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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ISODE 10 - 

그라나다의 겨울은 춥다. (부제: 궁전 중의 궁전, 알함브라)




그라나다는 스페인 남부에 위치한 대표적인 도시다.

따뜻한 나라 스페인 그 중에서도 아프리카와 매우 가까운 남부 지방이니 당연히 추위 걱정은 없을 줄 알았다.



구글 지도 그라나다



여행 계획할 때도 당연히 따뜻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여행 중에 호스텔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나 그라나다 간다!'라고 말하면 '오, 정말 따뜻하겠구나'라는 말을 들었었는데..


웬걸, 그라나다는 스페인 북부의 *바르셀로나보다도 추웠다.



시에라 네바다 산



원인은 이 얼음산, 시에라 네바다 산

그라나다에서는 2박 3일을 머물렀는데 마지막 날 밤에야 추위의 원인을 알아냈다.


그라나다를 돌아다니다 보면 곳곳에서 저 웅장한 얼음산의 자태를 볼 수 있다.

그리고 저 얼음산 때문에 그라나다는 정말.. 추웠다.

-스페인어로 '시에나 네바다'는 눈으로 덮인 산자락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라나다에서의 마지막 날 방문한 한식당 사장님께서 말씀하시길, 외국인들은 그라나다에 오면 가장 먼저 시에라 네바다 산에 간다고 한다.

한국 사람들은 꽃보다 할배의 영향으로 알함브라를 가장 먼저 찾는 것 같다고.

나 또한 꽃할배를 참고하여 고른 여행지였기에 알함브라 궁전 밖에 몰랐다. -아쉽다 아쉬워-

케이블카(?) 같은 것을 타고 쉽게 오를 수 있도록 되어있다고 하던데, 다음에 그라나다에 가면 꼭 저길 먼저 가보리라.



알함브라 궁전



시에라 네바다를 몰랐던 내가 그라나다에서 가장 기대한 알함브라 궁전!

궁전답게 그 규모가 엄청 났고 기대 그 이상이었다.





스페인의 상징 같은 오렌지 나무도 알함브라 궁전에 진짜 많았다.

한국의 은행 나무처럼 거리 곳곳에 심겨져 있던 스페인의 오렌지 나무.

오렌지가 귀한 나라(?)의 사람이어서인지 길거리에 떨어져서 터지고, 굴러다니는 오렌지들이 너무 아까웠다.....

그치만 이 나라 사람들에게 바닥의 오렌지는 우리에게 은행과 같은 존재겠지

-은행은 똥냄새 나는데 오렌지는 적어도 냄새는..-


참고로 길거리의 오렌지는 먹기 위해 심어진 것들이 아니라 엄청 시고 맛없다고 한다. -그래도 아깝다-




헤네랄리페 정원



알함브라 궁전은 큰 규모만큼이나 내부 구조가 복잡했다.

크게 나스르 궁전, 카를로스 5세 궁전, 알카사바, 헤네랄리페 4개의 구역으로 나눠지는데,

오후 12시 30분에 나스르 궁전 입장을 예약한 우리는 10시 쯤? 일찍 도착해서 천천히 헤네랄리페 정원부터 둘러보기 시작했다.


프랑스에서부터 느낀거지만 유럽 국가들은 정원이 발달해서 그런지 식물을 기가막히게 깎는 것 같다.

*에펠탑 근처의 나무들도 나 네모나게 잘려져 있고.. 신기하다.


겨울이어서 정원이 엄청 푸르른 모습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역시 궁전이었다.





알함브라 궁전 어딘가에서 찍은 알바이신 지구의 모습

역시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 특유의 흰색 집들은 사진 찍기에 정말 최고다, 최고!






시간 맞춰 나스라 궁전에 가기 위해 길을 가다보면 잠시 궁전 밖을 나오게 된다.

그 길엔 아주 좋은 자리에 위치한 호텔과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기념품 상점들, 그리고 작은 성당과 기념비 같은 것들을 볼 수 있었다.



카를로스 5세 궁전



꽃보다 할배에서 구야 할배가 중앙에서 소리지르다 경비한테 혼나던 바로 그 궁전!





TV에서 볼 때도 진짜 크다 생각했었는데 직접 보니 진짜진짜 컸다.

이렇게 크고 뻥 뚫린 공간에 목소리가 울려퍼지도록 설계했다니 그저 신기할 따름


구야 할배처럼 패기있게 소리를 질러보진 못했지만 투어하는 -중국-사람들이 떠드는게 2층에서도 들려서 진짜구나 싶었다.







나스르 궁전에 들어가기 전에 올라간 알카사바의 탑에서 본 풍경

역시 어딜가든 높은 곳에서 본 풍경은 좋다. 날씨까지 좋으니 더 좋다! -춥지만...-


누군가 나에게 '스페인은 어떤 느낌이었어?'라고 물으면 위 사진들을 보여주고 싶다.

