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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브리즈번 워킹홀리데이]

-EPISODE 066-

자동차 타고 섬으로~ 브라이비 아일랜드(Bribie Island)




 *레드 클리프(Red Cliffe)*인생 맛집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한 후, 빨빨이를 타고 1시간 여를 달려 브리즈번(Brisbane) 근교의 작은 섬 브라이비 아일랜드(또는 브리비 아일랜드, Bribie Island)에 도착했다. 육지와 섬을 잇는 다리를 쌩쌩 달리는데 그 풍경이 얼마나 멋지고 시원한지, 안면을 때리는 바람과 함께 스트레스가 확 가시는 느낌이었다. 내맘대로 브리즈번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선정! 탕탕탕!





 브라이비 섬에 도착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이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이자, 육지에서 가장 먼 해변인 우림 해변(Woorim Beach). 달리는 내내 비가 올 듯 말 듯 하던 날씨는 해변에 도착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청명해졌다. 역시 언제나 옳은 호주 바다♥



먹이를 노리는 갈매기를 본 적이 있나요



 여태 다녀본 호주의 어느 바다와 같이 맑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이 평범한 바닷가에는 조금 특별한(?)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나는 듯 날 지 않는 갈매기떼였다. 돗자리를 깔고 식사하는 여행객들 머리 위에 공중부양을 하는 것처럼 붕떠서 매섭게 음식을 노려보는 갈매기떼의 모습이 정말 신기했다. 새가 저렇게 하늘에 붕 떠있는건 태어나서 처음보는 광경! 동영상을 잘 안 찍는 편인데 이 장면만큼은 두고두고 간직하고 싶어 촬영해왔다. 




 얼핏 합성 같기도 한 이 장면에 지나가던 많은 사람들이 발길을 멈추고 갈매기 구경을 했다. 다시 봐도 참 신기한 장면이다. 한편으로는 먹이를 갈망하는 저 갈매기들이 참 무섭기도 하고... 아무튼 아무데서나 못 볼 희귀한 장면을 본 것으로 충분히 만족스럽다.



가까이서 본 갈매기



 갈매기들이 공중에 거의 멈춰있다 시피해서 사진 찍기에는 좋았다. 음식 노려보느라 카메라 들이대고 알짱거려도 눈도 꿈쩍하지 않던 갈매기들. 어마어마한 집중력이었다.

 



배경이 살리네



 물을 가득 머금어 무거워진 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푸르렀던 배경. 어떻게 찍어도 색이 너무 예뻐서 카메라 셔터에서 손가락을 떼지 못했다. 사이다를 한 캔 들이킨 것 마냥 청량한 느낌!



아끼는 말인형이랑 바다 구경 나와쪄


모래에다 그림 그려쪄



 푸른 바다와 드넓은 모래사장은 아이들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손을 잡고 바다로 놀러나온 귀여운 꼬마들을 보니 얼굴에 엄마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밀려오는 파도와 밀당을 하며 꺄르르 터지는 웃음 소리, 모래사장에 그린 그림을 자랑하며 뿌듯해하는 미소가 바다색만큼이나 청량했다. 아이고~ 예뻐라 :)






 흐리던 날씨가 맑게 개면서 동네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나오기 시작했다. 바다로 뛰어들어 물놀이는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고, 따뜻한 햇빛 아래 배를 깔고 누워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조용하던 해변은 이내 사람들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구름이 걷힌 맑은 날씨를 반기는건 동네 사람들 뿐만이 아니었다. 동네 새들도 맑게 갠 날씨를 기념하며 정모(?) 하는 중



추억 속의 분필돌!



 쪼리를 신은 발가락 사이사이로 파도처럼 밀려왔다 쓸려나가는 고운 모래를 느끼며 해변가를 걷다가 추억의 아이템을 발견했다. 바로 사진 속 분필돌! 초등학교 시절 동네 친구와 공터에서 땅따먹기를 할 때 바닥에 그림 그리는 용도로 쓰던 분필돌을 여기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반가운 마음에 덥썩 집어들어 사진을 남기고 주머니에 챙겼다. 





 챙긴 분필돌은 해변 앞 공원에서 바로 써먹었다. 남자친구가 화장실에 간 동안 벤치 앞 바닥에 이름을 쓰고 인증샷을 찰칵! -안 지워지는 화학물질이 아니라 문지르거나 물을 뿌리면 바로 사라지는 돌로 쓴 글씨니 오해마시길!- 


 스탠소프로 돌아가 집 식구들과 땅따먹기 할 때 쓸 분필돌을 두어 개 더 챙긴 후 다시 차에 올랐다. 이번에는 육지와 가까운 반대편에 끝에 가보기로~




여유여유해



 반대편의 바다는 조금 전의 우림 해변과는 달리 잔잔하고 평화로운 느낌이었다. 육지와 섬 사이여서 그런지 파도는 거의 없었고, 작은 배들만 듬성듬성 바다 한 가운데 세워져있었다. 차로 10분 거리를 사이에 두고 전혀 다른 느낌의 두 바다가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소세지 냄새



 사람들이 바다를 즐기는 방식도 확연히 달랐다. 조금 전 우림 해변에서는 물놀이를 하고 모래사장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었던 반면, 이곳의 사람들은 바다를 감상하며 바베큐를 구워먹거나 물고기를 낚고 있었다. 우림 해변에서는 짭쪼롬한 바다 내음이 솔솔 났었는데 이곳에 오니 맛있는 바베큐 향이... 갑자기 소세지가 먹고 싶어지는 자극적인 냄새였다.



프로 낚시꾼



 이곳에서 가장 눈에 띄던 작은 선착장에는 배는 없고 낚시꾼들만 가득했다. 지난 밤 *밤 낚시에서 해파리나 실컷 보고 물고기는 낚지 못해 상심이 컸는데 이곳에서 낚시꾼들을 만나게되어 굉장히 반가웠다. 많은 낚시꾼들이 모여있기에 '여기가 유명한 낚시 핫스팟인가!' 싶어서 당장 달려가 트렁크에 실린 내 낚시 키트를 가져오려다 남자친구에 의해 저지당했다.



잡은 거 아니고 먹일 거



 처음에는 구경이나 하자던 남자친구가 미웠는데 곧 안 가져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잡은 물고기를 모아 놓은줄 알았던 통은 미끼통이었고, 사람들이 들고 있는 낚싯대는 구경도 못해본 길고 튼튼한 것들이었다. 또 그물망을 설치하거나 직접 물에 뛰어드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 이곳은 20달러짜리 *낚시 키트 쓰는 나같은 초보가 있을 곳이 아니구나 싶었다. 정말 '꾼'들의 장소였던 것이다. 남자친구 말을 무시하고 낚시 키트를 꺼내왔으면 아주 창피할 뻔 했다.. -하지만 아무도 물고기는 낚지 못했다.. 좋은 장비 쓰는 꾼들한테도 낚시는 어려운가보다.-



윤식당 섬 못지않게 예쁨!



 낚시꾼들이 모여있는 선착장에서 바라본 브라이비 섬. 이곳에서의 하루는 여유롭게 흘렀다. 딱히 뭔가 하는 것 없이 모래사장에 앉아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고, 사람들과 새들을 구경하고, 푸르른 배경을 지나치며 드라이브를 하고, 물고기가 안 잡혀도 생글생글한 낚시꾼들을 구경하는 것 따위로 하루를 채웠다. 따분하고 재미없는 시간이었다기 보다는 여유로운 시간 속에 푸른 자연과 함께 힐링하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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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
@darney.tra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