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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폭발 고생 폭발 베트남 여름휴가]

-EPISODE 01-

하이퐁 도착, 여름휴가 시작~ (부제: 비엣젯항공 후기)




 2개월 간의 인턴 생활-인턴만 벌써 몇 번째인지-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떠난 베트남으로의 여름휴가. 우리의 휴가 일정은 8월 22일 베트남 하이퐁으로 입국해 7일 뒤 29일 하노이에서 출국, 30일 아침 오전 서울에 도착하는 7박 9일의 꽤 긴 일정이었다.

 당시 신서유기4 베트남편을 보고 깟바섬(Cat ba Island)에 꽂혀서 조금은 생소한 하이퐁으로 입국을 하게 되었다. -하노이보다 하이퐁으로 입국하는게 훨씬 저렴하다.- 이번에 처음 이용해 본 비엣젯(Vietjet) 항공은 in/out 도시가 다를 경우 한 번에 결제가 되지 않는 관계로 편도로 두 번 예약해야했다. 따라서 카드 결제 수수료가 두 번 부과되는 출혈(?)이 발생했지만 그래도 나름 저렴하게 잘 산 것 같다. 1인 기준 하이퐁 입국 약 8만 원, 하노이 출국 14만 원. 총 22만 원에 베트남 왕복!



인천국제공항



 가성비 좋은 우리의 비행기는 이 날 가장 이른 비행기 중 하나였다. 아침 7시 이륙이 예정된 비행기에 안전하게 탑승하기 위해 우리가 선택한 것은 '인천공항 노숙'.

 전날 밤, 일주일 치 짐이 든 캐리어와 공항 노숙자의 필수템인 담요를 챙겨들고 공항에 도착해 자리를 잡았다. 휴가철이라 그랬는지는 몰라도 우리처럼 공항노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 자리 잡는데 애를 먹었다. 화장실 다녀온 사이 밤새 침대가 되어줄 의자 한 칸을 뺏기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추위-한여름에도 공항에서의 밤은 매우 추웠다.- 벌벌 떨며 잠에서 깨기도 했다. 아무튼 이 또한 다시는 해보고 싶지 않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아래는 경험자로서 공항노숙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께 드리는 조금의 팁!


1) 막차보다는 그 전 차를 탈 것. 대부분 공항노숙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막차를 타고 오기 때문에 자리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먼저 와서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를 추천. 

2) 가장 좋은 자리는 내가 탈 비행기의 수속 카운터가 보이면서 콘센트가 있는 자리. 경쟁이 치열해 일찍 와야한다.

3) 의자는 대부분 세 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세 칸을 다 차지해야 어떻게든 누워서 잘 수 있다. 모자, 손수건, 가방 등 모든 소지품을 동원해 자리를 사수하자.

4) 청소 중인 곳은 절대 피할 것! 매일 구역별로 돌아가며 새벽 청소가 이루어지는데 이 청소는 아침까지 끝나지 않는다. '청소 끝나면 가서 자리 맡아야지..' 하다가 해 뜬다.

5) 담요는 무조건 챙기는 것이 좋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한여름에도 인천공항의 새벽은 매우 춥다. 여행 출발 전에 병 걸리지 않으려면 꼭 챙기자.



비엣젯항공



 그렇게 공항노숙의 밤이 지나고.. 다음 날 아침 기다리던 여름휴가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밤새 딱딱한 공항 의자에서 뒤척이느라 지친 몸, 비행기에서 편히 기대어볼까 했는데..



비엣젯항공 내부너무 좁은 비엣젯항공 이코노미석..



 좁았다. 좁아도 너무 좁았다. 가난한 여행자로 살며 여태 여러 저가항공들을 경험해보았지만 이렇게 좁은 건 처음이었다. 자리 간격이 좁아 들어가서 앉는 것도 힘들고, 의자 폭이 좁아서 앉아있는 것 자체로도 힘들었다. 약 5시간의 비행동안 얼마나 답답하던지. 온 몸에 쥐 나는 줄 알았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저렴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비엣젯항공 하이퐁


비엣젯항공 하이퐁하늘에서 바라본 베트남



 이코노미 증후군을 일으키는 최악의 비행기 좌석임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금방 잠이 들었다. 공항노숙으로 몸이 피곤했기에 망정이지 집에서 잘 자고 나왔으면 비행 내내 잠도 못 자고 답답함에 몸부림 쳤을 것 같다. 


 꿈 속에서 미리 베트남을 여행하고 있을 때 쯤, 베트남 도착을 알리는 기장님의 방송에 눈을 떴다. 창 밖으로 보이는 익숙한 듯 낯선 풍경. 이제야 진짜 여름휴가가 시작되었다는 게 실감이 났다. 



비엣젯항공베트남 도착!



 조금 더 가까운 하늘에서 내려다 본 베트남은 그저 푸르렀다. 습습한 햇볕을 받는 드넓은 논밭과 그 주변에 옹기종기 모인 마을들이 인상 깊었다. 처음하는 동남아 여행, 처음 방문한 베트남은 하늘에서 보이는 모습부터 확실히 달랐다. 완전히 새로운 이곳에서는 완전 새롭고 재미난 일들이 마구마구 벌어질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하이퐁 깟비 국제공항하이퐁 깟비(Cat bi) 국제공항



 마침내 도착한 베트남 제일의 항구도시, 하이퐁의 깟비(Cat bi) 국제공항! 여행지로 유명하지 않은 곳이라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공항이 크고 깔끔해서 놀랐다. 그리고 미칠듯한 습기와 더위에 한 번 더 놀랐다. 공항 도착하자마자 이렇게 더우면 대체... 



