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폭발 고생 폭발 베트남 여름휴가]

-EPISODE 22-

베트남 모기랑 맞짱 뜨다 응급실 간 이야기




 이 바보야 진짜 아니야아~ 그 옛날의 띵곡 izi의 '응급실' 노래 가사처럼 정말 아니고 싶은 해외여행에서의 응급실 경험 그 두번째... 

 -[참고] 첫번째는 *프랑스에서의 응급실행. 저승사자랑 하이파이브 하고 가까스로 돌아온(?) 잊지 못할 경험-



깟바 국립공원



 하마터면 큰일날 뻔 했던 베트남에서의 응급실행은 축축하게 젖은 *깟바 국립공원의 등산길을 굳이, 애써 오른 것이 원인이었다. 안 그래도 벌레 많은 산을, 그리고 마침 빗물에 잠자던 벌레마저 깨어난 그 날.. 우리는 예상치 못한 산벌레들의 습격에 꼭대기는 커녕 십 여분도 채 오르지 못하고 내려와야만 했다. 깟바 국립공원의 벌레들 사이에서 순식간에 맛집으로 소문이 난 우리의 다리는 퉁퉁 부어올랐고 하루종일 무~진장 가려웠더랬다. 가려움에 괴로웠지만 벌레 물린게 뭐 얼마나 위험하겠냐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 부어오르는걸 보면서 점점 겁이 나기 시작했다.



벌레 뜯긴 남자친구의 다리


더 심각한 내 다리



 남자친구의 다리도, 내 다리도 정말 가관이었다. 반바지를 입고 다니는게 민망할 정도로 온 다리가 얼룩덜룩 빨간 자국들로 뒤덮혀있었다. 또 대낮에 싸돌아다닐 때는 잘 몰랐는데 개운하게 씻고 잠자리에 누우니 은근하게 간질간질한 것이 피곤한 나를 짜증나게 했다. 그나마 정신이 있을 때는 가려운 걸 어떻게 참았는데 잠결에 피가 날 정도로 아주 벅벅 긁어댔던 것 같다. 덕분에 그 다음날 더 부어오른 다리를 보고.. 뜨악.. 경악... 



베트남 약국에서 구입한 연고



 이대로 두면 안 될 것 같아 아침에 집을 나서자마자 보이는 약국에서 모기약을 하나 구입했다. 말이 통하지 않는 베트남 약국에서 온 몸으로 '가려워!!!'를 표현해 겨우 얻어낸 연고-한화 1,900원-.



정성스레 연고를 발라봅니다.



 멀리서보면 다리 밖에 안 보일 정도로 시뻘겋게 퉁퉁 부어올라 이 날은 과감하게 반바지를 포기하고 긴바지를 입었다. 새로 산 연고를 듬뿍듬뿍 바르고 긴바지로 덮어 놓으면 괜찮아질 줄 알았다.





베트남 하노이 빈맥 국제병원(Vinmec)



 하지만 현실은.. 응급실행..


 연고를 바르면 나아질 줄 알았던 모기 물린 자국은 시간이 갈수록 더 부어올랐다. 너무 부어서 다리의 살이 팽창하는게 거슬리게 느껴질 정도였다. 게다가 다리에서 열까지 나기 시작했다. 보통 모기에 물린 게 아닌 것 같았다. 이쯤되니 불안감이 커지면서 별별 생각이 다 들기 시작했다. 말라리아나 뇌염 같은 위험한 병을 가진 모기는 아니었을까.. 당장 해독(?)이 필요한게 아닐까.. 아니 어쩌면 이미 늦었을지도 몰라 (ㅜㅜ)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택시를 잡고 하노이에서 가장 시설이 좋다고 알려진 국제병원, 빈맥 병원(VINMEC International Hospital)으로 향했다. 불안함에 잠도 못자고 괴로워하느니 병원에 가서 모기가 내 몸에 무슨 짓을 한건지 시원하게 듣는게 나을 것 같았다.

 


새하얀 병원 냄새 풍기는 응급실



 알려진대로 빈맥 병원은 최신 시설을 갖춘 종합병원이었다. 그치만 여느 병원과 마찬가지로 주말 밤에는 정상 진료를 하지 않았고... 그렇게 나는 모기 때문에 대형병원의 응급실을 찾아가게 되었다.



다리가 퉁퉁



 의사소통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국제병원이라 의사 선생님들이 내 꾸진 영어를 찰떡같이 알아들어주셨다. -일반 진료 시간에는 한국어 통역도 가능하다고 한다.- 또 다들 생글생글 웃으면서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죽으면 어쩌나 불안해하던 내 마음도 금세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베트남 응급실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침대. 응급실 침대..


베트남 응급실주사 싫어요오오오



 혹시 몰라 피검사를 비롯한 이런저런 검사를 했는데 다행히도 다 정상이었다. 의사선생님 말에 의하면 처음 경험해보는 외국 모기의 공격이라 면역력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고. 처방해주는 약 먹고, 연고도 바르고 푹 쉬면 금방 괜찮아질거라 하셨다. 

 ....아휴, 살았다. 다시는 해외 나가서 처음보는 벌레랑 맞짱 뜨지 말아야지.



친절한 베트남 의사샘이 건네준 처방전



 이 날 응급실 비용은 카드 환전 수수료를 포함해 15만 원 정도가 청구되었다. 주말 밤 방문한 응급실에서 피검사까지 한 것 치고는 저렴했지만 베트남의 물가를 생각해보면 적지 않은 비용이었다. -베트남에서 일반적인 2천 원짜리 쌀국수를 75그릇이나 먹을 수 있는 금액!- 다행히 여행자보험을 들고 가서 내가 실제로 부담한 금액은 정확히 1,876원. 쌀국수 74그릇을 보험회사에서 사준 셈이다. -여러분 여행자보험 꼭 들고 놀러가세요!-


 다음날, 의사선생님 말대로 약 먹고, 연고 바르고 푸욱~ 자고 일어나니 부기가 많이 가라앉아 있었다. 며칠 후에는 일반 모기 물린 자국 정도로 사이즈가 줄었고 이제는 흉터도 전혀 남지 않았다. 말라리아나 뇌염 같은건 왜 걱정한거지.. ^_^;

 아무튼 외국 모기와의 전투에서 죽지 않고 살아 돌아왔으니 그걸로 됐다. 앞으로 더운 날씨에, 특히 비 내리고 습한 날 산이나 공원에 갈 때는 꼭 긴팔/긴바지를 입고 벌레퇴치제까지 완벽 장착한 후에 길을 나서야겠다.







알아보자 베트남 놀아보자 베트남 | 2017.08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댓글, 6

  • profile
     댓글  수정/삭제 deadhorse
    2019.10.10 18:12

    잘 읽었습니다. 피부에 와닿는 경험담을 공유해주셔서 감사드려요~

  • profile
     댓글  수정/삭제 벳남모기
    2019.10.10 22:07

    이정도면 일부러 병원투어가는줄알겟어요

  • profile
     댓글  수정/삭제 너무해
    2019.10.10 23:50

    모기물러 병원가신건데 보험처리가 되나요? 보험사 비용이 아니라 내가 낸 보험료 같은데...

    •  수정/삭제 Darney
      2019.10.11 08:36 신고

      여행가기 전에 만원짜리 여행자보험 들고 갔습니다 ㅎㅎ
      현장에서 병원비는 제가 결제하고 귀국 후 보험사에 청구해서 다 받았네요~

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