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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폭발 고생 폭발 베트남 여름휴가]

-EPISODE 06-

닿을 수 없는 몽키 아일랜드.. 대신 깟바 해변(Cat ba Beach)




 *깟바에 도착한 우리의 첫번째 목적지는 깟바 주변의 작은 섬, 몽키 아일랜드(Monkey Island)였다.





 깟바에서 약 2.5km 떨어져 있는 작은 섬, 몽키 아일랜드는 신서유기 베트남편의 주 배경이 되었던 곳이다. 여행 전 신서유기를 보면서 그 풍경에 반해 이번 베트남 여행을 통해 꼭! 직접 가보고 싶었다. 



깟바섬 몽키 아일랜드[출처] tripadvisor



 곳곳에 원숭이들이 돌아다니고 힘들지만 그만큼 아름답다는 등산로, 그리고 말이 필요없는 해변 풍경까지! 고루 갖춘 지상낙원 몽키 아일랜드에 갈 생각에 한껏 들뜬 마음으로 *숙소를 나섰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트래킹과 카누가 포함된 단체 투어를 통해 몽키 아일랜드를 여행하는 편-트립어드바이저 기준-이지만 우리는 단체 투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자유여행으로 몽키 아일랜드를 즐길 생각이었다. 허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투어를 이용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부릉부릉 달려라 택시!



 자유여행을 마음 먹은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깟바섬 동쪽에 위치한 '벤 베오(Bến Bèo)' 선착장으로 가는 것이었다. *하이퐁에서 들어올 때 이용한 *선착장 반대편에 위치해 걸어가기에는 거리가 꽤 되어보였다. 그리하여 깟바섬에 널리고 널린 오토바이 택시를 이용하기로 했는데..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우리는 길가에 대기 중인 한 오토바이 택시 아저씨한테 '벤 베오!'를 외치며 가격을 흥정하고 있었다. 처음 가격을 2인 10만 동-한화 약 5천 원-으로 부르기에 Too much라 했더니 저 멀리에서 또다른 오토바이 택시가 달려오며 8만 동을 제시했다. 그걸 듣고 또다른 택시가 와서 7만 동, 또다른 택시가 와서 6만 동...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오토바이들이 우리를 빙 둘러싸고 자기들끼리 싸움을 하고 있었다. 뭐라고 하는지 알아듣지는 못하겠고 아저씨들은 서로 자기 택시를 타라며 소리만 질러대고.. 가격이 저렴해진 것 좋았는데 사실 좀 -아니 많이..- 무서웠다. 오토바이로 길을 막아놔서 도망갈 수도 없는 상황. 점점 더 몰려드는 택시 아저씨들은 '내 오토바이 탈 거 아니면 남의 장사 망해라!' 하는 심보로 가격을 낮추고 있었다.

 처음 겪어보는 이 당황스런 상황은 4만 동-2인(오토바이 두 대) 가격. 한화 약 2천 원-을 외친 오토바이 뒷자석에 엉덩이를 붙임으로써 종료되었다. 잠깐동안 깟바의 연예인이 된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살면서 언제 또 이런 인기(?)를 누려보려나. -허허.. 다신 겪고 싶지 않네..-



깟바 벤 베오 선착장 매표소 [출처] Google Maps - Ben Beo



 오토바이 택시 아저씨는 우리를 벤 베오 선착장에 내려주면서 선착장 근처를 배회하고 있는 한 아주머니에게 '몽키 아일랜드~ 블라블라' 하는 말을 건네며 우리를 소개했다. '얘네 몽키 아일랜드 간대!' 따위의 말을 하는 것 같았다.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둘이 주고 받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 베트남어를 하나도 알아듣지 못하지만 그 눈빛은 대강 읽을 수 있었다. '저 놈들의 돈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이 뜯어낼 수 있을까' 하는 그 눈빛.


 아주머니는 오토바이에서 내린 우리들에게 접근해 '몽키 아일랜드?'하며 매표소로 안내했다. 매표소까지 따라 들어온 아주머니는 우리 옆에 딱 붙어 매표소 직원에게 '몽키 아일랜드 어쩌고저쩌고' 하더니 계산기로 가격을 보여줬다. 20만 동을 내놓으랬다.

 말이 안 되는 가격이었다. 하이퐁에서 깟바까지 오는 쾌속선이 22만 동인데 고작 2.5km 떨어진 몽키 아일랜드까지가 20만 동이라니. 이건 분명 우리한테 4만 동 밖에 받지 못한 택시 아저씨가 아주머니랑 짜고 우리를 골탕 먹이려는게 분명했다. 여행 전에 찾아본 정보는 몽키 아일랜드까지 4만 동이면 된댔는데, 심지어 카누 타고 직접 노 저어서 가도 30분이면 간다는데 5배나 더 받아먹으려 하다니. 기분이 확 상했다.

