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004_바나나벤더 백팩커스 (Banana Bender Backpackers)


[호주 브리즈번 워킹홀리데이]

-EPISODE 004-

바나나벤더 백팩커스 (Banana Bender Backpackers)




 이상하게 계속 숙소에 대한 포스팅만 하고 있는 것 같다. 지난 포스팅이었던 *에어비앤비(Airbnb) 숙소, *쉐어하우스에 이어 이번엔 백팩커스-호주의 호스텔, 게스트하우스- 체험기(?)이다.

 호주로 오기 전 한국에서 워홀을 준비할 때, 많은 호주 워홀러들이 백팩커스에서 머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썬브리즈번(SUNBRISBANE)과 같은 커뮤니티를 통해 도착하기 전 쉐어하우스를 구해서 오는 경우도 많지만 대부분은 초반에 백팩커스에서 머물며 쉐어하우스를 구하거나 일자리를 구한다고. 그치만 나는 백팩커스에서 머물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었는데, 그 이유는 '안전성''청결' 때문이었다. 그래서 비싼 에어비앤비를 5박이나 미리 예약하고 온 것이었는데.. 우리의 마음에 든 쉐어하우스가 그 다음주, 즉 에어비앤비 체크아웃 날짜 5일 후부터 입주가 가능하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계획에 없던 백팩커스에서 5일이나 머물게되었다.

 내가 정말 걱정한 부분은 '안전'이다. 내 몸의 안전이 아니라 내 물건의 안전. 1년동안 살 생각으로 온 우리는 이민가방, 캐리어, 백팩, 손에 든 쇼핑백까지 짐이 넘쳐났었는데 과연 백팩커스에서 이것들이 안전할 것인가, 이것이 가장 걱정이 되었다. 지난 *유럽여행 때 호스텔에 머물면서 캐리어를 통째로 도난 당했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어서 1년치 짐들이 눈 깜짝할 새 사라질까봐 정말 걱정이 많이 됐다. 그치만 오히려 짐이 너무 많아서인지 그 누구도 우리의 짐을 훔쳐갈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하.


 

thumb바나나 벤더 백팩커스 (Banana Bender Backpackers)



 좋은 여행객들만 만나게 해주세요, 하는 바람으로 우리가 선택한 백팩커스는 바나나벤더 백팩커스! 호주 백팩커스 중에서는 쥐 나올 것 같이 더럽고 비위생적인 곳도 많다고 들었는데 다행히 이곳은 그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생각한 것보다 깔끔해서 놀랐을 정도.

 내 짐을 어떻게든 안전하게 지키고 싶은 마음에 우리만 쓰는 더블룸을 예약할까 했지만 너무 사치인 것 같아서 가장 저렴한 9인실 혼성 도미토리로 예약했다. 에어비앤비 숙소까지는 한국에서, 한국 돈으로 예약을 해서 살짝 비싼 가격에서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았는데 얼마 없는 호주 화폐로 돈을 내려니 급 겸손해졌다. 도난이고 뭐고 일단은 돈을 아껴야했다. -청결 따위는 이미 잊은지 오래-



[출처] Banana Benders 홈페이지



 호스텔을 찾은 곳은 여행할 때마다 에어비앤비 다음으로 유용하게 이용하는 *호텔스컴바인(hotelscombined). 호텔스컴바인을 통해 호스텔을 검색하고 *부킹닷컴(Booking.com)에서 실제 예약을 진행했다. 9인 혼성 도미토리, 5박, 2명으로 해서 총 190달러에 예약했는데 좀 더 알아보기 위해 바나나벤더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같은 조건으로 180달러였다. 무려 10달러나 차이가 나서 당장 부킹닷컴 예약을 취소하고 바나나벤더 홈페이지에서 다시 예약을 진행했다. 이로써 쓸데없이 나갈 뻔 했던 10달러를 아낄 수 있었다. -숙소 예약은 해당 숙소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면 더 저렴하다는 꿀팁!-

