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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스탠소프 워킹홀리데이]

-EPISODE 057-

오스트레일리아 동물원(Australia Zoo)의 동물 친구들




 *지난 포스팅에 이은 Australia Zoo 탐방기. 이번 포스팅에서는 약 1,000마리가 넘는다는 오스트레일리아 주(Australia Zoo)의 동물들을 간단하게 소개해보고자 한다. 정말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을 만났지만 그 중 기억에 남는 동물들만 쏙쏙 골라서!



오스트레일리아 동물원 염소들



 짧은 오전 시간동안 동물원 입구 바로 근처의 악어를 포함한 파충류 지역을 빠르게 훑어보았다. 악어로 유명한 동물원이다보니 꽤 넓은 공간에 걸쳐 다양한 종류의 악어들이 있었는데 썩 흥미롭지는 않았다. 악어를 좋아하지 않는 내 눈에는 각기 다른 종류의 악어들이 다 똑같은 '악어'로만 보였을 뿐.. 게다가 워낙 위험한 동물이다보니 울타리가 높게 쳐져있었고, 악어들이 더위에 지쳐 구석에 숨어있기도 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한 번 씩 다 훑고는 가야겠노라, 굳은 의지를 가지고 돌아다녔으나 등에 땀만 차고 보람은 없었다. 조금 아쉬울 뻔 했는데 이 후 긴장감 넘치는 악어쇼를 관람하고 이에 만족하기로 했다.


 악어들을 대충 훑어보고 악어쇼를 관람한 후 발길이 닿은 곳은 Crocoseum 바로 아래에 위치한 Kids Zoo. 이곳에는 악어와는 반대로 아주 온순한 꼬마 염소, 돼지, 양들이 옹기종이 모여있었다. 한 켠에서는 아기동물들을 위한 사료를 판매하고 있어 Kids Zoo라는 이름처럼 아이들이 동물들과 교감하기에 딱 좋은 곳이었다.



음메에에에



 손에 땀을 쥐게하던 악어쇼를 관람하고 난 직후여서 그런지 순진한 얼굴을 한 염소와 양들이 더 귀엽게 느껴졌다. 카메라를 얼굴 앞까지 들이대도 '아무것도 몰라요~', 거친 손으로 머리를 쓰담쓰담 해줘도 '아무것도 몰라요~' 하던 순둥이들.



오스트레일리아 동물원 돼지



 순둥한 표정으로 여유롭던 양, 염소와는 달리 꼬마 돼지들은 무엇에 홀린 듯 분주했다. 사육사 언니 발에 꿀꿀이죽이라도 묻어있었던걸까. 돌돌 말린 꼬리를 살랑살랑 거리며 사육사 언니 발만 킁킁 쫓아다니던 아기 돼지 사형제. 귀여움이 폭발하는 장면이었다.



오스트레일리아 동물원 코알라



 그 다음에 만난 동물 친구는 호주 대표 코알라! 스탠소프로 이사한 뒤로 캥거루는 질리도록 많이 봤지만 코알라를 본 건 이 날이 겨우 두 번째였다. *드림월드(Dream World) 동물원에서 처음 만난 후 오래간만에 만난 코알라. 좋아하는 나무에 꼭 매달린채로 우리를 반겨주었다. 




코알라 먹방



 대부분의 코알라들은 더위에 지쳐 낮잠을 자고 있었지만 한 코알라는 나뭇잎을 오독오도독 씹으며 한창 먹방을 찍는 중이었다. 너무 맛있게 먹어서 나도 모르게 같이 나뭇잎 뜯어먹을 뻔. 반쯤 눈을 감고 나뭇잎 맛을 음미하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다. 



오스트레일리아 동물원 화식조



 코알라 옆 동네에는 호주와 뉴기니섬(New Guinea) 일부에서만 서식한다는 Cassowary, 한국어로는 '화식조'라 불리는 새가 살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타조와 비슷한 생김새에 화려한 얼굴색과 왕관 같은 머리 장식(?), 그리고 다소 위협적인 커다란 발톱이 인상적이었다. 보기 드문 푸른 얼굴과 머리 장식 덕분에 고풍스러운 느낌이 폴폴 나지만 사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새 중 하나라고. 저 두꺼운 발톱이 웬만한 동물의 살가죽은 거뜬히 가를만큼 강력하다고 한다. 혹시 호주 여행 중에 마주친다면 예쁘다고 다가가지 말고 조용히 자리를 피하는 것이 좋겠다.