 아주머니를 돌려보내고 매표소에 직접 물어봐도 계속 20만 동을 요구했다. 알고보니 그들이 우리에게 팔려는 티켓은 몽키 아일랜드행 배가 아니라 몽키 아일랜드를 포함해 주변을 다 도는 일종의 투어 상품이었다. 아무리 'ONLY 몽키 아일랜드!!'를 외쳐봐도 먹히지 않았다. 우리가 실랑이 하는 사이에 몇몇 베트남인들이 와서 저렴한 티켓을 사가기도 하던데.. 정말로 몽키 아일랜드행 티켓이 없는건지 아니면 우리한테만 안 파는건지 알 수가 없었다.



깟바(Cat ba)터벅터벅 돌아가는 길..



 그래서 결국 포기했다. 기분 나쁜 눈빛을 쏘아대는 장사꾼들이 싫었고, 꾸리꾸리한 날씨에 20만 동-둘이 하면 무려 2만 원. 베트남에서는 매우 비싼 편이다.-이나 내고 투어를 할 생각도 없었다. 우리는 조금 전 4만 동짜리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달려온 길을 터벅터벅 걸었다. 몽키 아일랜드.. 그토록 기대했건만.



베트남 깟바(Cat ba)


베트남 깟바(Cat ba)



 택시 타고 5분 만에 온 구불구불한 길을 한참동안 걸으며 아무래도 베트남은 우리랑 안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5조 5억 번은 들었다. 그 사이에도 지나다니는 오토바이 택시 기사들이 얼마나 추근대던지. 관광객들의 돈을 노리는 베트남 장사꾼들 덕분에 베트남에 대한 호감도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베트남 사람들 순박하다고 누가 그랬노-



베트남 깟바(Cat ba)


베트남 깟바(Cat ba)



 땀에 쩔은 발을 내딛을 때마다 오토바이로 그냥 지나쳤던 풍경을 눈에 꾹꾹 다시 눌러담으며 상처 받은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래, 이것도 다 경험이지 뭐.



베트남 깟바(Cat ba) Yummy깟바 맛집 Yummy



 다시 깟바 중심가에 거의 다다랐을 즈음, 왠지 깟바 맛집 같아 보이는 한 식당이 눈에 들어왔다. 배도 채우고 몽키 아일랜드에 가지 못해 헛헛한 마음도 채울 겸 식사를 하고 가기로!





베트남 깟바(Cat ba) YummyYummy 볶음밥


베트남 깟바(Cat ba) YummyYummy 분짜



 무난하게 치킨 볶음밥과 분짜를 주문했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좋았다. 베트남에 오기 전, 한국의 베트남 음식과 비교해 보겠노라며 에머이에서 분짜를 먹고 왔는데 확실히 베트남 현지 분짜가 훨씬 맛있었다. 가격도 4분의 1 정도! 국물이 진짜 독특하고 중독성 있는 맛이었다. 고수를 별로 안 좋아해서 걱정했는데 야채를 따로 줘서 문제 없었다.


 알아보니 이 음식점 Yummy는 깟바를 여행하는 외국인들에게 맛집으로 소문난 곳이라고! 잘 찾아 먹은 것 같아 뿌듯하다. :D



베트남 깟바(Cat ba) 해변깟바 해변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기분이 조금 나아진 우리는 숙소 뒤편에 있는 깟바 해변으로 바다 구경을 갔다. 소화도 시킬 겸 다시 땀 뻘뻘 흘리며 걸어서 갔는데.. 깟바 곳곳을 돌아다니던 이 버스가 해변까지 데려다주는 버스라는걸 알고 허탈했다. 겨우 500원 밖에 안 하는데 왜 몰랐을까.. -깟바 해변 가시는 분들 꼭 버스 타세요! 오르막 힘들어요..-



베트남 깟바(Cat ba) 해변



 비가 오락가락하는 흐린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깟바 해변에는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북적 했다. 대부분 주말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놀러 나온 베트남 현지인들 같아 보였다. 



베트남 깟바(Cat ba) 해변



 몽키 아일랜드한테 대차고 차인(?) 뒤 깟바를 걸어다니느라 땀에 젖은 몸을 당장 저 시원한 바닷물에 담그고 싶었다. 바로 숙소로 돌아가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나올까 했지만 날씨도 썩 좋지 않고, 물놀이로 하루를 마무리 하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인 것 같아 다음날로 미루기로 했다. 물로 땀을 씻어내지는 못했지만 가슴이 탁 트이는 시원한 풍경 덕분에 마음에 낀 때-몽키 아일랜드가 남겨 놓은 것-는 싹 씻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몽키 아일랜드.. 너란 섬..... -Hㅏ...-



 배도 채우고 마음에 묵은 때도 씻어냈겠다, 이제 몽키 아일랜드는 잊고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깟바를 탐험하러~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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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보자 베트남 놀아보자 베트남 | 2017.08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댓글,

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
@darney.tra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