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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지기들과 기타큐슈로 떠난 쩐다투어]

-EPISODE 12-

분위기 좋은 감성 카페. 커피하우스 유니크(Coffee House UNIQUE)

 

 

 

 누가 그랬다. 여행의 8할은 날씨라고.. 불행하게도 우리의 2박3일 여행 중 반절은 비가 내렸다. 비는 기분 나쁘지 않게 부슬부슬 내리다가도 어느 순간 갑자기 돌변해 세찬 바람과 함께 우르르 쏟아지기도 했다.

 

 *가라토시장에서 맛나는 초밥으로 배를 채운 우리는 목적지를 잃고 헤맸다. 이제 겨우 오후 12시를 넘겼을 뿐인데 내리는 비를 보고 있자니 힘이 빠졌다. 어제처럼 날이 좋았더라면 무작정 걷기라도 했을텐데. 이런 날씨에 마냥 걸었다가는 일본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될 것이 뻔했다. 이 상황에서 쩐다투어의 대장인 내가 내린 결론은, "어제 싸돌아다니면서 발견한, 왠지 잘생긴 일본 알바생이 있을 것만 같은 예쁜 카페에서 커피 마시며 여유 부리다가 고쿠라로 넘어가기"였다.

 

 

커피하우스 유니크(Coffee House UNIQUE)
시모노세키의 숨은 카페, 커피하우스 유니크(Coffee House UNIQUE)

 

 

 햇살 좋았던 어제, 기어코 1일 *3만 보를 채우며 기타큐슈 곳곳을 싸돌아다니다가 어느 골목길에서 작고 예쁜 카페를 발견했다. 검색을 해도 나오지 않고 지도에도 등록되어 있지 않은 곳이었지만 어쩐지 느낌이 좋았다. 작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것이 마치 이웃집 토토로 같은 지브리 만화에 배경으로 나올 법 했다. -저 문을 열고 들어서면 하울처럼 잘생긴 바리스타가 있을 것 같았다..♥- 지도에 표시해두고선 언젠가 기타큐슈를 다시 찾으면 꼭 들러야지 했는데 그게 바로 다음날이 될 줄이야. 차가운 빗방울은 따뜻한 커피를 떠올리게 했고 이는 하루 전 우연히 지나친 예쁜 카페를 생각나게 했다. 어쩌면 이게 다 운명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커피하우스 유니크(Coffee House UNIQUE)
따뜻한 카페 내부

 

커피하우스 유니크(Coffee House UNIQUE)
카페 조명과 메뉴

 

 

 괜히 설레는 마음으로 들어선 예쁜 카페의 내부는 따스함 그 자체였다. 왁자지껄하던 우리를 스르르 녹게 만든 잔잔한 빛. 취.향.저.격! -이 작은 램프 녀석이 우리 마음 속 감성까지 밝혀버린게 분명해-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오래된 카페의 유니크한 분위기에 우리는 그저 감탄할 뿐이었다.

 


 

 

커피하우스 유니크(Coffee House UNIQUE)
일본 할머니가 운영하는 분위기 좋은 카페

 

 

 안타깝게도 하울 같은 꽃미남 바리스타는 없었다. 대신 방금 만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귀여운 일본 할머니께서 우리를 반겨주셨다. -아무래도 만화에서 튀어나오시면서 이 카페도 같이 가지고 나오신듯- 카페를 채운 오래된 의자, 탁자, 램프, 액자 등 소품 하나하나에 오랜 이야기가 담겨있는 듯 했다. 방 한 켠에 아무렇게나 쌓여있는 할머니의 개인 물품들까지도 사랑스러워 보이는, 이름 그대로 유니크한 카페였던 이곳.

 

 

커피하우스 유니크(Coffee House UNIQUE)
따뜻한 커피

 

 

 분위기 감상을 마친(?) 우리는 자리를 잡고 앉아 커피를 주문... 하려고 했는데 일본어로 적혀 있어서 쉽지가 않았다. 난감하긴 했지만 관광지가 아닌 진짜 일본인들만을 위한 곳에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어찌저찌 휴대폰 번역기를 들고 난리를 쳐가며 따뜻한 커피, 차가운 커피, 연한 커피를 주문했다. 나는 사실 따뜻한 라떼가 마시고 싶었는데 우유가 없다는 말에 할 수 없이 연한 커피를 골랐다. 뭐라고 설명을 더 해주셨는데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우유가 없다는 것도 잘못 알아들은 내용일지도.- 그래도 할머니께선 블랙커피 노노!하는 내 말을 찰떡같이 알아들으시곤 시럽과 프림을 더 챙겨주셨다. 센스만점 오바-쨩!

 

 

커피하우스 유니크(Coffee House UNIQUE)
카페 분위기 살리는 조명

 

 

 

 여기는 뭐 커피 담겨있는 컵이랑 컵받침, 티스푼까지 예술이었다. 할머니께서 커피 한 잔 씩 가져다 주실 때마다 '헐 너무 예뻐..♥' 하는 여고생 리액션이 자동으로 흘러나왔다. 이런 데서 소개팅 하면 실패할 일이 없을 듯! 

 

 

유니크 커피
커피는 역시

 

커피하우스 유니크(Coffee House UNIQUE)
셀카 성공률 100% 소개팅 성공률 100%

 

 

 비 오는 날의 차가운 공기마저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램프의 빛은 셀카를 찍기에도 완벽했다. 빛도 좋고 소품도 좋아서 사진을 몇 장이나 찍은건지 모르겠다. 전날 기타큐슈를 배경으로 *일본느낌 나는 인생샷을 찍었다면, 이 카페에서는 내 얼굴이 잘 나오는-10배는 더 예쁘게 나오는- 인생샷을 찍을 수 있었다. -시모노세키를 여행하는 여성분들! 여기 꼭 가세요!!!-

 

 

커피하우스 유니크(Coffee House UNIQUE)
커피 한 모금, 분위기 한 모금

 

 

 2박 3일동안 기타큐슈를 여행하면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하루에 *3만 보나 걸어다니며 여기저기 많은 곳들을 다녔지만 이곳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여행 후 함께한 친구들에게 '*쩐다투어, 무엇이 가장 기억에 남으십니까?'라고 물었더니 다들 '계획하고 찾아간 곳보다 우연히 발견한 카페 같은 게 더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왜 이곳이 우리들기억에 깊이 남아있는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고등학교 3학년, 기숙사에서 우연히 같은 방에 배정된 우리가 10년을 진득하게 알고 지내온 것과 비슷한 맥락이지 않을까? 카페 할머니께서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또다른 10년 뒤에 친구들과 다시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

 

 

 (+) 커피 하우스 유니크의 위치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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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Darney

그만 좀 싸돌아다녀 이것아
@darney.travel