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깟바 여행: 뜻밖의 공포 체험.. 깟바 트룽 트랑 동굴(Trung Trang Cave)


[땀 폭발 고생 폭발 베트남 여름휴가]

-EPISODE 09-

뜻밖의 공포 체험.. 깟바 트룽 트랑 동굴(Trung Trang Cave)




 깟바의 트룽 트랑 동굴(Trung Trang Cave)*깟바 국립공원(Cat Ba National Park)으로부터 약 1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천연 석회암 동굴이다. 깟바 국립공원에서 걸어갈 수 있을만큼 가깝고, 또 추가 입장료 없이 국립공원 입장권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지만 역사적 의의가 있는 *동굴병원에 밀려서인지(?) 아직은 조금 덜 알려진 곳이다.



깟바 트룽 트랑 동굴(Trung Trang Cave) 입구깟바 트룽 트랑 동굴(Trung Trang Cave) 대문



 나 역시 트룽 트랑 동굴에 대해 이전에 들은 바가 없었기에 계획된 방문은 아니었다. "이 입장권으로 트룽 트랑 동굴 무료 입장할 수 있다."는 *깟바 국립공원 매표소 아저씨의 말에 즉흥적으로 들르게 된 곳. *오토바이도 있고 어차피 돌아가는 길목에 있는 '시원한' 동굴이라기에 가보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깟바 트룽 트랑 동굴(Trung Trang Cave)동굴 대문을 지나 입구로 가는 길



 동굴 입구에 도착했을 때 첫 느낌은 굉장히 좋았다. 표 검사하는 직원분도 친절했고, 반듯하게 세워진 대문(?)도 마음에 들었다. 아무런 정보 없이 방문한 곳이라 더욱 어떤 동굴일지 궁금하고 기대가 됐다. 또 동굴 안은 이 땀나는 더위로부터 잠시나마 피할 수 있는 좋은 피서지일 것 같았다.



깟바 트룽 트랑 동굴(Trung Trang Cave)


깟바 트룽 트랑 동굴(Trung Trang Cave)계단의 연속



 하지만 대문을 지난 우리 앞에는 시원한 동굴이 아닌 더 땀 빠지게 만드는 언덕과 계단이 이어졌다. '동굴'이라기에 당연히 지하로 내려갈 줄 알았는데.. 이는 동굴에 대한 편견이었던 것이다. 트룽 트랑 동굴의 진짜 입구-대문 말고-는 저 멀리서도 보일만큼 산 높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이렇게 높은 곳에 동굴 구멍을 뚫어놓은 자연에 한 번 감탄하고, 이런 동굴을 찾아낸 인간의 능력에 또 한 번 감탄했다. 옛날에는 드론도 없었을텐데 대체 어떻게 찾은걸까. 진짜 신기할 따름이다.



깟바 트룽 트랑 동굴(Trung Trang Cave)동굴신에게 기도



 한참 계단을 오르고 올라 드디어! 트룽 트랑 동굴에 들어왔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동굴 입구에 작게 차려진 기도 공간(?) -이런 공간을 어떤 단어로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다.- 깜깜한 동굴 안에서 유일하게 환한 빛을 밝히고 있는 이 공간은 자연스레 눈길을 끌었다. 상 위에는 비교적 최근에 다녀간 사람들이 올려놓은 지폐가 가지런히 놓여져 있었고, 바닥에는 동굴 습기를 머금고 축축해진 오래된 지폐 더미가 놓여있었다. 아마 동굴에 사는 동굴신이 마을을 지켜준다고 믿는 마을사람들이 와서 신께 기도를 올리고 재물을 바치는 공간이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깟바 트룽 트랑 동굴(Trung Trang Cave)무서워지기 시작



 그리고 본격적으로 시작된 공포체험......





깟바 트룽 트랑 동굴(Trung Trang Cave)


무서워도 ㅂ..브..이ㅣ...



 입구에 들어설 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이 동굴이 이렇게 크고, 조용하고, 깜깜하고, 사람 하나 없는 곳일 줄은.. 

 입구에 많던 조명은 어느새 그 수가 줄어 우리는 휴대폰 후레쉬에 의존해 걸어야했다. 얼마나 걸어왔는지, 앞으로 얼마나 더 가야하는지 알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길을 안내해주는 화살표도 없어 그저 빛이 새어들어오는 '길처럼 보이는' 곳으로 발을 내딛을 뿐이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엄청난 공포감이 두근두근 다가왔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시원하게 느껴졌던 동굴 안의 공기가 서늘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건 롤러코스터를 타거나 공포영화를 볼 때와는 다른 공포감이었다. 여기서 길을 잃으면 진짜 죽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동굴 안에서 찍은 기념사진이 마지막 사진이 되지 않아 참 다행이다.-



깟바 트룽 트랑 동굴(Trung Trang Cave)석회암 종유석



 조명은 색깔이나 모양이 특이하거나, 거대한 석순/종유석 주변에만 간간히 설치되어 있었다. 위 사진만 보면 길도 잘 닦여있고 조명도 꽤 괜찮은 동굴 같지만 실제로는 저런 구간이 많지 않았다. 어느 구간에서는 갑자기 천장이 확 낮아져 미끄러운 바닥을 오리걸음으로 지나가야만 했다. 세상 조용하고 깜깜한 곳에서 휴대폰 후레쉬만 믿고 오리걸음을 했던 그 때 그 순간의 공포를 나는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깟바 트룽 트랑 동굴(Trung Trang Cave)빛이 보이던 순간!



 지금은 이렇게 덤덤하게 글을 쓰고 있지만 당시에는 정말 너무너무 무서워서 쿵쾅대는 심장을 부여잡고 빠른 걸음으로 동굴 출구만 찾아댔다. 위 사진도 다 정신줄이 살아있던 초반에나 찍었지 어느 시점 후로는 사진이고 뭐고 살아서 나가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마침내 동굴 끝에서 새어나오는 햇빛을 발견했을 때의 그 기쁨이란.. 정말 눈물날 뻔 했다. -따흑..-



깟바 트룽 트랑 동굴(Trung Trang Cave)동굴신님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밖에 나와 시간을 보니 대충 동굴 안에서 20분 쯤을 보낸 것 같았다. 동굴을 다 둘러보는데 20분 정도가 걸린다는걸 미리 알았더라면, 동굴에 조금만 더 많은 조명이 설치되어 있었더라면, 우리 같은 여행객을 한 명이라도 만났더라면 좋았을텐데. 공포감 때문에 트룽 트랑 동굴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여유롭게 석순이랑 종유석 구경하기엔 너무 무서웠다. 너무너무..



깟바 트룽 트랑 동굴(Trung Trang Cave)



 동굴의 출구는 입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주차해 둔 오토바이를 타기 위해서 한참을 또 걸어가야했다. 가만히 있어도 땀나는 더위에 햇빛 맞으며 걷는 것은 꽤나 힘들었지만, 이렇게 바깥 공기를 마시며 걸을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방탈출 보다 100배는 더 짜릿(?)했던 베트남 동굴탈출. 2천 년이 넘는 시간동안 자연이 빚어낸 아름답고 의미있는 동굴이라지만 두 번은 가고 싶지 않다. 담력테스트 할 게 아니라면 단체로 가거나 여행 성수기에 다른 여행객들과 함께하기를 추천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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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