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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ISODE 16 - 

난해한 예술의 가우디, 바르셀로나




스페인 여행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에 가면 누구나 빠진다는 안토니 가우디

관광객인 나는 누구나들처럼 바르셀로나에 갔고, 가우디를 만났다.


가우디와 그의 건축에 대해서 더 깊게 알기 위해 '가우디 투어'를 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건축에 그리 관심이 많지 않았고 무엇보다 가난했기에, 주워들은 지식과 스마트폰 그리고 시각을 주축으로 한 내 감각을 따르기로 했다.

-허나 귓동냥으로 쌓은 나의 지식은 얇음이 종이와 같았고 감각은 늙은 곰과 같았다.-



구엘 공원 가는 길



가장 먼저 아침 일찍 일어나 구엘 공원으로 향했다.

공원으로 가는 길은 전혀 공원 가는 길 같지 않게, 경사가 매우 가파른 주택가였다.

경사가 10도, 20도... 60도를 넘어가는 것 같다 싶을 때 쯤 사진 속 멀리 보이는 에스컬레이터가 짠! 하고 나타난다.



구엘 공원(Park Guell)



구엘 공원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보이는 과자집 같은 저 건물!

원래는 저 과자집이 왼쪽, 오른쪽에 두 개가 있는데 내가 갔을 땐 하나가 공사 중이었다.



[출처] 구엘 공원 공식사이트



파랑파랑, 하양하양하니 왠지 소다맛의 과자집 같아서 기대했었는데 공사 중이어서 아쉬웠다.

특히 솟아 오른 저 부분은 철 구조물과 비닐에 씌워져 있어서 실루엣만 볼 수 있었다.

이탈리아에서도 트레비 분수가 공사 중이어서 너무너무 아쉬웠는데 스페인에서도..... -공사..... 0404..-





구엘 공원은 듣던대로 참 신기한 곳이었다.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토끼 쫓아다닐 듯한 느낌이랄까...

공원 어디에서도 반듯반듯한 직선은 볼 수 없었고, 구조물에 쓰인 색깔은 모두 알록달록했다.


그럼에도 구엘 공원은 묘~하게 뒤에 있는 산과 잘 어울렸다.

우리 일행은 과자집처럼 생긴 두 건물 사이의 정문이 아닌 산 속 길을 헤매다 구엘 공원의 북문으로 들어왔는데

산 위에서 얼핏얼핏 보이던 알록달록한 구엘 공원의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구엘 공원 남문에서 바라본 모습

사실 구엘 공원은 북문 쪽의 벤치가 가장 예쁜데 사진에 제대로 담지를 못했다.

-스페인에서부터는 사촌들과 함께 다니면서 사람 사진을 찍느라.. 벤치에 앉아 있는 내 사진 뿐이다.-



[출처] 구엘 공원 공식사이트



구엘 공원을 충분히 휘젓고 다녔다고 생각한 우리는 미련 없이 이 곳을 떠났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유연석 인스타그램에 이 곳, 구엘 공원 벤치에 앉아 찍은 사진이 올라왔다.

유연석과 같은 공간에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설레었다.

-하지만 설렘보다는 왜 못 봤을까!! 좀만 더 있을걸!! 하는 마음이 더 컸다. 연석님.....-



Barcelona!

유연석(@yoo_yeonseok)님이 게시한 사진님,




thumb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Sagrada Familia)



구엘 공원에 간 것은 바르셀로나에서의 둘째 날!

셋째 날은 근교의 *시체스에 갔다가 고생고생 생고생을 하고...

넷째 날에 다시 가우디를 만나러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일명 가우디 성당-에 갔다.


중학생인 사촌 동생은 수업 시간에 배웠는지 스페인에 도착해서부터 가우디 성당 노래를 불렀었는데 3일이 지나서야 갈 수 있었다.

그렇게 도착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명성대로 웅!장!했다.






성당 내부는 외부보다 훨씬 더 멋졌다.

'빛'이라는게 예술에 있어서 중요한 존재라는 것은 학교에서 배웠었는데 이렇게 직접 피부에 와 닿는 작품은 처음 봤다.

건물을 맛있는 요리에 비유한다면 그 위에 빛이라는 MSG를 듬뿍듬뿍 뿌린 느낌(?)





정말 감동이었던 것은 이렇게 성당 내부에서 색색깔의 빛 아래에 설 수 있다는 것이었다.

마치 작품 속에 내가 포함된 것 같아 두근두근했다. -지나가는 행인 1426 쯤?-


그렇게 가보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사촌 동생도 매우 만족스러워 했다.

여행 내내 다리 아프다고 찡찡 대며 소극적이었는데 가우디 성당에서는 사진도 찍고, 심지어 카카오스토리에 올리기도 했다.

