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호주 브리즈번 워킹홀리데이]

-EPISODE 025-

구직 활동의 끝, 잉햄(Ingham)




 호주 워홀러들에게 '호주의 삼성'이라고 불리는 닭공장 잉햄(Ingham). 약 8주동안의 기나긴 반백수-부업이 있었으니 완전 백수는 아닌걸로- 생활 끝에 나는 잉햄에 입사(?)하게 되었다. 많은 블로그를 통해 이미 알려져있는 것처럼 이메일 접수부터 시작해 전화 면접, 현장 면접, 신체검사, 온라인 인덕션, 파이널 인덕션까지에 이르는 기나긴 여정을 거쳐 합격한 후, 지난 한 주 동안 -고된- 노동을 경험했다.

 잉햄에 이메일을 보낸 것이 지난 7월 4일이니 첫 출근-8월 8일 월요일-까지 약 1개월이 걸린 것 같다. 다른 일자리들에 비하면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지만 이곳에 있는 다른 워홀러들에 비하면 나는 꽤나 빨리 출근을 하게 된 편이다. 남들은 그렇게나 쉽게 구한다던 스시집, 한식당을 수 십 군데를 지원했는데도 계속 실패하더니 남들은 두어 달 씩 걸리는 잉햄에 큰 기대없이 지원한 이메일 한 통으로 붙음으로써 일자리를 구하는 것도 운명이라는게 있는가보다 싶었다. 좀 더 일찍 이 운명을 알았더라면 좋았을텐데, 아무튼 너무 늦지는 않아서 다행이다.



Central Station, Platform 2



 7월 4일, 반백수 생활을 한 지 어언 한 달이 지났을 무렵. 으아아악! 하는 마음으로 잉햄에 이메일 지원을 넣었다. 통장 잔고의 자릿수가 줄어들어감에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계획에 없던 공장에 지원하게 된 것이다. 워킹홀리데이를 처음 왔을 때만 해도 경험과 영어가 우선, 돈은 부차적인 것이라 생각했는데 영어는 생각만큼 느는 것 같지 않았고 -오히려 잘하던 한국어 실력만 더 떨어진 것 같다-, 경험을 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다. 무엇보다도 당장 생활을 할 생활비가 점점 줄어드는 것이 겁이 났다. 강제 출국해야할까봐..

 욱하는 마음에 잉햄에 지원하고 일주일동안은 혹시나 연락이 오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그 이후로 다시 마음의 안정을 찾으면서 -살짝 포기한 상태- 잉햄에 지원한 사실을 잊어갔다. 다시 원래 하던대로 아침에 일어나서 여기저기 이력서를 돌리러 다니고, 도서관에 눌러 앉아 카페, 스시집, 레스토랑 구분 없이 이메일을 쓰고 또 쓰고.. 그러던 어느 날 발신자 번호 없이(Private Number) 전화가 왔다. 금요일 낮잠을 즐기고 있느라 전화를 받지 못했었는데 친절하게도 음성 메시지와 문자 메시지가 남겨져있었다. 잉햄이었다.


 전혀 기대하지 않고 있던 잉햄에서 전화가 오다니! 신이 드디어 *절망의 구렁텅이 속 나를 건져내려나 싶었다. 구글을 뒤지고 네이버를 뒤져가며 부랴부랴 준비해서 전화 면접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화요일 아침에 현장 면접을 보러갔다. 아침 7시까지 잉햄으로. 그리하여 나는 약 한 달 반만에 아침 공기를 마시게 되었다. 해가 채 다 뜨기도 전에 기차를 타고 잉햄으로!





 7시까지 도착하기 위해서 아침 6시 13분, 센트럴(Central) 역에서 클리브랜드(Cleveland)행 기차를 탔다. 기차를 타고 가는 동안 창 밖으로는 해가 뜨고 있었고 덕분에 눈이 너무나도 부셨다. 안 그래도 간만에 일찍 일어나 퉁퉁 부어있는 눈이었는데 햇빛 공격까지 당하다니. 그래도 오래 간만에 마신 아침 공기는 상쾌했고 눈꺼풀은 무거웠지만 기분은 날아갈 듯 했다. 드디어 돈을 버는구나!

