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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브리즈번 워킹홀리데이]

-EPISODE 029-

뚜벅뚜벅 걷기 좋은 브리즈번 근교 숀클리프(Shorncliffe)




 전혀 겨울같지 않은 따뜻한 브리즈번의 한 겨울날. -때는 2016년 7월 19일로 *잉햄(Ingham) 사건이 일어나기 한참 전- 노동에 지친 남자친구를 이끌고 주말 나들이를 또 다녀왔다. 브리즈번 북쪽에 있는 *레드클리프(Redcliffe)와 이름도 비슷하고 분위기도 비슷한 숀클리프(Shorncliffe)로!





 피곤에 쩔은 남자친구를 배려해 느즈막히 일어나 여유롭게 아점-Brunch-을 먹고 집을 나왔다. 레드클리프는 기차도 타고 버스도 타야해서 가는 길부터 체력소모가 컸는데 숀클리프까지는 기차 타고 한 번에 갈 수 있어서 좋았다. 여태 다녔던 브리즈번 근교 여행지 중에서 가장 가깝고 접근성도 좋은 곳인듯 -대중교통을 사랑하는 뚜벅이 기준. 차가 있다면 집 앞 바다 수준-



Shorncliffe Jetty (숀클리프 제티)



 도착하자마자 가장 눈에 띈 것은 역시 제티(Jetty)였다. 레드클리프의 제티는 빨간색이었는데 숀클리프의 제티는 하늘, 바다와 더 잘 어우러지는 하얀색이어서 더 눈에 확 들어왔다. 이온음료 광고를 찍어도 좋을만큼 청량한 느낌이 드는 곳!





 날짜로 따져보면 한 겨울인 호주지만 쨍쨍한 해가 눈이 부신 날씨였다. 어디선가 '바다보다는 산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라'하는 말을 본 적이 있는데 글쎄, 난 아직 덜 된 사람인건지 바다가 더 좋다. 내리쬐는 자외선에 오늘도 피부 한 겹이 급속도로 늙는 느낌이 들지만 난 쨍쨍한 햇살을 맞는 느낌이 싫지 않다. 그리고 그 햇살이 일렁이는 물결에 부서지는 모습은 언제봐도 황홀하다. 깜깜한 밤하늘에 매달려있던 별이 햇살을 타고 땅으로 내려온 느낌이랄까.






 무슨 용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제티 옆에는 일정 간격으로 박혀있는 나무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는 장식물처럼 보이는 새들이 하나씩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참 귀여웠다. 멀리서보면 새가 앉아있는게 아니라 그냥 나무가 저 모양으로 깎여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새들은 앉아서 꿈쩍을 않는다. 하늘을 비행하는 새들의 휴게소 쯤 되는가보다.





 반대편에서 바라본 숀클리프의 제티. 평일 낮 시간이라 사람이 많지 않아 좋았다. -사실 호주는 어딜 가도 사람이 많지 않다.-





 제티의 끝에는 닻처럼 생긴 하얀 막대기가 꽂혀있었는데 이것도 용도를 모르겠다. 행사 같은게 열리면 현수막을 걸어놓는 용도이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Shorncliffe Jetty의 낚시꾼들



 이곳에는 레드클리프의 제티에서처럼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제티 위에 낚시꾼들을 위한 싱크대(?) 같은 것도 있고, 어느 정도 시설이 잘 갖춰져있는 곳인 것 같다. 기회가 되면 낚시도 배워보고 싶다. 그 손맛을 한 번 보면 끊을 수가 없다는데.. 대체 어떤 맛일지 궁금하다. 내가 잡은 물고기로 해먹는 해물탕의 맛도...♥





 낚시꾼들을 위한 싱크대가 있는 숀클리프의 제티!





 바다를 따라서는 예쁘게 공원도 조성이 되어있었다. 이곳에서 우리는...



