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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스탠소프 워킹홀리데이]

-EPISODE 056-

호주 최대 규모의 동물원! 오스트레일리아 주(Australia Zoo)




호주 동물원(Australia Zoo, 오스트레일리아 주) 입구



 호주에서 가장 크다는 동물원, 이름부터 호주 대표스러운 호주 동물원(Australia Zoo, 오스트레일리아 주)에 다녀왔다. 지난 번 *드림월드(Dream World)에서 웬만한 호주 동물들은 다 만나봤지만 진짜 '동물원'은 아니어서 2% 부족했던 터. 론파인 코알라 보호구역(Lone Pine Koala Sanctuary)과 오스트레일리아 주(Australia Zoo), 둘 중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이왕이면 더 크고 유명한 곳으로 가는게 낫겠다 싶어 날을 잡고 오스트레일리아 주, 호주 동물원으로 달려갔다.



Steve Irwin


Irwin 가족



 오스트레일리아 주는 커다란 규모 뿐만 아니라 호주의 유명 탐험가인 스티브 어윈(Steve Irwin)의 동물원이라는 점에서도 유명하다. Australia Zoo라는 이름과 항상 함께 붙어다니는 'Home of The Crocodile Hunter', 악어 사냥꾼의 집이라는 문구의 그 '악어 사냥꾼'이 바로 스티브 어윈. 안타깝게도 몇 년 전 탐험 중 야생동물의 공격을 받고 이 세상을 떠난 그이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호주인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듯 하다. 동물원 곳곳에서 그의 흔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동물원 내부의 기념품샵에서는 스티브 어윈의 피규어와 같은 굿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었다. 또한 동물원 입구로 이어지는 길의 이름이 'Steve Irwin Way'라는 점도 그에 대한 호주인들의 존경과 애정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 현재 동물원은 스티브 어윈의 부인(Terri Irwin)과 딸(Bindi Irwin), 아들(Robert Irwin)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호주 최대 규모의 동물원답게 입장료도 최대.. 1일 입장료가 무려 59달러 씩이나 한다. 한 번에 약 5만 원을 결제하기에는 아직 그렇게 부자가 아니라 전 날 밤 구글을 뒤지며 저렴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 우선은 국제학생증이 유효하다는 점이 가장 컸다. 한국에서 꽤 시간 들이고 돈 들여 만들어 온 국제학생증을 *Stradbroke Island행 페리 탈 때 이후로 두 번째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일반 성인 입장료가 59달러, 학생 입장료가 47달러이니 국제학생증만 써도 무려 12달러나 절약할 수 있는 셈. 조금 더 아껴보고자 검색해보니 여러 여행사에서 더 저렴한 가격으로 입장권을 판매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호주 여행사인 *Experience Oz를 통해 학생 입장권을 1인당 42달러에 구입! 17달러를 절약할 수 있었다.



부엉이와 찰칵


코알라와 찰칵



 전 날 브리즈번에서 하룻밤을 묵고 아침 일찍 동물원으로 향했다. 오스트레일리아 주 오픈 시간인 9시에 딱 맞춰 들어가고 싶었지만 워낙 거리가 멀었던지라.. 고속도로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예정 시간보다 1시간 늦은 아침 10시에 도착했다. 평범한 평일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주차장이 자동차 전시장처럼 보일만큼 사람이 많았다.

 온라인으로 미리 구입한 티켓을 보여주고 빠르게 입장! -학생 가격으로 예약했는데 국제학생증은 쓰지 않았다.. 여행사에서도 검사 안 하고 입장할 때도 딱히 학생증을 보여달라 요구하지 않으니 평범한 20~30대의 얼굴이라면 그냥 학생 가격으로 결제해도 될 듯- 입구에서부터 동물원 특유의 응가 냄새가 우리를 반겼다.


 들어서자마자 나의 눈을 사로잡은건 울타리 안에 갇혀있는 동물들이 아니라 예쁜 사육사 언니들과 함께 사람들을 마중나온 동물 친구들이었다. 직접 코알라 엉덩이를 만져볼 수도 있었고, 해리포터에 나오는 부엉이와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해리포터 부엉이와 빨간바지의 남자친구



 이렇게! 여기서 포인트는 전문 사진사가 사진을 찍어준다는 것. 그렇게 찍은 사진은 오후 즈음부터 동물원 내부 푸드코트 아래에 위치한 사진소에서 구입할 수 있다. 집에 가기 전에 사진소 앞에 들르면 함께 찍은 동물별로 (예: 코알라, 부엉이 등) 사진사가 찍은 사진 샘플이 전시되어 있어 본인 사진을 찾아서 들고 가면 원하는 사이즈로 인화 해준다. 여기서 중요한 건 사진소 앞에 전시된 폴라로이드 사이즈의 샘플은 무료라는 것! 기념으로 가져가기 딱 좋으니 사진사가 카메라를 들이대면 마다하지 말고 포즈를 취하는 것이 좋겠다.





