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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지기들과 기타큐슈로 떠난 쩐다투어]

-EPISODE 13-

폭풍쇼핑! 고쿠라(小倉駅)를 털어보자 (부제: 엔화털이)

 

 

 

 비 내리는 여행 2일차의 오후, 우리는 시모노세키를 벗어나 기타큐슈의 중심지인 고쿠라(小倉駅)로 향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쇼핑'을 하러 고쿠라에 갔다.

 

 

여행 전 계획세우기
여행 전 계획세우기: 구글지도에 가고싶은 곳 점 찍기

 

 

 여행 전 우리는 계획을 함께 세우기 위해 구글 공유지도를 활용했다. 각자 틈틈이 기타큐슈 여행을 알아보다 가고 싶은 곳이 생기면 간단한 설명을 곁들여 지도에 표시해두기로 약속한 것이다. 하지만 대학교의 조별과제가 그렇듯(?) '기타큐슈 여행 지도 만들기'에는 대장인 나와 시간 많은 강백수씨만이 참여하였다. 이 과정에서 실시간으로 지도 위에 찍혀져 가는 점들을 보며 친구 강백수씨의 여행 목적을 파악하게 되었다. "통장으로 텅~장 만들기"

 

 

고쿠라 프랑프랑(Francfranc)
고쿠라 프랑프랑(Francfranc) 매장

 

 

 어제 쌓인 피로와 궂은 날씨로 아침부터 지쳐있던 친구들은 고쿠라역에 도착해 연결되어 있는 쇼핑센터로 진입하자마자 물 만난 물고기 마냥 생기를 되찾았다. 그렇게나 노래를 부르던 프랑프랑(Francfranc)에서 애타게 찾던 토끼주걱을 장바구니에 담는 친구들의 표정이 아직도 생각 날 정도다. 

 

 

고쿠라 프랑프랑(Francfranc)
프랑프랑의 크리스마스 소품

 

고쿠라 프랑프랑(Francfranc)
프랑프랑의 크리스마스 소품

 

 

 집에서 밥을 안 해먹어서-게으른 자취생- 얼마 전 밥통을 중고로 팔아넘긴 나는 토끼주걱이나 미키마우스 밥그릇 따위가 필요없어 여유롭게 매장을 돌며 구경했다. 여행 당시는 10월 말, 크리스마스까지 꽤 오랜 시간이 남아있었지만 크리스마스 시즌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어 눈길이 갔다.

 

 

고쿠라 프랑프랑(Francfranc)
프랑프랑에서 담아온 귀여운 소품

 

 

 한참 망설이다가 그 중에서도 가장 눈길이 가고 그러면서도 저렴한-중요포인트- 크리스마스 소품 하나를 소심하게 결제했다. 원체 쇼핑에 큰 흥미가 없는지라 여행 다니면서 기념품도 잘 사지 않는 편인데 친구들이 옆에서 '이거 사야돼, 저것도 사야돼!' 하니 괜히 나도 하나 사야할 것 같았다. 예상치 못한 지출이긴 했지만 지금까지도 자취방 인테리어에 크게 한 몫하고 있으니 꽤 현명한(?) 소비였다고 생각한다.

 

 

고쿠라 프랑프랑(Francfranc)
프랑프랑에서 만난 내 친구

 

 

 기대했던 프랑프랑 쇼핑을 만족스럽게 마친 뒤 우리는 다음 엔화털이 목적지(?)로 향했다. 사진은 프랑프랑에서 만났던 내 친구 꿀꿀이. -묘한 동질감..-

 다음 목적지는 프랑프랑과 같은 아뮤 플라자(Amu Plaza) 내에 있는 LUSH(러쉬) 매장이었다. 한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곳이지만 일본이 훨씬 저렴했다. 우리는 이곳에서 조개굴씨가 강력 추천한 슈렉팩 -사이좋게- 하나씩과 더불어 각자 필요한 것들을 구입한 다음, 야무지게 텍스 리펀까지 받고 쇼핑센터를 빠져나왔다. 저렴하게 아주 잘~ 샀다!