 약 30분동안 기차에서 햇빛 공격을 받으며 칙칙 폭폭 달려 잉햄 공장이 위치한 Murarrie 역에 내렸을 땐 날이 더 밝아져 있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내가 바라보는 방향에서 해가 떠오르고 있어 눈은 계속 아팠다.





 구글은 나에게 역에서 내리면 10분 정도 걸어야한다고 했는데 걸어가야할 길이 음침하다(?)고는 말해주지 않았다. 나랑 같이 면접 볼 사람들은 먼저 온 건지, 늦는건지, 아니면 차를 타고 오는건지.. 길에 사람은 나밖에 없었고 드문드문 지나가는 커다란 트럭들만 있었을 뿐이었다. 특히 저 다리 밑을 지나갈 때가 무서웠는데 다행히 맞는 길이었고, 다리를 지나가니 반가운 잉햄 로고도 보였다.





 '안녕하세요 잉햄님! 저에게 연락주셔서 감사합니다. 6개월동안 아주 열심히 일하는 노예가 될게요!!' 하는 마음으로 입장했다. 일한 지 일주일이 지난 지금, '아주 열심히 일하는'이라는 수식어는 빼야될 것 같다. 아주 열심히 했다가는 내 몸을 잃을 것 같다..





 도착하니 나말고 면접을 보러 온 사람이 3명 더 있었다. 남자 두 분, 여자 한 분. 같은 한국 사람이었던 여자 분이랑은 이 때부터 가까워져서 잉햄 친구가 되었다. 이 후로 신체검사 병원에서도 만나고, 인덕션 때도 만나고.. 아쉽게도 그 분은 오전, 나는 오후반으로 배정되어 이후로는 만날 기회가 별로 없었다. 오전반 퇴근 시간이자 오후반 출근 시간 때 라커룸에서 만나는게 전부. 다른 남자 분들은 세컨 비자(Second Visa)를 따고 잉햄에 재입사하는 분들 같았는데 중국 분들이라 많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다.

 이 날 면접을 보기로 한 4명이 다 모이고, 경비 아저씨로부터 출입증을 받아 입장했다. 룰루!



INGHAM, 잉햄



 출입증 받아들고 들어가서 한 컷. 빛을 제대로 받아서 무슨 신적인 존재처럼 나왔는데 이 때 나한테는 진짜 신처럼 보였다. 오, 나의 구세주님.





 경비 아저씨가 알려주신 곳으로 입장하니 또 다른 세상이 열렸다. 방문자들은 위로 올라오래서 올라가려 했지만 면접 보러 왔으면 그냥 파란 의자에 앉아있으라는 또 다른 문구가 붙어있길래 얌전하게 착석했다. 신기하게도, 어디선가 누가 문을 열고 나타나 우리를 다른 곳으로 인도해주겠지 생각했는데 오른편에 위치해있던 거울이 창문처럼 드르륵 열리며 아주머니 두 분이 나타났다. 이리와서 가지고 온 서류 제출하고 종이 받아가라며. 거울 뒤에 숨겨진 신기한 사무실이었다.



잉햄 현장 면접



 나는 분명 면접을 보러 온건데 서류 작성 시간이 훨씬 더 오래 걸렸다. 면접을 보러 온 건지, 종이랑 싸우러 온건지.. 11장 정도되는 종이에 이름, 주소,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등 기본적인 정보부터 시작해서 여태까지 일했던 이력, 병력 등 뭐가 엄~청 많았다. 중복되는 내용도 많아서 쓴 거 또 쓰고, 또 쓰고.. 종이 다 쓰는 데에만 한 시간 정도가 걸린 것 같다. 정말 지겹도록 오래 걸린다. 

 

 한참동안 종이랑 씨름하다가 거울 뒤에 있는 아주머니한테 검사 받고, 두어번 고치고 나니 드디어 끝. 사람 좋게 생기신 거울 뒤의 아주머니는 워홀러들 사이에서 유명한 조슬린 아주머니였다. 전화 면접도 이 분이 봐주셨고, 작성한 종이 검사도 해주시고, 면접도 이 분과 봤다. 그리고 파이널 인덕션 때 또 뵈었는데 보면 볼수록 참 귀여우신 것 같다. 꽃보다 할배 보면서 할아버지들한테 느꼈던 귀여움과 비슷한 느낌! 푸근하고 귀여운 외국 아주머니 느낌이어서 면접도 압박감이나 위화감 없이 편안하게 볼 수 있었다. 나름 큰 공장이고 호주 워홀계의 '삼성'이래서 한국의 대기업 면접 같은걸 상상했는데.. 거의 정반대였다. 그냥 편하게 보면 되는 것 같다. 농담도 좀 섞어가면서.



