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 짧고 굵은 서울 근교 나들이 -

가을, 서울대공원




10월 9일, 한글날

추석 이후 또다시 찾아온 꿀같은 연휴의 시작일!


원래는 당일치기 춘천여행-제이드가든-을 계획했으나 바쁜 일주일을 보내서인지 아침에 눈을 못 떠서..

꿩 대신 닭, 가까운 서울대공원으로 향했다.




서울대공원



가을을 맞은 서울대공원은 푸르고 노랗고 빨갛고.. 지하철 출구부터 아주 화려했다.

가을이 왔다는걸 그저 추위로만 느끼고 있었는데 이렇게 화려하게 물든 나뭇잎들을 보니 정말 가을 같았다.


연휴의 시작을 맞아 서울대공원은 사람들로 북적북적했다.

특히나 엄마 아빠 손 잡고 오래간만에 나들이 나온 아이들이 참 많았는데, 이럴 땐 우리 나라가 저출산 국가인게 믿기지가 않는다.



서울대공원 분수



어렸을 적 4호선 끄트머리인 안산에 살았던 나는 초등학교 소풍으로 이 곳에 참 많이 왔었다.

그래서인지 이 곳에 오면 그 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괜히 어려지는 것 같은 느낌까지 든다.

특히 서울대공원 입장을 알리는 이 분수 앞에서는 올 때마다 사진을 찍었던 것 같다.



서울대공원 코끼리열차



입구의 분수처럼 10여년 동안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코끼리열차를 세월을 정통으로 맞은 듯 했다.

핑크핑크, 파랑파랑, 노랑노랑하던 코끼리열차는 어디로 가고 첨단물 먹고 일렉트로닉해진 코끼리열차가 달리고 있었다.

-별로 코끼리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그저 코만 좀 튀어나왔을 뿐-


묘하게 동심파괴 하는 코끼리열차였다.



서울대공원 얼룩말



일렉트로닉 코끼리열차를 타고 도착한 서울대공원 동물원!

이젠 늙어서 동물을 봐도 별 감흥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동물 구경은 재미난 활동이었다.





입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동물 모양의 청동상(?)들이 있었는데 다들 여기서 사진 찍느라 난리였다.

하마 입에 들어가고, 사자 등에 타고, 거북이 등껍질 안에 들어가고..

우리 커플도 역시 재밌게 여러 사진을 찍었지만 너무 재밌게 찍어서 포스팅에는 쓸 수 없을 것 같다.

-동물이랑 찍었는데 얼굴이 제일 재밌음-



서울대공원 기린



언제봐도 신기한 기린님도 보고



서울대공원 홍학



햇볕 피해 그늘 밑에 모여있는 홍학들도 보고





그리고 공룡을 봤다.



thumb서울대공원 공룡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지만 정말 공룡 같은 새였다.

사람이 많지 않은 곳에 있었는데 우리 안에 얘 혼자서, 그것도 울타리 앞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째려보고(?) 있었다.

부리가 울타리 밖으로 나올 정도로 가까이 있길래 카메라 렌즈를 쏙 넣고 사진을 찍었더니 얼떨결에 베스트샷을 건졌다.


한 번 더 렌즈 갖다대고 찍었다가는 부리로 렌즈를 찍어버릴 것 같아서 도망쳤다.

이름 모를 녀석이지만 다시 봐도 서울대공원이 아니라 쥬라기공원에 있을법한 비쥬얼이다.



서울대공원 코뿔소



쥬라기공원에서 벗어나는 듯 했으나 그 후에 만난 코뿔소도 왠지 모르게 공룡 같았다.



서울대공원 두루미



월광이 생각나는 두루미도 보고





개인적으로 새장(?) 조류관(?)은 정말 잘 꾸며놓은 것 같다.

게임이나 영화에서 볼 법한 정원이었다.

그곳에서 평화롭게 지내는 펠리컨, 두루미 등은 구경하는 사람들 따위는 눈에 뵈지 않는 신선들 같았다.





한참 구경하다보니 배가 고파져서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갔..으나 가격에 '헉' 했다.

역시 테마파크들은 사람들을 가둬두고 돈을 갈취하는데 재미가 좋은가보다.

한참을 돌아다녀서 배가 꽤 고팠지만 가난한 우리는 돈까스 하나를 시켜 나눠먹고 핫도그로 마무리했다.

-9천 원짜리 돈까스는 한 끼 3천 원도 안 하는 중고등학교 급식 돈까스 맛이었다.-



서울대공원 엉덩왕



어느 정도 배를 채우고 이번에는 실내를 돌아다녔다.

여기에서는 공룡 비쥬얼보다 놀라운 궁뎅이를 만나서 한참을 깔깔거렸다.

서울대공원에서 올 해 최고의 궁뎅이를 봤다.

-엉덩이에 반했으나 이름은 모르겠다. 얼굴도 모르고.....-



서울대공원 악어



악어는 기대하고 갔는데 안전상 너무 거리가 멀어서 제대로 못 봤다.

그나마 카메라가 손 줌과 카메라 줌으로 악어를 잘 담아줘서 다행



서울대공원 원숭이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억울한 원숭이

원숭이는 대부분 사람같이 생겼지만 이 원숭이는 진짜 사람 같았다. 엄청 억울한...

계속 (ㅇㅂㅇ) 이런 표정으로 우릴 쳐다보면서 따라오는데 꺼내달라고 하는 것 같아서 좀 찡했다.

동물원은 참.. 재밌긴한데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곳인 것 같다.



호랑이 vs. 사자



동물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호랑이, 사자, 고릴라는 체력이 다 떨어질 때 봐서 별 감흥이 없었다.

게다가 사람들도 모여있어서 구경하기가 힘들었다. -애들이 많아서..-


호랑이 대충 보고 지나가다가 호랑이가 사자를 이겼다는 글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

사자편인데... 호랑이 따위가 사자를 이겼다니, 내 안의 동심이 파괴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나한테는 너가 짱이란다 사자야 흑흑-






동심파괴 코끼리열차를 또 타고 싶지 않아서 돌아갈 땐 걸어서 갔다.

간만에 오래 걸어서 지친 우리에게 선물이라도 하듯, 걸어가는 길의 호수 위로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저 리프트 타려면 무지막지하게 긴 줄을 기다려야 한다. 다들 집에 가는 시간이 비슷하니.-


그리고 이 호수 반대편에 웬 무대와 전광판이 보였고, '한 여름밤의 꿀' 노래가 들렸다.

공연을 하고 있는 듯 보여서 검색해봤더니 웬걸, 힙합공연이었다!



2015 더크라이 그라운드



쇼미더머니 이후 힙돌이가 된 남자친구는 정말 아쉬워했다.

여기서, 오늘 공연이 있는 줄 조금만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을텐데...

보니까 지코, 버벌진트, 로꼬, 산이 등등 라인업도 짱짱인 힙합 공연이던데.

아쉽지만 한 발 늦은 우리는 멀리서 전광판에 희미하게 보이는 산이만 보고 돌아왔다.



공연을 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래도 간만에 정말 알찬 하루를 보냈다.

내 안에 저 구석에 웅크려있던 동심도 깨우고 -코끼리열차가 좀 깼지만- 온 몸으로 가을을 느끼고!

가을나들이로 서울대공원에 간 건 꽤나 괜찮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D




반응형

K - 싸돌/서울나들이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댓글,

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
@darney.tra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