날 떠나지마 콘치야



 포켓몬을 잡았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지금(9월)은 포켓몬 고의 열풍이 조금 사그라들었지만 이 때(7월)는 어딜가도 포켓몬 마스터들이 우글우글한 때였기에.. 바닷가 근처여서 그런지 물 포켓몬이 잘 나와서 아쿠스타도 잡고 콘치도 잡았다. 사진은 내가 잠깐 사진 찍으러 떠난 사이 콘치를 잡으려..다가 화면이 멈춰버린 남자친구. -캬캬컄-





 공원에는 드론을 가지고 노는 아저씨들도 있었다. 호주 와서 돈 모으면 드론도 한 대 사고 싶었는데... 돈을 모으겠다는 나의 꿈은 산산조각이 나버린지 오래다. 드론도 안녕...





 이 날 숀클리프로 놀러나온 이유 중 하나는 이곳이 브리즈번 근교의 걷기 좋은 여행지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잘 걷는 두 발 말고는 달리 이동수단이 없는 우리에게 '걷기 좋은 여행지'는 최고의 여행지 중 하나! 실제로 가보니 바다를 따라 산책로가 잘 만들어져 있었다. 



Shorncliffe Jetty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바라본 하이얀 숀클리프 제티. 온통 파아랗고 하아얗다.



Lovers' Walk



 걷다보니 갑자기 Lovers' walk라며.. 남자친구와 함께 오긴 했지만 이런건 우리랑은 안 어울리니까 그냥 무시하고 지나갔다. -하하-





 길 오른쪽으로는 끝이 없는 바다가 있고, 왼쪽엔 초록초록한 공원과 드문드문 예술 작품들이 있었다. 예술의 '예'도 모르지만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눈에 담으며 걷는 것도 재미있다.





 산책로를 따라 조금 더 걷다보면 물이 사라지는(?) 구간도 나온다. 며칠 전 *넛지 해변(Nudgee beach)에서 봤던 드넓은 모래 갯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긴 하지만 이 때는 참 신기했다. 물 있는 외계행성에 와있는 느낌이라며 사진을 찍었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저 멀리에 Moreton Island



 바다 저~ 멀리로는 -아마도- Moreton Island(모턴 아일랜드)도 볼 수 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항상 저~ 멀리로만 모턴 아일랜드를 구경하고 있는데.. 대체 언제쯤에나 가볼 수 있으련지.





 2 ~ 2.5km 쯤 된다는 저 산책로를 끝까지 걸을 생각으로 갔는데 생각보다 빨리 해가 지기 시작해서 중간에 돌아와야했다. 빨간 지붕이 예쁜, 작년 여행했던 *이탈리아의 아씨시가 생각나는 집 앞에서 우리는 발길을 돌렸다. 가까운 Sandgate(샌드게이트) 역으로... 



두둥실 보름달



 역에 도착한 우리는 어지러운 전선들 사이에 두둥실 떠있는 달을 발견했다. 보름달이었는지 유독 컸던 이 날의 달은 카메라의 줌을 당기지 않아도 뚜렷하게 보일 정도였다. 이럴 땐 또 소원을 빌어야한다며 달님에게 마음속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아직까지 아무 일이 없는걸 보면 내가 보낸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는가 보다.. 아니면 아직 전송중인건지.


 전에 방문했던 레드클리프와 이름도, 분위기도 비슷한 곳이지만 전반적인 느낌은 숀클리프가 더 좋은 것 같다. 다만, 엄청나게 맛있는 *피쉬 앤 칩스(Fish n Chips)가 없었던게 아쉬웠을 뿐. 피쉬 앤 칩스를 위한 여행이라면 레드클리프를 100번 추천해도 모자라지만 그게 아니라면, 또 뚜벅이 여행자라면 숀클리프를 더 추천하고 싶다.


 Shorncliffe에서 Sandgate까지 이어지는 저 산책로를 정복하러 나중에 다시 와야겠다. :) 그 땐 늦지 않도록 아점이 아니라 아침을 먹고 출발해야지.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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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
@darney.tra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