오스트레일리아 동물원 딩고



 무더위에 제대로 뻗은 딩고(Dingo)들도 볼 수 있었다. 호주 길거리에 흔한 강아지가 왜 동물원에 있는가 했더니 일반 개와는 다른 개과의 동물이라고 한다. 외모만 봐서는 그냥 충성심 강한 누렁이 같은데.. 친숙한 외모 덕에 동물원에 놀러온 호주 꼬마 아이들한테 인기가 많았으나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개뻗어있던 딩고들. 



오스트레일리아 동물원 기린



 동물원 입구 주변을 꼼꼼히 둘러본 뒤 셔틀버스를 타고 동물원 가장 구석에 위치한 아프리카 지역으로 이동했다. 셔틀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진짜 아프리카 마냥 내리쬐는 햇볕에 놀라고 드넓게 펼쳐진 초원에 한 번 더 놀랐다. 이렇게 넓을 줄이야.. 사진은 가까워보이지만 실제로는 저~ 멀리에 있던 기린들. 드넓은 초원 한 가운데서 도란도란 다정하게 풀을 뜯는 엄마 기린과 아기 기린의 모습에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듯 했으나 따가운 햇빛 때문에 이내 자리를 옮겼다. 덕지덕지 바른 선크림이 땀과 함께 주륵주륵 흘러내려 온 몸은 끈적였고, 피부는 자외선에 무방비하게 노출되고 있었다. 얼굴이 늙는게 느껴질만큼 따가운 햇살.. 진짜 아프리카 같았다. 



오스트레일리아 동물원 자이언트 거북



 아프리카 지역에 오래 머무르다가는 급노화가 올 것 같아 기린만 살짝 보고 도망치듯 뛰쳐나왔다. 따가운 햇볕을 피해 향한 다음 목적지는 아프리카 구역 중심지에 위치한 Bindi's Island. 같은 아프리카 지역인데도 물 가운데에 있는 진짜 섬인데다 키 큰 나무들도 많아-=그늘이 많아- 기린이 있던 곳 보다는 훨씬 나았다.


 섬에서 가장 먼저 만난 동물 친구는 초거대 거북이! Aldabran Tortoise라 불리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거북이를 봤다. 멀리서 봤을 때 커다란 바위가 잔디 위에 놓여져있는 줄 알았는데 가까이서 보니 풀 뜯는 거북이.. 와, 정말 컸다. 또 세상에서 가장 오래사는 일곱 동물 중 하나로도 꼽힌단다. 200년이 넘게 사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저 '추정'일 뿐. 이를 관찰하는 사람들이 거북이보다 빨리 죽다 보니 정확하게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풀 뜯어먹는 거북이를 귀엽다며 관찰했지만 세상 산 경험으로는 3대 조상님 쯤 되는 거북이였을지도 모르겠다. -무례를 범했다면 죄송합니다. 거북님.-

 여기서 Tortoise와 Turtle의 차이를 배울 수 있었다. 둘 다 한국어로는 '거북'을 의미하지만 Tortoise는 사진 속 거대 거북이처럼 땅 위에서만 사는, 바위같은 거북이를 의미하며 Turtle은 포켓몬스터의 꼬부기처럼 주로 물에서 생활하는 귀여운 거북이를 의미한단다. -나님의 일반 상식이 +1 증가하였다.-



오스트레일리아 동물원 여우원숭이(Lemur)



 높은 나무들 아래 그늘진 산책로를 설렁설렁 걸으며 느린 템포로 섬을 한 바퀴 돌고있었다. 그 때 어디선가 기다란 얼룩 꼬리를 자랑하며 내 앞에 나타난 어딘가 익숙한 동물! 





 주황색으로 충혈된 눈동자와 긴 얼룩 꼬리가 인상적인 Lemur, 여우원숭이라는 한국 이름을 가진 동물이었다. 한국에서는 본 적 없는 이 친구가 왜 이렇게 익숙한가 했더니..



[출처] 네이버 영화 - 마다가스카2



 내가 좋아하는 만화영화 마다가스카 시리즈에 감초로 등장하는 바로 그! 그 친구였다. 영화 속에서의 이름은 '킹 줄리안'이라는데 검색하다 처음 알았다. 영화에서는 부하 괴롭히는 멍청하고 얄미운 애로 나오는데 실제로는 엄청 귀여웠다. 조금은 낯선 주황색 눈알이 좀 부담스럽긴 하지만.






 Bindi's Island 곳곳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Lemur, 여우원숭이를 만나볼 수 있었다. 귀엽긴한데 얘들이 사람을 경계해서 그런지 사육사들이 졸졸 쫓아다니며 1m 이내로 너무 가까이는 접근하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쓰담쓰담 해주고 싶었지만 동물들과 나의 안전을 위해 과감하게 패쓰.



