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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ISODE 19 -

루브르, 못다한 이야기




지난 에피소드에서도 계속 언급했지만 루브르 박물관은 정~말 거대하다.

"그래봤자 박물관인데 커봐야 얼마나 크겠어"라는 생각은 저 멀리 우주 밖으로...


*모나리자를 중심으로 한 지난 에피소드에 이은 두 번째 루브르 이야기.





이 넓은 박물관에서 날 가장 놀라게 한 것은 화가들이었다.

중학교 시절 이후로는 잡아본 기억이 없는 붓을 들고 유명 작품들을 똑같이 그리고 있는 화가들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더 놀라운 건 이런 화가 분들이 넓디 넓은 박물관 곳곳에 있었다는 것.

너무 신기해서 실제로 그리고 있는게 맞는지 한참을 구경했다.



루브르 박물관 천장



루브르 박물관은 천장도 예술이었다.

바티칸 박물관의 천장 보다는 덜했지만 역시 놀랍기만 했다.

-바티칸 박물관은 천장만 보고 다녀도 될 정도로 어마어마했다..-



헬레나의 납치 (The Abduction of Helen, Guido Reni)



작품 속의 귀여운 큐피드가 참 인상깊었다.

어렸을 적 내가 상상했던 큐피드와 가장 비슷한 모습의 큐피드였다.

귀여우면서도 묘하게 음흉해보이는 큐피드의 웃음



[출처] Awesome Stories_Abduction of Helen - Guido Reni



수태고지를 받은 성모 (Vierge de l'Annonciation, Carlo Dolci)



교과서에서 많이 봤던 작품

여인의 아름다움 때문인지 뒤에서 은은하게 비추는 빛 때문인지 자연스레 눈이 갔다.

나는 여인의 얼굴 보다도 때 묻지 않은 매끄러운 살결의 손이 더 인상깊었다.



루브르 박물관의 천장



역시나 허전하지 않은 박물관의 천장

각각의 그림에 스토리가 있고, 의미가 있다고 하는데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다.

정말 다음에는 꼭! 공부를 하고 가야겠다...





얼마나 박물관을 돌아다녔을까, 창 밖으로 보이는 화창한 하늘에 엄청난 내적갈등을 겪었다.

왜 내가 밖에 있을 때는 흐리고 안에 있을 때는 맑아지는건지

여러모로 프랑스 파리는 나와 맞지 않았던 것 같다. -날씨도 안 도와주고*변태 만나고 *어린 집시한테 털릴 뻔하고.. 흑흑...-





이 방은 세계사 시간에 배운 루이 14세를 비롯한 역대 프랑스 왕들의 초상화가 전시되어 있었다.

그 중앙에는 왕실에서 썼을법한 화려한 물건들이 놓여있었다.

놀라운 정교함과 시선을 강탈하는 화려한 색깔이 인상적이었다.




앉아있는 서기 (The Seated Scribe)



루브르 박물관의 1층에는 고대 이집트관도 있다.

유럽여행을 하면서 방문했던 대부분의 박물관에 이집트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게 참 의아했다.

개인적으로는 이 고대 이집트 유물들이 하루 빨리 자기 자리를 찾아 돌아갔으면 좋겠다.


많은 고대 이집트 유물들 중에서 위의 '앉아있는 서기' 작품은 고고학적으로 굉장히 귀한 것이라고 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4,600년 전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는데 그 긴 시간이 무색할만큼 잘 보존되어 있었다.

특히 손에 쥐고 있는 것은 종이의 기원으로 알려진 고대 이집트의 파피루스라고.

4천 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이었다.



루브르 박물관 천장



또 한 번 내 목을 뒤로 젖히게 한 화려한 천장과





대리석 조각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던 도자기 장식.

역시 화려한 색깔에 시선을 강탈 당했다.





고급스러움이 넘쳐 흐르는 유물들도 볼 수 있었다.

반짝임에 눈이 부신, 동화에서나 볼 법한 진짜 보물이었다.





그리고 그 못지 않게 눈이 부시던 스테인드 글라스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본 스테인드 글라스만큼이나 아름답고 정교했다.




나폴레옹 3세의 처소



나폴레옹 3세가 살았다는 루브르 궁전의 모습

영화에서나 보았던 그 화려함에 넋을 잃고 구경했다.

비록 안에 들어가 볼 수는 없었지만 그 당시의 화려했던 왕가의 분위기를 잘 표현해놓은 것 같다.

-돈 많이 벌면 죽기 전에 하루라도 이렇게 살아볼 수 있을까.....-




암사자의 머리 (Tête de lionne, Theodore Gericault)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루브르 박물관의 작품들...

맑게 개인 날씨에 빨리 둘러보고 밖에 나가고 싶었지만 아무리 열심히 걸어다녀도 끝이 나질 않았다.





고대 이집트 유물의 상징인 스핑크스의 뒷태와



대형 스핑크스 (Grand sphinx)



스핑크스 중의 스핑크스, 루브르 박물관의 초대형 스핑크스를 마지막으로





루브르 박물관의 상징, 유리 피라미드를 통해 들어오는 따사로운 빛을 맞으며





박물관을 탈출(!!)했다.


사실 더 오래 머무르며 작품들 하나하나 다 마음에 새기고 싶었는데 새파란 하늘의 유혹에 그만 넘어가버렸다.


문 열 때 가서 닫을 때까지 있어도 시간이 모자란 이곳, 루브르 박물관.

그런 곳을 비교적 짧은 4시간동안 안 가본 곳 없이 돌아다녔으니 나름 알차게 돌아다닌 듯 하다.

-비록 다음날 몸살이 났지만-



thumb



이 드넓은 루브르를 돌아다니면서 내가 정말 예술에 아는 것이 없다는 걸 제대로 느꼈다.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또 방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그 땐 꼭, 조금이나마 공부를 하고 가야겠다.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정신 없었던 루브르 박물관을 뒤로 하고 난 맑은 날씨의 파리를 느끼러 곳곳을 돌아다녔다.

갑작스런 공부로 머리는 무거웠지만 마음만은 가벼웠던, 파리에서의 넷째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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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나홀로 유럽 | 2015.01-02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댓글,

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
@darney.tra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