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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ISODE 03 -

달도 건너가는 교토 도게츠교(渡月橋)




3박 4일 오사카를 중심으로한 여행이었지만 사실 가장 기대한 곳은 오사카가 아닌 교토였다.

오사카가 도시적인 느낌이라면 교토는 왠지 모르게 이름에서부터 더 옛스럽고 자연이 아름다운 느낌이어서(?)


그래서 우리는 짧디 짧은 3박 4일의 일정의 소중한 하루를 교토에 투자했다.



아라시야마역 플랫폼



교토 여행의 시작은 한큐 전철을 타면서부터였다.

오사카 시내의 지하철과는 달리 예쁘고 옛스러운 느낌의 이 전철을 타고 칙칙폭폭 달려 우리는 아라시야마(嵐山)역에 도착했다.

-여담이지만 한큐 전철의 삐그덕거리는 소리는 묘하게 여자 신음소리 같았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갈수록..-



[출처] 소쿠리패스 - 한큐 투어리스트 패스



여행을 준비하면서 교토를 대비해 '한큐 투어리스트 패스(Hankyu Tourist Pass)'를 미리 구매해뒀다.

한큐 패스는 정상가 1일권이 700엔, 2일권이 1,200엔인데 여행 전 소쿠리패스를 통해서 1일권 680엔에 구매했다. -200원 절약!-

보니까 11번가나 티몬에서도 일본 여행에 필요한 패스들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귀찮지만 역시 돈을 아끼기 위해서는 시간을 투자해 많은 사이트들을 둘러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참고] 소쿠리패스_한큐 투어리스트 패스-


참고로 한큐 패스는 오사카, 교토, 고베 여행을 할 때 유용한 교통 패스다.

오사카 주유 패스가 오사카 여행할 때 꼭 필요할만큼 유용하다면 한큐는 그냥 전철 탑승이 많으면 이득인 정도?

하루종일 교토나 고베 구석구석을 누비는거라면, 또 버스보다 지하철을 많이 탄다면 아무래도 구매하는게 좋은 것 같다.





11월 단풍을 보기 좋은 유명한 관광지인데다 주말이어서 사람들이 아주 북적북적했다.

이 작은 역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내리던지.

개찰구는 몇 개 없는데 사람들이 몰려서 계단까지 줄 지어 있었다.


그 많은 사람들 중에는 이렇게 누가 봐도 일본인 같은 패션을 한 무리들도 많았다.

사실상 일본 여행의 시작일과 다름 없었던 이 날, 우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가 정말 다른 나라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일본 사람들은 왜 유독 촌스러운 패션을 추구(?)하는지도 궁금해졌다. 그들에게도 우리가 촌스러울까?..-



한큐 아라시야마역(Hankyu Arashiyama Station)



첫 목적지인 아라시야마역에 내렸을 때, 화창한 날씨에 기분이 날아갈 듯 너무너무 좋았다.



[출처] 일본 기상청 - 오사카



여행 전에 틈틈이 찾아본 일본 기상청은 여행하는 날 오사카와 교토에 비가 온다고 해서 우울했었는데

비가 웬말이냐! 하늘이 이보다 더 예쁠 수는 없었다.

뭉게뭉게 구름을 품고 있는 하늘은 '안녕? 교토에 온 걸 환영해! 나는 가을 하늘이야!'라며 우리를 반기는 듯 했다.





한참 가을 단풍 관광을 즐기러 온 관광객들을 위한 것인지 역 앞에서는 맛있는 냄새가 폴폴 났다.

-하지만 사람들이 다 무시하는건 함정.. 냄새는 맛있는데 인기는 없었다. 마케팅 실패-





역에서 나온 수많은 사람들이 일제히 같은 곳을 향해 걸어가길래 우리도 그 무리에 합류했다.

그 때 저 멀리에서 노오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이리로 와서 나를 구경하라며 살랑살랑 손짓하길래 무리에서 빠져나와 은행나무와 사진을 찍었다.

우리가 가는 것을 보고 뒤따라오던 -좋은 카메라를 들고 계시던- 아저씨께 부탁드려 예쁜 커플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D






다시 사람들 틈에 껴 걸어가면서 작은 다리를 만났다.

파란 하늘과 뭉실뭉실 구름, 노랗게 붉게 물든 단풍 그리고 촬촬 흐르는 물과 일본 느낌 물씬 나는 가게, 자전거를 탄 사람들.

교토에 온 지 30분만에 나는 교토의 매력에 풍덩 빠져버렸다.


이런 멋진 풍경을 보고 있을 때면 사진을 잘 찍지 못한다는 것이 못내 아쉬워진다.

내가 지금 보고 있는 이 멋진 것들을 사진으로라도 간직해두고 싶은데..

항상 여행이 끝나고 메모리카드를 뒤적거리면 그 때 그 느낌의 반도 채 표현하지 못한 사진들 뿐인 것 같아 아쉽다.

-그치만 배워야지 배워야지 하면서도 미루게 되는 이 못된 습성..-




도게츠교와 타코야끼



예쁘고 작은 다리를 건너 도착한, 달이 건너는 도게츠교(渡月橋)!

너무나도 멋진 모습에 감탄했지만 가장 먼저 한 일은 도게츠교 감상이 아닌 간식 섭취였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바람 타고 솔솔 내 콧등에 내려앉는 타코야끼 냄새를 무시할 수가 없었다.


도게츠교가 잘 보이는 벤치에 앉아 콕! 찍어먹는 타코야끼의 맛은 꿀 오브 꿀이었다.

쫄깃한 문어에 스르르 녹는 빵을 씌우고 각종 소스를 잔뜩잔뜩 묻힌 다음 도게츠교라는 MSG를 팡팡!

여행은 역시 아름다움과 배부름이다.



thumb



타코야끼를 다 먹고 바라본 도게츠교는 달 뿐만 아니라 수성, 금성도 심지어 저 멀리 해왕성까지도 찾아와서 쉬어갈만큼 예뻤다.

가을이 제대로 찾아온 이 곳은 웅장한 산 마저도 뽀송뽀송해 보일만큼 단풍이 예쁘게 물들어있었다.

어쩔 수 없는 관광객이었던 우리도 여기서 펄쩍펄쩍 뛰며 열심히 사진을 찍어댔다. -배경은 좋은데 모델이 별로라 아쉬울 따름-





강 반대편의 유독 노랗고 높게 자란 나무는 새들도 떼를 지어 찾아왔다.

새들 눈에도 예쁜게 예쁜가보다.





몇 개월동안 쌓였던 근심과 걱정, 피로가 싹 풀리는 듯 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관광객들이 많아 북적북적했지만 이렇게 넓게 트인 공간에서 사람 수는 중요하지 않았다.

탁 트인 풍경과 적당히 시원한 호즈가와강의 바람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호즈가와강은 그냥 도게츠교를 건너가는 것으로만 계획했었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이 곳에서 보내버렸다.

이 외에도 교토에는 보고 느낄 것이 산더미였는데 예상치못한 아름다움에 발목이 잡혀 일정이 조금씩 밀렸다.

하지만 아무렴, 여행은 원래 예상치못한 재미가 있는게 아니던가!

열심히 계획한 일정이 있었지만 그 따윈 무시하고 우린 발길 닿는대로, 내 눈이 좋다는대로 이후의 여행을 즐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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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에서 주말을 | 2015.11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댓글,

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
@darney.tra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