 

 

비 내리는 고쿠라

 

 

 강백수씨가 열심히 작성한 리스트의 겨우 두 군데만을 돌았을 뿐인데 다들 양손에 짐이 가득이었다. 내가 크리스마스 소품 하나와 팩 하나를 사는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그래도 다들 돈 쓴만큼 만족스러운 얼굴이어서 다행이었다. 돈 썼는데 불만족스러운 것처럼 기분 나쁜 일은 없으니까.

 

 우리는 다가오는 또다른 폭풍쇼핑을 위해 고쿠라역 물품보관함에 비닐봉다리를 고이 모셔두고 두 손 가벼이 밖으로 나왔다. 여전히 비는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고, 사야할 것은 많았다.

 

 

고쿠라 드럭스토어
고쿠라 드럭스토어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일본여행의 필수코스인 드럭스토어였다. 뼛속까지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파스부터 핑크핑크한 화장품까지. 없는 게 없는 일본의 드럭스토어는 언제 가도 재밌는 곳이다.

 


 

 

고쿠라 드럭스토어

 

고쿠라 드럭스토어
저렴한 파스를 찾아라!

 

 

 동전파스의 대체불가한 시원함-또는 짜릿함?-을 체험해 본 사람으로서 이건 꼭 사야겠다는 의지(?)로 상점가의 들락날락하며 저렴한 동전파스를 찾아다녔다. 언제나 그렇듯이 사고 나면 더 저렴한 가게가 나타나곤 하지만.. 뭐 나름 만족스러운 가격으로 잘 샀다. 대량 구입하는 친구들의 장바구니에 끼워넣기 해서 똑똑하게 텍스 리펀도 받을 수 있었다.

 

 

고쿠라 드럭스토어

 

 

 내가 파스에 빠져있을 때 조개굴씨는 2층의 색조화장품 매대 앞을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모든 제품들을 다 테스트 해볼 기세로 손등에 발라보기를 반복했지만 안타깝게도 조개굴씨의 마음에 드는 상품은 없었다. 저렴한 가격으로 모든 블러셔를 쓸어오겠다던 코덕 조개굴씨의 꿈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토닥토닥..

 

 

고쿠라 드럭스토어
효소파우더클렌저 수이사이(suisai)

 

 

 여기서 나는 동전파스 외에 '효소파우더클렌저'라는 수이사이(suisai) 세안제를 구입했다. 얘는 요즘 일본에 가면 꼭 사와야 한다는 가루클렌저. 최근에는 올리브영 같은 한국 드럭스토어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지난 번에 남자친구가 사다줘서 처음 써봤는데 하나하나 큐브로 포장되어 있어서 여행 다닐 때 챙기기 편하고 좋았다. 씻기는 느낌도 좋아서 일본에 간 김에 한 상자 더 데리고 왔다. 양에 비해 가격은 좀 비싼 편이지만-한 통에 1,700엔으로 한화 약 16,000원 정도-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

 

 

지브리 캐릭터샵
토토로!

 

 

 드럭스토어 쇼핑을 마치고 상점가를 돌아다니다가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 토토로를 만나 그만 눈이 뒤집히고 말았다. 홀린 듯 건물 2층의 작은 캐릭터샵으로 올라갔는데, 웬걸!

 

 

지브리 캐릭터샵
신상품! 폼포코 너구리 피규어

 

 

 지브리 캐릭터들이 모두 모여있는 아주아주 바람직한 캐릭터샵이었다. 토토로는 물론이고 라퓨타 캐릭터, 폼포코 너구리, 가오나시 등.. 지브리 애니메이션 덕후인 나에게는 천국과 같았다. 마음 같아서는 오르골이며 장식품이며 눈에 보이는대로 다 가방에 담아오고 싶었지만 비싼 가격에 놀라 마음에만 담아왔다..  그래도 기념품으로 하나 정도는 사고 싶어서 토토로가 달린 5천 원짜리 귀이개를 소심하게 구입했다. 집에 가서 153번 째 토토로를 시청하며 시원하게 귀나 파야지.