역시 뭐든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해야 적극적이게 되는 것 같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외부는 가까이서 보면 더 놀랍다.

멀리서 봤을 때는 보이지 않던 조각들이, 그것도 모두 각기 다른 모습의 조각들을 볼 수 있기 때문!

마치 수많은 점이 모여 선이 되듯, 작품들이 모여 더 큰 작품을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싶다.





성당에 오기 전에 인터넷으로 꼭대기에 올라가는 티켓을 예매했다.

-[참고] 사그라다 파밀리아 입장권 예매-

엘리베이터는 성당 앞쪽, 뒤쪽으로 두 대가 운행되며 시간대별로 제한인원이 있어 사람이 많은 시간에 가려면 빨리 예약을 해야한다.

엘리베이터는 15분마다 운행하고, 가격은 일반 성인 기준 19.5유로로 매우 비싼 편이다.

-이 돈으로 가우디 성당이 지어진다고 하니 내가 낸 19.5유로가 가우디 성당의 일부가 되겠지? 못 하나 정도..?-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꼭대기에서 바라본 바르셀로나



예약할 때는 이태리나 프랑스에서 올라가봤던 종탑을 생각하고 '왜 인원이 정해져있나' 했었는데 올라가니 이해가 갔다.

바르셀로나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었지만, 정말 아름다웠지만... 너무 좁았다.

우리 일행 세 사람만 서있는데도 좁았고 다른 사람들이 올라오면서 어쩔 수 없이 내려와야만 했다.

사진도 더 많이 찍고, 앞으로 뒤로 좌로 우로 더 구경하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공간이 너무 협소했다.






성당 꼭대기에서는 구엘 공원에서 느꼈던 가우디의 독특함을 다시 볼 수 있었다.

아래에서 볼 때는 웅장하고, 멋있기만한 성당이었는데 꼭대기를 장식하고 있는 알 수 없는 과일 모형(?)들을 보니 귀여웠다.


그리고 난해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 크고 웅장한 성당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귀여운 장식들이라니

-정면에는 세일러문에나 나올 법한 요술봉모양의 장식도 있다.-

역시 예술가들의 머릿속에는 일반 사람들이 상상 조차 할 수 없는 특별한 자기만의 세계가 확실히 있는 것 같다.





성당 꼭대기에서 쫓겨나듯 내려와서 성당 주변을 구경했다.

꼭대기에 올라가는건 엘리베이터를 타서 쉬웠지만 내려오는 길은 험난했다.

그 높은 곳에서부터 좁고, 구불구불한 계단을 타고 내려오는데 어지럽기도 하고 좁아서 답답하기도 했다.

나이가 많으신 분들은 절대 올라가면 안 될 것 같았다.


성당 주변에는 가우디가 건축 현장의 노동자들을 위해 지은 학교도 있었다. -우리 나라 학교의 교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런 엄청난 작품을 탄생시킨 위대한 건축가이면서 동시에 남을 배려할 줄 아는 배려심을 가졌다니, 더 대단해 보였다.



[출처] 사그라다 파밀리아 예약 사이트



-성당의 전체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지만 내 카메라와 실력과 노력으로는 부족했다.-


가우디, 구엘 공원,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듣던대로 정말 대단했다.

스페인에 가기 전 프랑스 호스텔에서 만난 어떤 언니는 바르셀로나에 있으면서 가우디한테 빠졌다며 한국에 돌아가면 공부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래서 더욱 기대를 했었는데 역시, 기대 그 이상이었다.


구엘 공원은 나를 동화 속으로 끌어다놓는 듯했고,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빛을 잘 쓰는 위대한 화가의 그림 속에 엑스트라가 된 듯했다.

물론 꼭대기의 요란한 장식같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1882년부터 짓기 시작해서 현재까지도 지어지는 중이다.

공식 홈페이지에 보면 가우디의 사망 100주기에 맞춰 2026년 완공 예정이라고 쓰여져있는데 확실하지는 않다.

-위키피디아에는 대략 2026년~2028년이라고도 나와있다.-

사촌 동생은 다 지어지는게 언제냐며 그 때 꼭 다시 오자고 하는데 10년 후에 내가 뭘 하고 있을 지 몰라서 확답을 못해줬다.

아마 그 때는 20대인 동생이 날 끌고오는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꼭대기에 올라갔다 못 내려오는 무릎 시린 아줌마가 되기 전에 완공되어 다시 다녀오고 싶다!

그 때는 내 눈에, 내 카메라에 그 아름다운 모습을 완벽하게! 담을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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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나홀로 유럽 | 2015.01-02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댓글,

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
@darney.tra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