붉은 지붕을 가진 하얀 집들이 내 기억 속에 남아있는 가장 인상깊은 스페인의 이미지!

바르셀로나나 마드리드에서 본 도시의 풍경보다 그라나다와 *론다에서 본 하얀 집들의 이미지가 더 스페인스러운 것 같다.







알카사바에는 가장 높은 벨라탑을 비롯하여 작은 종탑들, 그리고 성벽까지.. 올라갈 수 있는 곳이 많다.

작은 종탑들을 오르기 위해서는 좁은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데, 정말 좁아서 내려오는 사람이 있으면 올라갈 수가 없다.


이 날은 날씨가 정말 좋아서 저~ 끝에 있는 산까지 다 보이는데 와.. 광명 찾은 기분이었다.





탑 위에서 보는 골목에는 이렇게 장난감 차 같은 빨빨 차들도 있었다.



알카사바



탑에서 본 알카사바 성벽의 내부는 이렇다.

저게 다 옛날 이곳의 사람들이 이용했던 목욕탕이나 공장, 상점 등이 있던 터라고 한다.

이탈리아에서 갔던 *포로 로마노가 생각나는 곳이었다.





성벽에 난 구멍으로 보면 또 다른 성벽이 보인다. :ㅇ



아라야네스 정원



12시 30분이 땡!하고 바로 들어간 나스르 궁전

대체 어떤 곳이기에 시간 맞춰 가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는 곳인지 무척 궁금했다.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었다.

어렸을 적 꿈꾸던 그런 삐까뻔쩍한 궁전은 아니었지만 곳곳에 배어있는 이슬람의 냄새 그리고 소박하면서도 화려한 궁전이었다.

무엇보다 연못, 분수, 수로 등 물을 궁전 내부까지 들이는 것이 생소했지만 인상 깊었다.

그 옛날 이 곳은 물이 귀한 곳이지 않았을까 싶다.






궁전 내부에는 벽마다 아랍어 문양이 새겨져 있다.

여행 전 '걸어서 세계속으로'에서 본 바로는 이 아랍어 문양은 겹치는게 하나도 없다고 한다.

온갖 벽에 다 새겨져 있어 족히 수 천, 수 만 개는 되어보이는데...

이 아랍어들은 지금까지도 해석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고, 내용은 대부분 명언 같은 것이라고 들은 것 같다.


벽에 새겨진 이 문양들을 보면서 새삼 아랍어가 참 아름다운 글자임을 느꼈다.

-물론 한글이 제일 아름답고 과학적이지만!-

옛날에는 그저 지렁이 기어가는 글자 같았는데 이렇게 궁전에 장식처럼 새겨진 아랍어를 보니 아름답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thumb



나스르 궁전의 아름다움은 천장에서도 느낄 수 있다.

뾰족뾰족 벌집 같은, 아주 촘촘한 동굴의 종유석 같은 천장의 문양은 아름답다 못해 경이로웠다.

사람이 만들었단는게 믿기지 않는 엄청난 정교함에 목이 아프도록 바라봤다.

문득 옛날 사람들은 사람이 아니라 외계인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얼..-





궁전 내부의 작은 정원도 역시 아름다웠다.

이런 곳에서 그 옛날 왕과 왕비가 데이트를 하곤 했겠지..



시에라 네바다의 얼음 바람 때문에 생각보다 추웠지만 날씨는 좋았고, 궁전은 더 좋았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하루종일 알카사바의 종탑 위에 앉아 구름 움직이는 것만 바라봐도 좋을 것 같다.


생각보다 훨씬 더 좋았던 알함브라 궁전이었지만 다음에 그라나다에 간다면 시에라 네바다가 먼저 일 것 같다.

여행하면서 계속 궁금했던 눈 덮인 산이었는데 유명 관광지라니, 너무 늦게 알게된 것이 아쉽다.

하루만 먼저 알았더라면 가볼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아쉬워 :(

-갔으면 추워서 얼어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날 위로해본다..-


어쨌든 그라나다, 알함브라 궁전은 매우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참고로 알함브라 궁전 Alhambra의 h는 묵음이어서 한국어로는 알람브라가 맞는 표현이라고 한다. -알함브라가 익숙하지만-

신데렐라가 춤추는 그런 궁전은 아니었지만 알라딘이 양탄자 타고 튀어나올 것 같은 알람브라 궁전이었다.

지니를 만난다면 나를 다시 궁전으로 데려다 달라고 말하고 싶다. -소원을 말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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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나홀로 유럽 | 2015.01-02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댓글,

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
@darney.tra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