 곳 또한 이곳이지 않을까 싶다.





 하루는 이 개울을 끝에서부터 끝까지 정복해보겠다며 침대에 널브러진 남자친구를 질질 끌고 나왔다. 한국은 점점 쌀쌀해지며 많은 사람들이 우울한 노래를 귀에 꽂고 가을을 타고있을 10월 초의 호주에는 봄이 찾아오고 있었다. 사실 겨울이 한국의 겨울과는 달리 따뜻했던지라 봄이 오는게 크게 와닿지는 않았지만.





 날 좋은 날 대낮의 공원에는 여유를 즐기는 동네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도 그들 중 하나였고, 사진 속의 아주머니들도 그런듯 보였다. 햇볕이 쨍쨍한 날 나무 그늘 아래 벤치에서의 휴식이란,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이 공원의 주인은 따로 있었는데.. 그건 바로 오리 가족들! 이곳에는 산책을 하거나 그늘 아래 벤치에 앉아있는 사람들보다 오리가 더 많았다. 







 대부분의 오리들은 이렇게 가족 단위로 움직이고 있었다. 새끼 오리들이 잔디에서 벌레를 주워먹는동안 아마도 이들의 부모일 커다란 오리들이 새끼들을 지켜주고 있었다. 가까이서 사진을 찍으려고 슬금슬금 다가갔더니 어른 오리가 꾸에에엑! 거리면서 나한테 달려들었다. 깜짝 놀랐지만 굴하지 않고(?) 한 발자국 더 다가갔더니 물 속으로 도망치던 오리 가족들. 꾸에엑 하던 모습까지도 귀여웠다.





 오리 가족들에게 퇴짜맞고 가는 길에 또 다른 오리들을 만났다. 사진 속 어딘가에 숨어있는 오리들.





 부부처럼 두 오리들은 옛날 할머니댁 TV 위에 올려져있던 오리 장식품 같았다.





 물이 흐르는 방향을 따라 산책하다가 물 위를 건너도 봤다. 어른들 말씀따라 두드려보지는 않았지만 건너는데 문제 없었던 튼튼한 돌다리.





 그리고 또 다른 오리 두 마리. 얘네들은 노란 주둥이 때문인지 아니면 왠지 모르게 불만 가득해보이는 표정 때문인지 도날드덕 같았다. 





 이따금씩 사진놀이도 하면서 개울의 끝이 보일 때까지 계속 걸였다.





 졸졸졸 흐르는 개울물을 따라 계속 걷고 또 걷고..





 20분 쯤 터벅터벅 걷다보니 개울의 마지막 공원인 Heritage Park에 도착!





 개울의 시작점이라 그런지 앞의 물보다 더 똥물... 같았다. 오리를 비롯한 새들도 많았고, *낚시를 하러 온 사람들도 있었으니 보이는 것과는 달리 깨끗한 곳이리라..





 스탠소프를 가로지르는 개울을 끝까지 정복하고서 우리는 다시 갔던 길을 되돌아 왔다. 가는 길에는 흐르는 물을 따라서 오리 가족들 구경하는 재미로 걸어왔다면 돌아오는 길에는 물결 모양으로 구름이 퍼져있는 신기한 하늘을 구경하며 걸어왔다. 





 고기집 아이스크림 통에 남아있는 숟가락으로 푼 자국 같았던 하늘. 왠지 소다맛이 날 것만 같다.





 오리들과 함께한 이 날의 산책은 나를 향해 해맑게 뛰어와서는 다리에 얼굴을 부비적거리던 귀여운 멍멍이를 끝으로 산뜻하게 마무리 되었다. 서울 한 구석의 자취방에서 서늘한 저녁, 할 일이 없으면 기분전환 할 겸 나와 걷던 집 근처 성북천이 문득 생각나는 공원 나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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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