무지개



 편하게 본 면접이지만 마음이 마냥 편안하지만은 않았다. 아주머니와 웃으면서 이야기 나누듯 면접을 보긴 했는데 가장 마지막에 들은 말은 '오늘로부터 2주가 유효기간이야. 그 안에 연락이 없으면 탈락이니 2주를 명심하렴'이라는 무서운 말씀.. 결과적으로는 2주 후에 출근을 하게 됐지만 이 땐 아주 혼란스러웠다. 그렇다면 나는 2주를 마냥 기다려야 하는 것인가, 다른 일을 구해야하는 것인가.. 잔인한 잉햄아.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 긍정적으로만 생각하기로 했다. 하늘에는 왠지 좋은 징조인 것만 같은 무지개도 떠있었으니!







 전화 면접의 다음 단계인 신체 검사, 메디컬 테스트(Medical test)를 보러 오라는 연락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왔다. 면접을 본 이틀 뒤인 목요일, 또 한 번의 발신자 표시 없는 전화가 왔고 다음주 수요일에 지정 병원으로 검사를 받으러 가라는 내용이었다. 연락은 빨리 와서 좋았는데 다음주 수요일이라니.. 일주일동안은 또 무얼하며 덜 심심하게 보내나 싶었다. 돈없는 백수 생활은 이렇게나 지루하다. -그렇지만 월요일, 화요일 둘 다 놀러다녀왔다. 잘 논다.-


 시간은 또 흘러흘러 약속한 수요일이 되었고, 또 간만에 아침 일찍 일어나 이번에는 버스 여행을 했다. 또 기차를 타나 싶었는데 구글에게 주소를 알려주니 버스를 타고 가란다. 10시 15분까지였는데 버스 배차 간격이 넓어 30분이나 이른 9시 40분에 버스에서 내렸다. 정류장에서 병원까지 걸어서 10분 정도 걸린댔는데 느릿느릿하게 사진 찍어가며 산책하는 느낌으로 갔다. 날씨도 좋고, 동네 느낌도 좋았다. 호주에 도착한 첫 날 머물렀던 *에어비앤비 숙소가 생각나는 분위기.





 신호등 옆에는 병원은 저쪽이라며 친절하게 알려주는 표지판도 붙어있었다.





 지나다니는 사람 하나도 없는 병원 가는 길.





 나~중에 늙으면 이런 동네에서 조그마한 집 짓고 여유롭게 살고 싶다. 호주는 시티를 제외하고는 다 이런 분위기인데 버스 또는 기차 타고 지나가며 볼 때마다 항상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런 말을 할때면 남자친구는 옆에서 항상 '그럴 돈은 있니?'라며 환상 속의 나를 현실로 데려오곤 한다. -나쁜...-



잉햄 신체검사 지정 병원, Tyack Health



 천~천~히~ 걸어왔음에도 15분이나 일찍 도착한 병원. 다른 블로그들을 통해 대충 어떤 검사를 하는지 미리 찾아봐서 별거 없다는 것을 알고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체검사는 항상 걱정된다. 잉햄에 떨어지는 것보다도, 돈을 벌지 못하는 것보다도, 내 몸에 문제가 있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걱정은 쓸데없는 것이었다. 신체검사는 정말 간단한 것들이었고, 내 몸은 말짱했다. 호주에 와서 살이 좀 많이 찌긴 했지만... 또 마지막에 괜찮냐고 물었을 때 혈압이 좀 높게 나왔다고 했는데 걱정할 정도는 아니랬다. 그냥 너 좀 긴장한 것 같다며. 40분 정도 기다리고 검사는 5분만에 휘리릭 끝났다. 


