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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폭발 고생 폭발 베트남 여름휴가]

-EPISODE 03-

배틀트립 누들투어의 그 맛집! Quan Ba cu




 끊임없는 오토바이 행렬처럼 끊임없는 문화 충격을 받으며 베트남 하이퐁 시내를 싸돌아다니다 보니 슬슬 배가 고파졌다. 동남아에서는 싸고 맛있는 길거리 음식이 진리라 하였거늘, 음식 위생에 까다로운 철학을 가진 남자친구는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그래도 한 번 쯤은 먹어봐도 되지 않을까?'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먹고 싶으면 먹어. 나는 옆에서 지켜볼게...'

 그리하여 우리는 그럴싸한 음식점을 찾아다니느라 또 한 번-처음이 아님. *지난 에피소드 참고- 애를 먹었다.



베트남 하이퐁



 우리는 그 시각, 사람보다 오토바이가 많은 하이퐁 중심가를 방황하고 있었고 구글 지도로 주변을 탐색하다가 눈에 띄는 곳을 발견했다. 베트남 지도에서 발견한 반가운 한국어! 그것은 바로





 "배틀트립맛집"이라는 문구였다. 방송에 소개될 정도의 맛집이라면 까다로운 한국인 입맛을 가진 남자친구에게도 잘 맞을거라 생각했다. 남자친구 본인도 방송국에서 인정한 맛집이라는 말에 흔쾌히 나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우리가 있던 *기찻길 마을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 있어 찾아가기도 쉬웠다.



베트남 하이퐁 배틀투어맛집 Quan Ba cu베트남 하이퐁 배틀투어맛집 Quan Ba cu



 구글 지도의 안내를 따라 걸어 '배틀트립맛집'이라는 Quan Ba cu(Quán Bà Cụ, 꽌바꾸)에 도착했다. 베트남의 흔한 음식점들과는 다르게 넓고 화려한 것이 확실히 방송물(?) 먹은 느낌이 났다. 덕분에 까다로운 남자친구로부터 쉽게 합격을 받아낼 수 있었다.  



베트남 하이퐁 배틀투어맛집 Quan Ba cu니들이 게맛을 알어?



 아무 정보도 없이 지도에 적힌 '배틀트립맛집'이라는 문구만 믿고 찾은 곳이라 조금 걱정했는데, 간판에서 빛나는 게 그림과 입구의 커다란 게 모형을 보고 안심이 됐다. 게 요리면 실패할 확률이 거의 없으니!



베트남 하이퐁 Quan Ba cuQuan Ba cu 내부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들어선 식당은 밖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더 화려했다. 하루종일 경험한 것 중 가장 깔끔하고 아늑한 풍경에 마음까지 정화되는 기분...♥ 덕분에 *베트남 도착하자마자 환전에 택시에 정신없는 오토바이 행렬에..  탈탈 털렸던 정신이 어느정도 안정되는 것 같았다.


 베트남 보통의 식당과는 다른 고급진 분위기 때문에 음식 가격이 비싸겠다 싶었는데 의외로 저렴해서 놀랐다. 이 집 대표 메뉴인 반다꾸어(BÁNH ĐA CUA, 게살 쌀국수)가 4만 동(약 2천 원), 넴꾸어비엔(NEM CUA BỂ, 만두 같은 게살 스프링롤)이 5만 동(약 1,500원)으로 매우매우 저렴했다. 베트남답지 않은 가게 분위기에 한 번 반하고, 저렴한 가격에 두 번 반한 우리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종류 별로 하나 씩 주문했다. 



