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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ISODE 11 - 

윙크의 나라 이탈리아




여행하기 전 '이탈리아에 간다'고 하면 다들

"이탈리아에 있으면서 남자들의 작업(?) 한 번 안 당해보면 여자가 아니래" 라고 말했다.


다행히도 여자여서(?).. 이태리 남자는 아니지만 이태리 남자 같이 생긴 *레바논 아저씨한테 고백도 받아보고

무엇보다 정말 다양한 종류의 윙크를 받았다.



로마 테르미니역



여행의 시작점이자 첫 목적지였던 로마에서는 시작부터가 문화충격의 컬쳐쇼크였다.

물 사려고 들어간 테르미니역 안의 마트에서 연속으로 윙크를 맞고 더블쇼크


들어가자마자 눈이 마주친 카운터의 아저씨는 표정 변화 하나 없이 한 쪽 눈을 감았다 떴고

잘못 봤겠지 생각하던 찰나에 매장 청소하던 알바생도 똑같은 행동을 했다.

이태리는 이런 나라구나... 하는걸 여행 첫 날, 아침 일찍 들른 마트에서부터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마트를 시작으로 이탈리아에 있는 열흘동안 평생 받을 윙크는 다 받은 것 같다.

샌드위치 가게 주인 아저씨는 물론이고,





길거리에서도 물론이고.


심지어는 길거리에서 차가 빵빵하길래 돌아봤더니 운전하는 아저씨가 창문 열고 윙크를 날리는 경우도 있었다.

아저씨는 윙크만을 남기고 쿨하게 쌩- 사라져 버리고.

정말 놀라운 문화인 것 같다.. -무한 윙크의 늪-





이태리 여행 3일 쯤부터는 이 윙크 문화(?)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마트, 샌드위치 가게를 비롯한 바쁘지 않고 한적한 가게의 남자 사장님들에게 윙크란 그냥 여손님들에게 하는 'Hi' 같은 것이었다.

-나중에는 윙크 안 해주면 좀 섭섭하기도 했다. 익숙함이란 무서운 것-





한 번은 지하철의 소매치기 느낌의 노숙자에게도 윙크를 받았다.

-이것도 어쩌면 여손님에 대한 인사였을지 모른다. 윙크 받고 내 가방을 꼭 끌어안았지...-

윙크에 어느 정도 면역이 된 상태였지만 역시 몇몇 윙크는 기분이 나빴다.



포폴로 광장



지금 생각해보면 참 바보 같게도 여행 초반의 순진했던 나는 친절하게 말을 걸어오는 이태리 아저씨를 따라간 적이 있다.

그 아저씨는 야경이 정말 멋진 곳이 있다며 포폴로 광장으로 날 데려갔는데, 

자꾸 구석진 곳으로 끌고 가려고 해서 그제서야 바쁘다며 도망치듯 숙소로 돌아갔다.

사람 많은 광장이어서 참 다행이었지... 안 그랬음 무슨 일을 겪었을지.. -살아있어 참 다행이다-


그래도 큰 일을 겪지 않았고, 포폴로 광장에 대한 현지인의 이야기도 어느 정도 들을 수 있었다. -무한 긍정의 자세!-

그 아저씨가 말하길 이 광장은 완벽한 대칭이라고.. -여기 봐라 저기 봐라, 하며 엄청 알려줬었는데 자세히 기억은 안 난다. 영어가 원래 그렇다.-


그치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멋진 야경 속 찐한 연인들

사진 가운데에 한 명인지 두 명인지 모를 연인 같은 커플들이 광장 여기저기에 있었다.

이 사람들도 윙크로 인연을 시작했을까..? -허헣-



콜로세움



유명 관광지에서도 예외는 없었다.

콜로세움에서는 특히 오랜 시간을 보냈어서 그런지 관광하는 할아버지들의 윙크를 받을 수 있었다.

-윙크 날리곤 할머니랑 뽀뽀 하시고 그런다. 정말 그냥 인사인 것 같다.-



포르타 포르테세 시장



시장의 상인들은 대부분 호객하고 물건 파느라 정신이 없어보였지만

가끔 파리 날리는 곳에서는 상인 아저씨가 지나가는 여자들한테 작업도 걸고 그런다.

여기서 나는 목격자였을 뿐 -그리고 호갱.. 호갱.....-



thumb베네치아 곤돌리에



그리고 윙크가 비즈니스의 일부인 곤돌리에님들

나는 빈곤한 여행자였기 때문에 윙크만 받고 곤돌라는 못 탔다.



베네치아 골목



처음에는 윙크에 당황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익숙해지고 친숙(?)해졌다.

윙크 안 해주면 섭섭하기도 하고, 마지막 날 쯤에는 소심하게 윙크 반사도 해봤다 -나만 아는 윙크였다.-


한국에서야 윙크가 흔하지 않고, 친구 한 명 속일 때나 써서 그렇지

이 곳 사람들은 아무 의미없이 인사처럼 날리는 것 같다.

물론 가끔 이상한 눈빛으로 날리는 아저씨들도 있지만 이러면 경고의 뜻으로 보고 알아서 피하면 된다.


어쨌든 평생 받을 윙크 다 받고 온 인상 깊은 이탈리아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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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나홀로 유럽 | 2015.01-02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댓글,

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
@darney.tra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