 백팩커스 내에서도 가장 저렴한 9인실 도미토리다 보니 1인당 1박 가격은 18달러로 매우매우매우 저렴했다. 너무 저렴한 가격에 계속 여기서 머물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지만 그냥 가난한 처지에 든 생각일 뿐이었다. -5일도 너무 길었다.- 또 결제는 현장에서 이루어졌는데 이 때 현금으로 결제해야 180달러고 카드로 하게되면 10%의 수수료가 더 붙는다. 당연히 우리는 현금으로 지불해 돈을 아낄 수 있었다. 5박 숙박비 외에 1인당 20달러를 보증금으로 내야했는데 말 그대로 보증금이라 예약한 기간동안 문제 일으키지 않고 지내면 체크아웃할 때 돌려받을 수 있다. 열쇠도 잃어버리지 않았고, 체크아웃도 10시 전에 한 우리는 20달러도 그대로 돌려받았다.





 백팩커스는 브리즈번에서 여행이 시작되는 곳인 로마 스트리트 역(Roma Street Station)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있었다. 내리막길의 시작점에 위치한 이 백팩커스는 예쁜 풍경이 덤이었다. 그리고,





 밤에도 예뻤다. 여자 혼자 함부로 돌아다니면 위험한 호주의 밤이라지만.. 예쁘다.



바나나 벤더스 9인실



 백팩커스에서 가장 중요한 방!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2층침대 4개와 일반 침대 하나로 이루어진 9인실이었는데 방 가운데에 벽이 있어서 그냥 4인실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운 좋게도 남자친구와 나는 각각 2층 침대의 1층을 하나씩 차지하여 사다리를 올라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었다.

 우리의 이민가방은 아무도 가져가지 못하게 쇠줄(?) 자물쇠로 침대에 묶어두고, 지퍼도 못 열도록 또 다른 자물쇠로 잠궈놓았다. 근데 뭐 워낙 부피가 크고 무거워서 그 누구도 건드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우리 조차도 열기가 귀찮아서 캐리어만 열어두고 생활했는데 여름옷들이 다 이민가방 안에 들어있어서.. -그것도 진공팩에 꽁꽁 싸서...- 덕분에 에어비앤비, 그리고 백팩커스에서 머무는 10일동안 매일 똑같은 청반바지만 입고 다녔다..... 열흘동안 같은 옷이라니.. -냄새 나...-






 우리가 머문 9인실 도미토리에는 널찍한 테라스도 있었는데 여기서도 예쁜 하늘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아직까지도 의문이다. 호주의 하늘은 어쩜 이렇게 매일매일 구름이 많고 맑은건지.






 백팩커스 바로 근처에는 레스토랑도 많았다. 우리는 거지여서 감히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금요일은 Free Pizza Day라니 나중에 와볼만 한 곳인 것 같다. 호주의 문화를 아직 잘 모르지만 아무리 Free Pizza Day여도 그냥 공짜는 아닐 것 같다. 다른 걸 주문하면 -예를 들면 술이라던가- 공짜로 주는 것 같은데.. 일단은 겁이 나니 돈 생기면 당당하게 들어가서 공짜 피자를 요구해야겠다.



Coles



 레스토랑은 아무리 공짜 피자를 준다고 써놔도 겁이 났지만 우리에겐 당당하게 들어갈 수 있는 대형마트가 있었다. 백팩커스에서 가장 좋았던 점 중 하나인데 한 블럭만 가면 엄~청 넓은 대형마트가 있어서 우리의 경제 수준에 맞는 쇼핑을 즐길 수가 있었다. -Coles는 사랑입니다.-





 여기 콜스에서 우유도 사고, 빵도 사고, 잼도 사고.. 가장 중요한 물도 사고. 저렴하게 많은 식료품들을 구할 수 있었다. 호주의 물가는 전체적으로 비싼 편이지만 장바구니 물가는 저렴하다. 특히 대용량으로 사면 한국보다 훨~씬 저렴하다. 500mL 작은 물은 2달러인데 2L짜리 큰 물은 70센트! 물만 그런게 아니라 쥬스도 그렇고 우유도 그렇다. 작은 용량이 오히려 더 비싼 신기한 호주.. 용량이 작을수록 용량 대비 플라스틱이 많이 쓰여서 비싼 것 같은데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대용량을 사는게 호주에서는 훨씬 저렴하다.