하이퐁 입국수속



 베트남의 입국 수속은 공산주의 국가답게 제복을 입은 공안들이 담당하고 있었다. 뭔가 뉴스에서 북한 얘기가 나올 때 쓰이는 자료화면에서나 보던 공안들을 실제로 보니 조금 무서웠다. 언제나 떨리는 입국수속이지만 이 날은 유독 더 떨리고 긴장이 됐던 것 같다. 다행히 문제없이 통과! 겉으로 느껴지는 이미지는 무서웠지만 입국수속은 덜 까다로운 편이었다. 



하이퐁 공항 유일(?)의 환전소



 공항에서 나와 가장 먼저 공항 출구에 위치한 카페에서 환전을 했다. 숙소까지 택시를 타고 가려면 베트남 동(VND)이 필요한데, 가진 돈은 미국 달러 뿐. 베트남에 갈 때는 달러만 있으면 된다기에 한국에서 달러로만 바꿔왔는데 웬걸, 하이퐁 공항에는 환전소가 없었다. 환전해주는 은행은 공항 필수요소인 줄로만 알았거늘.

 예상치 못한 전개에 당황했지만 용기를 내어 무섭게 생긴 공안에게 질문을 함으로써 출구 앞 카페에서 환전을 해준다는 정보를 얻어냈다. 이런 식으로 영업을 많이 하는지 공안이 직접 카페 직원들에게 소리를 지르며 '얘네들 환전한대!'라고 동네방네 소문을 내주었다. 베트남 말이어서 뭐라고 하는지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뭔가 우리를 호구(...)로 생각한다는 게 강하게 느껴졌다. '얘네들 여행 왔어. 달러 있대. 부자야.' 대충 이런 느낌?


 호구가 되리라는걸 알면서도 우리에게는 선택권이 없었다. 여길 벗어나려면 택시를 타야하는데 수중에 있는 건 달러 뿐이고, 그렇다고 여행객들에게 사기치는 걸로 유명한 택시 기사를 믿을 수도 없고... 결국 우리는 하이퐁 공항 출구에 있는 이 카페에서 100달러(한화 약 10만 원)를 베트남 돈 210만 동과 교환하였다. 이후 7박 9일 베트남을 여행하면서 여러 곳에서 환전을 하며 여기가 환율이 가장 낮았음을-우리가 진정 호구였음을- 알게 되었다. -하이퐁/하노이 시내 호텔에서는 대부분 100달러를 220만 동으로, 하노이 시내 금은방/여행회사 등에서는 220만+α 동으로 교환해준다. 2017년 8월 기준- 

 아무튼 덕분에 우리는 여행을 시작도 하기 전에 무려 10만 동-약 5천 원. 베트남에서는 쌀국수가 다섯 그릇-이나 손해를 보게 되었다. 또르르... 하이퐁으로 입국을 계획하고 있다면 한국에서 소액을 베트남 동으로 환전해가거나 소액권 달러-10달러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택시비 정도만!-를 챙겨가길 추천한다.



베트남 하이퐁베트남 하이퐁



 어렵게 환전을 하고나니 어느새 택시 호객 아저씨가 우리 옆에 달라 붙었다. 역시 아까 그 공안이 소리친게 '여기 호구 추가요!' 하는 외침이었던 것이 분명하다.. 이전의 여행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에 정신력을 잃은 우리는 홀린 듯이 호객 아저씨를 따라가게 되었다. 호텔 주소를 보여주자 다짜고짜 15만 동을 외치기에 너무 비싸다며 12만 동으로 깎았는데.. 알고보니 이마저도 비싼 금액이었다. 뒤늦게 다른 블로그에서 후기를 읽어봤자 뭐하나 이미 지불해버린 것을..

 하이퐁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택시로 약 15분 정도가 소요되는데 이 때 가격은 일반적으로 8만~10만 동 정도라고 한다. 베트남에서는 흥정만이 살길이니 꼭 알아두시길. 우리같은 피해자-=호구-가 또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흑흑-



 귓가를 윙윙거리는 한 마리의 모기와 함께 탄 택시에서 바라본 베트남, 하이퐁은 무법지대처럼 느껴졌다. 있으나마나인 신호등과 차선, 뒷자리에 탄 나를 보며 높은 속도로 달려오는 오토바이, 끊이지 않는 자동차 크락션 소리.. 환전과 택시 흥정으로 흔들리던 멘탈이 완전히 붕괴되는 순간이었다. 여행자들의 천국이라던 동남아는 원래 이런 곳인건가, 내가 아직 초보 여행자라 이상하게 느끼는건가? 길거리에 뒤엉킨 차량들만큼 생각이 복잡해졌다.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택시기사 아저씨는 엉킨 길을 빵빵! 우렁차게 뚫으며 목적지인 호텔에 우리를 내려주었다. 어쩐지 정신없는 베트남에서의 여름휴가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과연 이번 휴가가 우리에게 휴(休)가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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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보자 베트남 놀아보자 베트남 | 2017.08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댓글,

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
@darney.tra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