 코알라 궁둥이를 만지며 기념사진을 남기고 입구 주변의 도마뱀들부터 동물 구경을 시작했다. 도마뱀부터 악어, 코알라, 캥거루, 기린 등 동물 사진을 너무 많이 찍은 관계로 포스팅을 두 개로 나눠서 할 예정이다. 오스트레일리아 주에서 만난 동물 친구들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호주 동물원(Australia Zoo, 오스트레일리아 주) 푸드코트



 시작부터 빡세게 동물 구경도 하다보니 금방 배가 고파졌다.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땀도 식히고 배도 채울 겸 푸드코트로 향했다. 모든 테마파크가 그렇듯 내부의 푸드코트는 참.. 더럽게 비싼 가격에 더럽게 맛없어 보이는 것들 뿐. 하지만 도시락을 싸오지 않는 이상 선택권이 없다. 행여 도시락을 싸갔대도 더운 날씨에 다 못 먹는 음식이 되어버렸을테니, 입장한 이상 비싸고 맛없는 점심을 먹을 수 밖에. 그나마 무난한 햄버거와 피자로 대충 배를 채우긴 했는데.. 돈도 아깝고 버린 미각도 아깝고 이 따위 음식(?)으로 채워진 내 위장의 공간도 아까웠다. 안 상하는 음식을 싸가는게 가장 현명한 방법일 것 같다.



호주 동물원(Australia Zoo, 오스트레일리아 주) Crocoseum



 꾸역꾸역 배를 채우고 나서 푸드코트와 연결되어 있는 Crocoseum(크로코세움)-Crocodile(악어)와 *Colosseum(콜로세움)의 합성어. 이름 참 잘 지었다.-으로 향했다. 매일 12시마다 진행되는 쇼를 보기 위해서! 오스트레일리아 동물원에 왔으면 꼭 보고 가야하는 메인 쇼, 일명 Australia Zoo Wildlife Warriors. 특히 악어가 간판인 동물원답게 '악어쇼'가 유명해 어떨지 기대가 됐다. 어떻게든 더위를 피하고자 그늘진 곳에 자리를 잡고 쇼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본격적인 동물쇼가 시작되기 전, 어린 아이들의 흥을 돋구던 Warming-up 댄스 타임. 동물을 주제로 한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시간이었다. 그늘에 가만 앉아만 있어도 더위에 짜증나는 날씨였는데 밝은 표정으로 춤을 추는 댄서들을 보며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얘들아~ 함께 나와 같이 춤추자!'하는 말에 뛰쳐나가 팔다리를 흔들던 호주 꼬마애들도 참 대단.

 사진 속 무대 위 가운데 검정 옷을 입은 친구가 앞서 언급했던 Steve Irwin의 딸 Bindi Irwin이다. 아빠를 따라 3살 때부터 방송에 출연하여 현재 연기자이자 가수이며 쇼 진행까지 맡고 있다고. 특히 춤에 관심이 많은지 여러 비디오를 내기도 했단다. 게다가 이 동물원의 주인이기까지 하니, 호주에서는 연예인 그 이상의 위치에 있는 듯 하다. 이렇게 부러운 98년생이라니.. 





 온 몸의 수분을 쪽쪽 뽑아대는 무더위에 정신 놓고 춤 구경을 하고 있다보니 어느새 쇼가 시작되었다. 어디선가 나타난 화려한 색의 새들이 내 머리카락을 스치며 휙휙 날아다녔다. 놓고있던 정신줄이 팽팽해지며 눈이 번쩍 뜨였다. 제대로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워낙 가까이에서 쉭쉭 날아다녀 제대로 찍힌 사진이 별로 없다. 

 알록달록한 색의 짹짹이는 앵무새들부터 사람 말귀 알아듣는 똑똑한 새와 날개를 펼치면 3m나 된다는 세계에서 가장 큰 새까지. 평생 볼 새들은 다 본 것 같다. 특히 3m 크기의 새가 무대로 날아 들어올 때에는 영화에나 나오는 익룡이 눈 앞에 나타난 느낌이었다. 아직 쇼의 하이라이트인 악어는 등장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무더위는 싹 잊고 쇼에 집중하게 됐다. 새 날아다니는게 이렇게 재밌을 줄이야.






 정신을 쏙 빼놓은 새들 다음에는 뱀이 등장했다. 새들은 내 머리 위를 날아다녔으니 뱀은 내 다리 밑을 지나가는게 아닐까 상상했지만.. 다행히도 그러지는 않았다. 사육사 언니 오빠들이 온 몸에 뱀을 칭칭 감고 객석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음.. 역시 뱀은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가까이서보니 신기하긴한데 더 가까이서 보고 싶지도, 저 언니 오빠들처럼 몸에 감고 싶지도 않았다. 멀리서만 지켜보는걸로..