오스트레일리아 동물원 캥거루



 길고 길었던 아프리카 구역에서 벗어나 동물원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라 불리는 Roo's Heaven에 들어섰다. Roo는 캥거루의 루로 말 그대로 캥거루 천국! 캥거루들을 보호하기 위해 세워진 거대한 이중 철문을 통과하니 푸른 잔디밭을 풀쩍풀쩍 뛰어다니는 캥거루들..이 아니라 더위에 지치고 사람들의 애정공세에 지쳐 쓰러진 캥거루들을 만날 수 있었다. 캥거루 천국이라 이름 붙여진만큼 많은 캥거루들이 있긴 했으나 하나 같이 다 반쯤 풀린 눈으로 드러누워 있어서 당황스러웠다. -죽은 줄..-



지친 캥거루와 함께



 *드림월드에서도 비슷한 공간에서 캥거루와 인증샷을 찍었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색다르게 남겨보고자 뻗은 캥거루 옆에 나도 같이 드러누웠다. 대체 얼마나 지쳤길래 사람이 옆에 같이 드러눕는데 미동도 없는건지.. 너무 생동감 없는 캥거루의 모습에 조금 실망스러웠다. 어쩌면 더위 때문이 아니라 나처럼 치근덕대며 사진 찍는 사람들 때문에 지쳤는지도 모르겠다. 뭔가 미안하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너랑 사진 안 찍으면 의미가 없을 것 같았다 캥거루야..



지친 캥거루와 함께 2



 빨간바지의 남자친구도 생기 없는 캥거루랑 찰칵. 캥거루야 제발 힘 좀 내보지 않으련..?





 이 날, 이 시간대 캥거루 천국의 모든 캥거루들은 다 이런 표정으로 넋을 놓고 있었다. 계속 보고있으니 표정이 참 웃기기도.. 부디 금방 생기를 되찾았길 바란다.





 캥거루 천국을 지나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코알라 천국! Koala Walk-through라 이름 지어진 곳에 들어섰다. 나무들이 울창한 이곳은 캥거루 천국처럼 코알라들이 자유롭게 생활하는 공간이었다. 역시나 대부분의 코알라들은 맘에 드는 나무를 꼭 끌어안고 잠을 자고 있었다.





 나무 위에서 잠을 청하는 코알라들은 대부분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귀여웠다. 하지만..





 그 중에 귀엽지 않은 코알라가.. 쌍커풀 수술을 했는지 눈꺼풀을 채 닫지 못하고 잠을 자는 코알라가 있었다. 정말 얘 때문에 동물원에서 배를 잡고 뒹굴었다.. 잠자는 거 하나로 이렇게 웃길수가. 남자친구랑 나랑 둘 다 정말 빵 터졌다. -앜ㅋㅋㅋㅋ 무슨 코알라가 이렇게 잠을 자는거짘ㅋㅋ 컄ㅋㅋㅋㅋㅋ-





 그리고 우리를 빵 터지게 만든 또 한 마리의 코알라. 동물원 문 닫는 시간이 다가와 출구로 향하는 길에 입구 근처에서 보았던 코알라 서식지에서 포스 넘치는 사장님 포즈로 잠을 자던 코알라를 발견했다. 지나가던 외국인들도 다 빵 터져서 사진 찍고 난리도 아니었다. 동물원 구경을 마치고 집에 가는 관람객들에게 잊지 못할 큰 웃음을 선사해준 코알라, 칭찬해~ -짝짝짝- 이 날 마지막으로 찍은 이 사진을 오스트레일리아 동물원에서의 베스트 포토로 선정!



 이 날 아쉽게도 시간과 체력이 부족해 동물원의 조류관을 둘러보지 못했다. 호주 대표 조류인 에뮤를 비롯한 예쁜 새들이 모여있는 곳이라는데.. 어쩌면 마지막일 수 있는 오스트레일리아 동물원에서의 하루를 누구보다 알차게 보내고 싶었지만 시간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아프리카 지역에서부터 내려올 때 동선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짰어야했다.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

 조류관을 의도치않게 패스한 것만 제외하면 정말 만족스러운 동물원에서의 하루였다. 너무너무 더웠지만 이 마저도 어느 정도는 용서가 될만큼! 그치만 다시 방문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절대 여름은 아닐 것이다.. 적당히 날이 좋은 봄이나 가을이 딱 좋을 것 같다.


 호주 최대 규모의 동물원, 오스트레일리아 동물원에서의 하루는 아마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영화 마다가스카의 여우원숭이와 손에 땀을 쥐게 하던 악어쇼, 이상한 자세로 잠을 자던 코알라들 덕분에 두고두고 꺼내볼 수 있는 좋은 추억이 될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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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
@darney.tra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