 집에 돌아와서는 현장 면접을 다녀왔을 때처럼 기절을 했다. 한 두 시간 쯤 숙면을 취하고 일어나니 잉햄으로부터 메일이 도착해있었다. 온라인 인덕션! 또다시 며칠을 마냥 기다려야하나 싶었는데 잠깐 자고 일어나니 메일이 와있어서 놀랐다. 당장 눈꼽 떼고 침대에서 일어나 컴퓨터를 켜고 앉아서 온라인 인덕션을 진행했다. 이것도 뭐.. 별거 없었다. 처음에는 꼼꼼히 읽었는데 너무 오래 걸리고 지루해서 계속 그냥 다음, 다음, 다음... 이따금씩 문제를 풀어야하는데 틀려도 아무 상관이 없다. 맞을 때까지 계속해서 기회가 주어지며, 틀린다고 해서 기록이 남는 것도 아닌 것 같다. 그리고 똑같은 내용을 파이널 인덕션과 첫 출근 날에도 또 알려주니 굳이 열심히 읽을 필요가 없다. 열심히 읽어봤자 졸립고 지루하기만 할 뿐이다.





 그 주 금요일, 파이널 인덕션을 하러 또 잉햄에 갔다. 이 날은 오전/오후 배정과 파트 배정도 받는 날이어서 두근두근 했다. 이제 진짜 잉햄 직원이 되는 것이었다!!!

 잉햄에서 전화가 오고, 면접을 보더라도 한참 기다려야 한다는 말들이 많아 늦으면 9월부터 일을 시작할 수도 있겠구나 했었는데 예상과는 달리 신체검사부터 파이널까지 일주일도 채 걸리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일사천리로 착착착- 진행이 되서 뭐지? 싶었을 정도. 운도 좋고, 타이밍도 참 좋았던 것 같다.





 사진은 잉햄에서 나를 찾는 문자들. 24일까지 전화 면접을 보거라, 8월 3일까지 신체검사를 받으러 오거라, 5일 아침에 파이널 인덕션을 보러 오거라~ 너는 이제 잉햄의 노예이니라.

 




 파이널 인덕션에서는 예상했던대로 파트와 시간 배정이 이루어졌다. 파트/시간 배정에 걸린 시간은 단 10분. 나머지 3시간 반 동안은 서류 작성의 늪이었다. 잉햄 공장에서 지켜야 할 규칙이나 안전 사항에 대한 설명을 듣고, 비디오를 시청하고, 시험(?)도 봤다. 면접 때 뵈었던 친절한 조슬린 아주머니가 설명해주시면서 답도 알려주시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냥 쓰라는 곳에 쓰기만 하면 된다. 어느 정도 센스만 있다면 영어를 전혀 못 알아들어도 문제없이 통과할 수 있다. 가장 어려운 건 3시간 반동안 가만히 앉아있는 것이다. 의자도 엄청 푹신푹신한 게 아니라 시간이 좀 지나면 엉덩이가 아플 정도다.


 면접 볼 때 오전, 오후 중에 어느 시간을 선호하냐고 물어서 둘 다 좋지만 오후가 좀 더 나을 것 같다고 했는데 진짜 오후로 배정이 됐다. 오후 3시 20분까지 출근이라 아침에 일찍 일어날 필요도 없고, 돈도 더 많이 준다! 무려 23% 씩이나. 대충 계산해보면 시급이 약 32불 정도. 왜 워홀계의 삼성인지, 다들 잉햄 잉햄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시간 배정은 마음에 들었는데 파트 배정이 좀 걸렸다. 보닝(Boning).... 가위와 칼을 써야하는 곳이라 들었기에 행여 다치기라도 할까봐 불안했다. 게다가 다른 여성 분들은 대부분 팩킹(Packing)으로, 남자 분들은 또 다른 파트로 붙어서 배정되었는데 나만 혼자 보닝이어서 급 외로워졌다.





 서류 작성과 시간/파트 배정 외에 잉햄의 유니언(Union, 노동 조합)에 대한 설명을 듣는 시간도 있었다. 당장 가입은 하지 않았지만 나쁠 건 없기에, 나중에 가입할 생각이다. 주마다 8.45달러 씩 지불해야 한다고 하지만 급여에 비하면 그렇게 큰 금액도 아니고 세금공제도 된다하니 가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 같다. 