호주 동물원(Australia Zoo, 오스트레일리아 주) 악어쇼



 그리고 곧이어 시작된 이 날의 하이라이트 악어쇼! 악어쇼의 진행자는 Irwin 가족이었다. 강렬한 포스 풍기시는 Terri Irwin, 엄마를 중심으로 방금 전까지 춤추던 Bindi와 꼬마 Robert까지. 이 외에도 악어랑 물장난 치던 아저씨도 있고 먹이 던지던 아저씨도 있었는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외국 이름은 잘 안 외워지는 듯-

 악어쇼는 딱 예상했던대로였다. 악어를 안기도 하고, 악어를 자극하여 위험한 상황을 연출하는 등 모두가 생각하는 그런 쇼였다. 거의 모든 시나리오를 다 알고 있음에도, 결국에 모든 사람들은 안전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이상하게 빠져들었다. 나도 모르게 소리도 지르고 긴장해서 손에 땀까지 날 정도.. 나는 악어 근처에도 가지 않았는데 몸이 막 움찔움찔. 나중에는 쇼에 완전 빠져서 입도 못 다물고 연신 감탄사를 내뱉으며 관람했다. 뻔한 쇼가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 날의 악어쇼는 내 20 평생 보아온 동물쇼 중에 최고로 남았다. 긴장감이 거의 블록버스터 영화급. 오스트레일리아 주에 간다면 오후 12시! Crocoseum에서 꼭 이 메인 쇼를 관람해야만 한다. 꼭꼭!



셔틀버스



 생각보다 훨씬 재밌었던 동물쇼, Australia Zoo Wildlife Warriors 구경을 마치고 동물원을 한 바퀴 도는 셔틀버스에 탑승했다. *서울대공원의 코끼리열차와 비슷했던 셔틀버스. 이 거대한 동물원에 다섯 개의 정류장이 있으며 30분마다 운행한다. 우리는 이 열차를 타고 동물원의 가장 꼭대기인 아프리카 구역에서 내려 다시 입구 쪽으로 설렁설렁 걸어내려 오기로 했다.



호주 동물원 아프리카 구역



 열차를 10분 쯤 타고 도착한 아프리카 구역. 진짜 아프리카에 온 것 마냥 더웠다. 이 더운 날, 시계는 하루 중 가장 덥다는 오후 2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정수리에서부터 발바닥까지 땀샘이 열리지 않은 곳이 없었던 것 같다. 내가 서있는 이곳이 동물원의 아프리카 구역인지 아니면 진짜 아프리카의 적도인지.





 유독 더웠던 아프리카 구역에는 잠시 땀을 식힐 수 있는 물놀이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물론 이런게 있는줄은 생각도 못했던 우리는 수영복도, 갈아입을 옷도 없어 즐기지는 못하고 구경만 했다. 이 거대한 물 미끄럼틀의 주요 고객은 당연히 꼬마 아이들이었다. 신나게 미끄러져 내려오는 모습은 시원해보였으나 내 팔다리에 한 두 방울 튄 물의 온도는 미지근했기에.. 마냥 시원하지만은 않겠다 싶었다. 아스팔트에 계란을 깨면 익을 것 같은 온도였는데 아무렴 저 미끄럼틀 위에 뿌려진 물이라고 시원할리가 없지.




호주 동물원 동남아 구역



 기린과 얼룩말을 볼 수 있었던 아프리카 구역을 지나 동남아 구역도 구경했다. 코끼리가 있을 줄 알았는데.. 없어서 실망했다. 동남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동물인데, 심지어 이 구역 이름도 'Elephantasia'인데! 알고보니 지금 코끼리관이 보수공사 중이라고 한다. 타이밍 참.





 없었던 코끼리 대신 호랑이와 그 친구들을 구경하고 기념품샵을 돌아다니며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기념품샵의 귀여운 호랑이 인형들을 갖고 싶었으나 돈만 드는 짐이 될 것임을 알기에..





 몇 시간 째 땡볕 아래서 동물원을 돌아다니느라 지친 우리는 잠시 시원한 그늘 아래에서 쉬어가기로 했다. 비싸게 주고 산 시원한 음료수를 손에 들고 구석에 마련된 벤치에 자리를 잡았다.




콜라 귀여운 아가



 시원한 콜라를 들이키며 휴식을 취하는 중 옆에 앉은 아주머니의 아기로부터 시선을 강탈 당했다. 유모차에 편안하게 앉은 아가는 처음 먹는 콜라에 세상을 다 가진 듯 보였다. 아주머니가 콜라를 떠먹여줄 때마다 꺄르르 하며 좋아 죽던 귀여운 아기. 이렇게 사진 찍으면 안 되는걸 알지만 너무 귀여워서 절로 셔터가 눌러졌다. 나도 모르게 엄마 미소가 지어지던 보기 좋은 장면!



 입장료로 42달러라는 거금이 들었지만 결과적으로 호주 동물원, 오스트레일리아 주로의 여행은 옳은 선택이었다. 긴장감 넘치던 악어쇼부터 한국 동물원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기한 동물들까지! 입장료가 아깝지 않은 알찬 하루를 보낸 것 같다. 그저 너무너무너무 더워서 힘들었을 뿐.. 무더위로 인해 땀에 쩔어버렸던 것만 제외하면 완벽했던 하루였다. 이곳에서 만난 동물 친구들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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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
@darney.tra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