 대장인 나를 따라 어쩔 수 없이 가게에 들어온 친구들도 다행히 귀여운 캐릭터들로 가득한 이곳을 마음에 들어했다. 최근 아주 귀여운 조카가 생긴 윤공무원씨는 큰 맘 먹고-그토록 원하던 면세품도 포기해가며- 엔화를 싹싹 긁어 아가용 토토로 가방을 구입했다. 아직은 갓난아가인 조카 꼬부기가 얼른 커서 고모가 사다준 토토로 가방 메고 아장아장 걸어다녔으면 좋겠다. :)

 

 

챠챠타운 고쿠라
챠챠타운 유니클로

 

 

 그 후로도 우리의 쇼핑은 끝나지 않았다... 고쿠라에 오면 꼭 보고 간다는 고쿠라성도, 그 주변의 예쁜 정원도, 신사도 모두 생략한 채 오로지 쇼핑에만 집중했다. 빠져나올 수 없는 늪과 같았다. 쇼핑의 늪.. 

 

 

챠챠타운 고쿠라
마지막 만찬에 곁들인 복숭아 칵테일

 

 

 저녁 때는 유니클로가 있다는 챠챠타운(チャチャタウン小倉)에 들렀는데, 유니클로보다 KALDI(칼디, 카루디)라는 수입식료품 매장이 더 흥미로웠다. 할로윈 기념 드립커피와 같은 다양한 종류의 커피와 한국에서 보지 못했던 해외 식료품들을 구경하는게 재미있었다. 매장 곳곳에서 보이는 한국 제품들은 반가웠고, 익숙한 수입식료품들은 한국에서보다 저렴한 가격이어서 구매욕구가 마구 샘솟기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건 위 사진 속의 복숭아맛 무알콜 칵테일(?). 이 날 우리는 쇼핑이 끝나고 난 뒤 *숙소에서 각종 *편의점 음식들, 그리고 바다 건너 이탈리아에서 온 칵테일을 마시며 아쉬운 여행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일본 쇼핑떼샷
강백수씨의 일본 쇼핑떼샷

 

 

 다음 날 아침 일찍 귀국 비행기를 타야했기에 사실상 여행의 마지막 날이었던 이 날, 우리는 진짜 '폭풍쇼핑'을 했다. 이 날의 마지막 목적지이자 하이라이트였던 돈키호테에서는 무려 3시간..이 넘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 때 나는 너무 지쳐서 사진도 못 찍고 빨리 이 쇼핑지옥(..)이 끝나기만을 바랐던 것 같다. 돈키호테를 너무 돌아다녀서 어디에 뭐가 있는지 외우는 경지에 다다라 친구들이 쇼핑하다가 나를 만나면 '이거 어딨어?'라고 물을 정도였다.

 

 쇼핑을 별로 안 좋아하는 나에게는 *3만 보를 걷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든 하루였다. 그래도 친구들이 일본에 다시는 오지 않을 것처럼 장바구니를 채우며 즐거워했으니 조.. 좋다.. -하하- 근데 진짜 아이러니한 건 막상 집에 돌아와서 뜯어보니 산 게 별로 없다는 것이다. -위 사진의 쇼핑떼샷이 우리 중 가장 쇼핑의지가 넘쳤던 강백수씨의 것인데 생각보다 빈약한 것을 볼 수 있다.- 분명 팔이 아플 정도로 무거운 봉투를 들고 다니느라 고생했는데 다 어디로 간건지. 그래서 다들 집에 돌아온 후 '더 살 걸 그랬어'라며 후회하기도 했다. -다음에는 밤샘쇼핑 각?..-

 

 친구들과 함께한 첫 해외여행, 첫 해외쇼핑. 두번째 해외여행은 얼른 다가왔으면 싶지만 두번째 해외쇼핑은.. 글쎄, 좀 고려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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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
@darney.tra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