베트남 하이퐁 Quan Ba cu먹어보자꾸자



 음식은 주문과 동시에 차례대로 테이블 위에 올려졌다. 분명 국수 두 그릇과 스프링롤 하나를 시켰는데 향이 진한 야채들이 먼저 나와서 당황스러웠다. 야채들이 향도 향이지만 다듬어지지 않은 모양새가 마치 방금 바깥에 있는 나무에서 따온 듯한 느낌이어서 살짝 거부감이 들었다. -베트남에서는 대부분의 식당에서 이렇게 야채를 먼저 세팅해준다. 한국의 김치처럼! 이 날 처음 경험한 후 금세 적응했다. 물론 고수는 아직 어려운 존재지만..- 

 사진 왼쪽의 츄러스 같은 요티아오와 깔라만시는 모든 테이블에 기본적으로 깔려있었다. 기본 안주처럼 그냥 주는건줄 알았는데 먹을 때마다 돈을 내야한다기에 손도 대지 않았다.. -허허-





베트남 하이퐁 Quan Ba cu분꾸어(BÚN CUA)


베트남 하이퐁 Quan Ba cu반다꾸어(BÁNH ĐA CUA)



 메인 요리로 주문한 국수 두 그릇은 사진과 같다. 위 사진이 분꾸어(BÚN CUA), 아래가 대표 메뉴인 반다꾸어. 둘 다 게살이 고명으로 들어가는 국수로 국물은 같지만 면이 달랐다. 분꾸어는 우리에게 익숙한 분짜의 '분'으로 분짜에 나오는 면과 같은 소면이 들어있다. 반면 반다꾸어는 넓적한 갈색면이 들어있는데 면 자체의 향이 좀 짙었다. 


 개인적으로는 국물향이 좀 이국적이기는 했지만 게와 갯가재의 깊은 맛이 살아있어 먹을만 했다. 넓적면 특유의 맛도 거부감이 들 정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고명으로 올라간 갯가재의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마음에 들었다. 어렸을 적 외할머니랑 집 앞 수산시장에 가서 갯가재를 사와 집에서 삶아 먹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맛. 국수 자체의 맛도 좋았지만 추억의 맛이 나서 더 좋았던 것 같다.

 하지만 까다로운 한국인 입맛의 남자친구에게는.. 역시 별로였단다. 특유의 맛이 나는 넓적면은 한 젓갈만에 포기. 그나마 소면은 먹을만 하다며 몇 젓가락을 더 들었다. 갯가재도 이 날 처음 먹어본 남자친구에게는 추억이 맛도 없었다. 결국 -언제나 그랬듯- 모든 것을 포용하는 입맛을 가진 내가 열심히 먹어치웠다. 



베트남 하이퐁 Quan Ba cu넴꾸어비엔(NEM CUA BỂ)



 다행히도 만두를 닮은 넴꾸어비엔은 남자친구의 입맛에도 잘 맞았다. 안에 들어있는 당면도 탱탱하고 새우살도 통통해 씹는 맛이 일품이었다. 맛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익숙한 새우만두의 맛에 베트남의 향이 2% 첨가된 느낌이랄까? 제공된 소스도 익숙한 탕수육 소스 느낌이 나서 맛있게 잘 먹었다. 크기도 커 둘이서 나눠먹기 딱 좋은 양이었다. 단점 하나 있다면 하나를 쪼개 놓은 탓에 내용물이 잘 흐른다는 것 정도? 질질 흘릴 수 있으니 처음부터 숟가락으로 먹기를 추천한다.

 아무튼 넴꾸어비엔은 100점 만점에 100점을 주고 싶다. 반다꾸어가 입맛에 따라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맛이라면 넴꾸어비엔은 새우 알러지를 가진 사람 외에는 100% 만족할 만한 맛이었다. :) 추천! 



베트남 하이퐁 Quan Ba cu식사 후..



 식사를 마친 뒤의 모습. 넵꾸어비엔은 흡입하고 국수는 아깝게도 많이 남겼다. 남자친구 도움 없이 혼자 먹기에는 너무 많은 양이었다. -그 와중에 갯가재는 쏙쏙 골라 다 먹은건 비밀-



베트남 하이퐁 Quan Ba cu



 계산하고 나가는 길, 들어오는 길에는 그냥 지나쳤던 맛있는 넴꾸어비엔과 국수 재료인 새우, 갯가재가 눈에 들어왔다. 지금도 생각나는 새우알 톡톡 넴꾸어비엔..♥ 사진 속에 들어가서 하나 훔쳐오고 싶은 심정이다.


 국수는 몰라도 넴꾸어비엔 꼭 드세요! 두 번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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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보자 베트남 놀아보자 베트남 | 2017.08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댓글,

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
@darney.tra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