잉햄 보닝



 그렇게 금요일 아침 4시간의 파이널 인덕션이 끝나고, 월요일부터 일을 하기 시작했다. 보닝 파트에서! 걱정했던 것만큼 일이 어렵거나 위험하지는 않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힘..힘들다... 손목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잉햄 일 누가 쉽다고 한건지 모르겠다. 파트에 따라서 일의 강도가 다른 것 같은데 적어도 보닝은 파스의 도움이 필수인 것 같다. 같이 면접보며 친해진 여자 분은 홀버드(Whole Bird) 팩킹 파트에 배정이 되었는데 거기도 장난 아니게 힘들다고. 대체 어디가 쉬운거지?


 그래도 다행히 일하는데 있어서 사실상 가장 중요한 '사람'은 다 좋다. 최근에 바꼈다는 트레이너가 좀 깐깐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나를 막 대하거나-예: 이전에 일했던 폰케이스샵 매니저- 양아치 같지는-예: 면접 봤던 한인 레스토랑 사장. 함께 면접 봤던 예쁘장한 여자 분께 술은 잘 마시냐는 둥의 양아치 같은 질문을 함- 않았다. 처음 와서 실수 투성이지만 누구 하나 나에게 뭐라고 하는 사람 없고, 오히려 처음이라 그렇다며 이해해주고, 이렇게 하면 손이 덜 아프다, 이 자세가 편하다며 친절하게 알려줬다. 같이 일하는 한국인들도 다들 좋은 분들이신 것 같다. 한국인들 사이에는 막내 라인에 속해서 그냥 나만 잘 하면 될 것 같다. 이전에 만났던 한국인들과는 다르게 다들 정말 친절하고, 성격도 좋으신 것 같고 또 엄청 열심히 사신다. 같이 일하다보면 이것저것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서 좋다. 뭐, 아직 만난지 일주일 밖에 안 되긴 했지만.





 잉햄의 또다른 장점은 닭고기를 굉장히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것! 처음 3일동안은 분위기 살피다가 목요일에 처음으로 구입해봤다. 호주에서는 드럼스틱(Drumstick)이라 불리는 닭다리 9조각이 3달러! 엄청엄청 저렴하다. 한국 치킨집에서 이 정도 양이면 30달러는 그냥 줬어야 할텐데. 우유에 숙성시켜서 잡내 없애고, 간장으로 양념해서 오븐에 적당히 구워먹었다. 한국 치킨을 그리워하던 남자친구-남, 23세. 입맛이 엄청나게 까다로움-가 먹더니 굽네치킨의 맛이라며 완전 맛있게 4조각이나 먹어치워서 뿌듯했다. 왠지 앞으로 지겹도록 치킨을 먹게 될 것만 같다.



The heart of table, Ingham



 고작 일주일 다녔을 뿐인데 운 좋게(?) 잉햄에 다니면서 한 번 있을까말까한 행사도 경험했다. Love'em! 이었던 잉햄이 대표 문구가 The heart of table로 바뀌었다며 전 직원들에게 하트 모양 아이템과 회사 브로셔, 미니 케이크를 나눠줬다. 덕분에 일하는 시간도 한 시간 정도 까먹고 간식도 먹을 수 있었다. 1시간 30분마다 쉬는 시간인데 업무시간 1시간 꽁으로 까먹고, 30분 잠깐 일하니 금방 다시 쉬는시간이 됐다. 개이득.


 중간중간 글을 올리려고 했는데 여러모로 바빠서 한꺼번에 올리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진 것 같다. 어쨌거나 나의 기나긴, 우울했던, *절망의 구렁텅이 속에서의 반백수 8주 생활은 운 좋게 잉햄에 들어가게 됨으로써 끝이났다. 생각했던 것보다 일이 정~말 힘들어서 이게 정말 좋은 일인가하는 생각이 잠깐잠깐 스치지만 아마 다음주 화요일에 주급을 받게되면 이런 생각이 싹 사라지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또 보닝 파트가 일이 힘든만큼 레벨업-=급여 인상-도 다른 파트에 비해 빠르다고 하니... 불평없이 다녀야겠다. 하하. 앞으로 남은 6개월동안 잉햄에서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좋은 추억들도 많이 쌓였으면 좋겠다. 겸사겸사 통장 잔고도 쌓으면서! 






반응형

워홀러의 호주별곡 | 2016/브리즈번에 살어리랏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댓글,

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
@darney.tra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