 콜스에서 저렴저렴하게 장을 보고 나오면서 사람을 너무 좋아하는 귀여운 강아지도 만났다. 주인이 잠시 가게 앞에 묶어두고 장을 보러 들어간 것 같은데 사람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누가 자기한테 관심을 보이면 바로 배를 뒤집고 누워서는 애교를 부렸다. 귀여워서 사진도 찍었는데 사진 찍히는걸 아는 강아지 같았다. 말그대로 개귀욤.





 시티에 가기 위해서는 콜스를 지나 어떤 다리 위를 건너가야 했는데 이 다리 위에서 보는 브리즈번도 예뻤다. 하늘이 예쁘고 녹색 빛이 푸르니 예쁘지 않을 수가 없지.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하늘색의 건물도 백팩커스로 이름이 Chill Backpackers였는데 여기에 묵는 여행자들도 많은 것 같았다. 저 횡단보도에서 자기 몸집만한 백팩을 짊어진 여행자들을 얼마나 많이 보았는지 모르겠다. 대단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낮 하늘도 예쁘지만 달이 밝히는 밤 하늘도 좋았다. 해가 졌지만 달이 유독 밝게 빛나는, 밤인데도 구름이 뭉실뭉실한 호주. 그리고 조금은 무섭고 낯선 박쥐들이 하늘 위를 날아다니는 밤. 특히나 이곳은 로마 파크가 있어서인지 하늘을 날아다니는 박쥐들이 정말 많았다.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워낙 빠른데다가 밤이라 아무리 찍어도 그냥 스쳐지나가는 검정 물체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백팩커스에서 머문 5일은 유독 길게 느껴졌다. 집은 구했지만 집에 들어갈 수 없는 처지였던 우리... 이곳에서 머물면서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브리즈번 도서관에서 보냈고, 남자친구는 한식 레스토랑에서 일을 구해 힘든 일을 하며 보냈다. -지금은 너무 힘들어서 때려쳤다. 역시 한국인들이 제일 나빠-

 그리고 이곳에서 또라이 같은 독일 여자애도 만났다. 애가 친화력 있고 나쁜 애는 아닌 것 같았는데 체크인, 체크아웃을 반복하고 방을 옮겨다니며 남자들을 꼬시고 다니는 것 같았다. 게다가 다른 친구들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꼭 끼어들어서 대화 그룹에 참여하곤 했다. 초대하지 않았는데 카톡방에 들어온 친구 같다고 해야하나.. 별 거 아닌 거에도 낄낄거리며 가끔 이상한 행동도 하는, 하여간 굉장히 성가신 애였다. 이 또라이 같았던 여자애 빼고는 여기서 만난 여행객, 또 다른 워홀러들 모두 다 착하고 재미있었다.


 의도치 않게 백팩커스에서 5일이라는 긴 시간동안 머물렀지만 또라이 독일 여자애와 샤워기의 낮은 수압만 제외하면 지내기에 나쁘지 않았다. -아, 와이파이도 하루에 1시간만 무료여서 더 이용하려면 돈 내고 구매해야한다.- 많은 사람들이 거쳐가는 곳이라 당연히 더러웠지만 열흘 씩이나 같은 옷 입고, 수건도 매일 같은 거로 쓰다보니 더러움에 무뎌져갔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 무엇보다 여기서 우리처럼 워킹홀리데이로 호주에 온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워홀 막바지 여행을 하는 사람, 도착한 지 얼마 안 된 사람, 멜버른에서 일하다가 지역을 옮긴 사람.. 워홀 선배들인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정보도 얻고, 말벗도 얻을 수 있었다.

 좋지만은 않았던 경험이었지만 백팩커에서 머무는 것도 워홀의 시작점으로써 좋은 것 같다. 더러움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고, 여러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에어비앤비나 쉐어하우스 보다 저렴한 백팩커스가 더 나을지도. 나는 이제 *우리집이 있으니 백팩커스는 이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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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