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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ISODE 14 -

알차게 보낸 오사카에서의 마지막 저녁




눈 깜짝할 새 찾아온 여행의 마지막 저녁.

끝을 향해 달려가는 여행의 시간을 어떻게든 붙잡고 늘어지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오사카를 싸돌아다녔다.



오사카 구로몬 시장오사카 구로몬 시장



*덴포잔에서 출발한 지하철에서 내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오사카의 부엌이라 불리는 구로몬 시장(黒門市場, 쿠로몬 시장).

저렴하고 맛 좋은 먹거리들이 많다기에 마지막 밤을 즐기기 위한 에너지를 충전할 곳으로 선택했다.



듣던대로 다양한 식료품을 파는 가게들과 먹거리를 파는 식당들이 정~말 많아서 고르기가 힘들었다.

유명한 맛집이라도 미리 알아보고 왔다면 좋았으련만..

'배고플 시간에 가면 뭔들 안 맛있겠냐'는 생각으로 온 우리는 그만 선택장애의 늪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오사카 구로몬 시장


오사카 구로몬 시장스시



그렇게 시장을 돌고 돌아 체력이 바닥날 때 쯤.

손님이 꽤 많았던 한 스시가게에서 스시세트를 구입함으로써 선택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기대한 것처럼 저렴하고 맛있긴 했으나, 정말 맛있는 스시였는지 아니면 배고프고 힘들어서 맛있게 느껴진건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바닥까지 떨어졌던 체력을 충전하는데는 성공!



오사카 카페



식사를 마치고 스타벅스를 닮은 한 카페에 들러 입가심을 한 후, 다시 도톤보리 강이 흐르는 오사카의 중심지로 향했다.



오사카 도톤보리 오사카 도톤보리



*여행 첫날부터 깊은 인상을 주었던 도톤보리 강 풍경. 

엊그제 처음 만난 이 풍경이 벌써 마지막이라니... 3박 4일의 짧은 여행이 더 짧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며칠 전 이곳에서 기념사진을 찍던 우리의 모습이 벌써 추억이 되어 새록새록 떠올랐다.



감상에 젖은 우리의 다음 목적지는 주유패스에 포함된 도톤보리 리버크루즈.

새로운 탈 것 위에서 강물을 따라 흐르며 이곳의 야경을 감상할 생각에 두근두근 설레어왔다. :D



오사카 도톤보리 리버크루즈오사카 도톤보리 리버크루즈



드디어 기대하던 도톤보리 리버크루즈에 탑승!

리버크루즈 가이드 분께서 친절하게 기념사진을 찍어주셔서 기분 좋게 출발할 수 있었다.



오사카 글리코상오사카 글리코상


오사카 돈키호테오사카 돈키호테



강 위를 잔잔하게 흐르는 배에 몸을 맡긴 채 올려다 본 오사카 풍경은 새삼 새롭게 느껴졌다.

오사카의 상징인 글리코상과 돈을 펑펑 쓰게 만드는 돈키호테부터 무심코 지나쳤던 사소한 풍경들까지.


무엇보다도 입담 좋은 가이드의 맛깔나는 설명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었다.

오사카에서 쓰는 사투리며 도톤보리 강의 깊이, 오사카 필수 먹거리 등등 귀를 쫑긋하게 만드는 재밌는 이야기들로 20분을 가득 채워주셨다.

특히 바깥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손인사를 하면 밥을 먹다가도, 연인과 이야기를 하다가도 같이 손을 흔들어 주는게 인상적이었다.

남자친구가 여기에 맛들려서 시도때도 없이 손을 흔드는 바람에 좀 창피하긴 했지만.


아무튼 참 재밌는 경험이었다.

오사카의 야경을 즐기는데는 이만한 게 없을 듯~



오사카 코코 이찌방야


오사카 코코 이찌방야오사카 코코 이찌방야



리버크루즈 탑승 후 코코 이찌방야(CoCo壱番屋)에 들러 한참 성장기인 남자친구의 허기를 채웠다.

소화력이 떨어지는 나는 가볍게 샐러드를 주문했는데 생각보다 푸짐하고 맛도 나쁘지 않았다.


사실 한국에서는 접하기 힘든 오사카 음식을 먹고 싶었는데 대부분의 식당이 너무 짠내(?)가 나서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다들 맛있다고 하는 일본 음식이 불행히도 내 입맛에는 잘 맞지 않았던 탓에.

-생각만해도 혀 끝이 따끔해지는 일본 특유의 간장 짠맛은 정말이지..-

이를 피하기 위해 선택한 -간장 없는- 카레는 한국에서 먹어본 익숙한 맛이었지만 뭐, 만족스러웠다.



천연온천 나니와노유[출처] 오사카 주유패스 홈페이지



간장을 피해다닌 마지막 밤의 마지막 목적지는 바로 여행의 피로를 싹~ 녹여줄 뜨끈뜨끈한 온천이었다.

주유패스에 포함된 온천 중 그나마 가장 가까운 천연온천 나니와노유(天然温泉 なにわの湯).


찾아가는 길이 조금 복잡했지만 몸을 지질 생각에 신나기만 했다.



천연온천 나니와노유



지도가 알려주는 방향으로 걷고 걸어 도착한 온천은 상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비쥬얼이었다.

천연온천이라는 말에 자연 속의 노천탕을 상상했는데 웬 고층빌딩이..?

잘못 찾아온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일본 빠찡코



설마하는 마음으로 들어선 건물엔 지독한 담배냄새로 가득한 빠찡코가 우리를 반겨주었다.

오, 신이시여



천연온천 나니와노유



하지만 다행히 잘못 찾아온 건 아니었다.

건물 꼭대기에 위치해 눈에 띄지 않았을 뿐!

빠찡코에 충격 받고 돌아갔다면 큰일날 뻔 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층에 내리니 담배냄새 대신 따뜻한 열기가 가득했다.

추억을 자극하는 목욕탕 냄새가 얼마나 반갑던지.



확실히 내가 상상했던 자연 느낌의 천연온천은 아니었다.

온천이라기 보다는 동네 대중 목욕탕에 가까운 느낌?

첫인상에 실망한 것도 잠시, 목욕탕 내부의 계단을 타고 올라가니 사진으로 보았던 노천탕이 눈 앞에 펼쳐졌다.


뜨끈뜨끈한 물 속에 몸을 담그고 얼굴로 쌀쌀한 가을 바람을 맞으며 밤하늘의 별을 보고 있으니 하루의 피로가 스르르 녹는 듯 했다.

이래서 사람들이 노천탕 노천탕 하는구나...

노곤함에 스르르 감기는 눈꺼풀을 붙들고 있는게 힘들었던 것만 빼면 진짜 최고였다..♥




이렇게 하루의 피로를 녹임으로써 오사카에서의 마지막 밤은 아주 완벽하게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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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
@darney.tra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